지난 7월, SBS 골목식당에 출연해 직접 개발한 시소덮죽, 소문덮죽 등 독특한 음식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던 포항의 한 식당.
그런데 얼마 전 이 음식과 유사한 메뉴를 판매하는 업체가 있어 논란이 됐는데요.
식당 주인은 SNS를 통해서 피해를 호소했죠.
표절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업체는 가맹 사업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음식을 최초로 개발한 식당을 찾아가봤는데요.
덮죽 개발 최민아: 시간이 지날수록 무슨 생각을 하냐면요. 제 자신을 탓하는 거예요. 뭔가를 알고 했었더라면 이것을 내 것을 지킬 수 있었을 텐데.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음식 표절, 막을 수 없는 걸까요?
이른 아침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식당. 요즘 예약이 필수일 정도로 반응이 뜨거운데요.
그 반짝이는 모습 뒤에는 남 모를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피와 땀이 녹아 있는 레시피 연구 노트.
덮죽 개발 최민아: 모르는 게 너무 많았기 때문에 하나하나는 계속 해 보는 거예요. 이것도 넣었다가 저것도 넣었다가 하면서 찾아나가는 과정들을 겪었거든요.
수개월의 노력 끝에 이루어낸 값진 성과였다고요. 하지만 최근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는데요.
덮죽 개발 최민아: 강남에도 덮죽집을 차렸던데 이제 돈을 좀 벌 수 있나 봐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는 말씀에 죄송하다고 제가 저는 전혀 바가 없다고.
한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메뉴를 표절했던 겁니다. 음식의 모양부터 메뉴명까지 그녀가 개발한 덮죽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덮죽 개발 최민아: 너무나 쉽게 똑같은 이름까지 써서 하셔서 솔직히 말하면 너무 화가 났고 억울하고 속상한 건 당연한 거겠죠. 시정을 해달라는 요구사항을 해서 보내시면 될 것 같다고 얘기를 해 주셔서 그거를 제가 제일 먼저 메일을 통해서 했죠.
직접 연락을 취해 봤지만 답은커녕 논란이 된 메뉴명만 슬쩍 변경하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는데요.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죠?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전정연 교수: 특정 메뉴가 인기를 끌면 비슷한 가게들이 유사한 메뉴를 이렇게 출시하죠. 그래서 최초의 메뉴 원작자에 대한 보호가 쉽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레시피 조리법에 대한 특허권이 있죠.
특허 등록을 하면 레시피를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신무연 변리사: 특허로써 이제 등록을 하게 되면 특허권에 의한 보호를 받거든요. 이거는 특허 침해가 있는 경우에 침해 금지 청구를 할 수 있고요.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어요. 결국은 벌금이나 아니면 실형까지도 가능한 그런 죄가 되죠. 레시피 특허가 조금 애매한 게 이제 음식은 약간의 재료를 치환해도 웬만큼 맛이 나잖아요. 그래서 사실 레시피 특허는 피해 가기가 쉬워요.
특허로 등록된 레시피가 도용당했을 경우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승소 확률이 매우 낮다고 하는데요. 음식은 재료나 계량법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표절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전정연 교수: 디자인 특허나 상표권 등록을 이용해서 권리를 보호받기도 합니다.
상표권을 등록하면 직접 만든 음식의 이름을 보호할 수 있다는 건데요.
덮죽 개발 최민아: 그 이름을 만드는 단계단계에도 시간이 참 많이 있었거든요. 문어소라죽이었다가 문어죽이었다가 이불 덮은 죽 이렇게도 이름이 되었다가 덮은 죽이었다가 덮죽이라는 이름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고요.
덮죽 개발 최민아: 못 쓸 수도 있대요. 덮죽이라는 단어 자체를.
그 이름마저도 사용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
덮죽 개발 최민아: 어떤 분이 벌써 덮죽이라는 이름으로 상표 출원을 했습니다, 사장님이 하신 건가요 라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래서 어? 덮죽을 누가 출원을 했지.
숱한 고민 끝에 탄생한 덮죽이라는 이름은 지난 7월 15일 방송을 통해서 처음 공개됐는데요. 그런데 방영 다음 날 누군가 덮죽이라는 이름으로 상표 출원을 했던 겁니다.
신무연 변리사: 그 이름의 상표 등록을 함으로써 그 이름을 나만 쓸 수가 있어요. 특허는 자기가 그 발명의 진정한 발명자여야만 등록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상표는 누가 그 이름을 먼저 만들었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누가 먼저 신청하느냐, 그것만 가지고 판단을 하게 돼요. 만약에 덮죽이 상표등록이 되는 순간 덮죽을 따라 하는 업체들은 다 덮죽이라는 단어를 못 쓰거든요. 그분 입장에서는 이제 구제받기가 되게 어려워지겠죠.
신청하는 순서에 따라서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원작자가 덮죽 상표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
신무연 변리사: 특허청이 덮죽을 음식의 일반적인 이름으로 판단을 한다고 하면 특허청이 그러면 그거는 식별력 부족이라는 이유로 상표 등록이 안 될 거예요. 그러면 덮죽이라는 말도 누구나 쓸 수 있는 다른 사람들도 쓸 수 있는 말이 되어 버리니까.
특허청의 심사에 따라 정해진다는 상표의 주인. 또다시 억울한 일은 없어야 할 텐데요.
덮죽 개발 최민아: 제가 이 덮죽이라는 것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냥 로열티를 받으려고 생각을 하시는 분이 그 덮죽을 가져가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예요.
누군가의 노력을 정당한 대가 없이 편취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겠습니다.
보도에 나온 식당의 이름: THE 신촌's 덮죽 (더신촌스 덮죽)
가게 위치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94번길 10-7 (지번주소는 경북 포항시 북구 여천동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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