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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는 안면인식장애, 안면실인증을 겪는 사람들

ˍ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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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도 겪고있는 안면실인증은 어떤 병인가

지난 6일,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건 바로 자신이 안면인식장애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는 것. 

브래드 피트

브래드 피트는 과거에도 "제가 '우리가 어디서 만났죠?'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매우 불쾌해하며 나에게 '이기적이고 자만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라고 한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내 배우 오정세 씨 역시 안면인식장애 증상 때문에 자신의 아들까지 몰라봤다고 하죠. 그 외에 박휘순, 이하늘, 김수미, 김희원 등 많은 국내스타들이 같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안면실인증이라고 불리는 안면인식장애, 어떤 질병일까요?

 

[이은아 신경과 전문의 : 안면인식장애는 안면실인증이라는 게 정확한 병명입니다. 시각장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의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그런 상태를 의미합니다. 사람의 얼굴을 봤는데도 그게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인지 잘 구별을 못 하죠.]

 

혹시 단순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박진석 교수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 안면실인증은 기억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얼굴 자체를 인식을 못 하는 거기 때문에 오랜만에 봐서 얼굴이 기억이 안 나는 거하고는 좀 차이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발병원인은?

안면실인증은 분명 내가 아는 사람의 얼굴인데 난생 처음 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질환이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안면실인증. 발병 원인은 뭘까요?

 

[박진석 교수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발달형(선천성) 안면실인증이고 그리고 후천성 안면실인증입니다. 발달형 안면실인증 같은 경우는 특별한 뇌 손상이 없는 상태에서 어린 시절부터 나타난 경우이고 후천성 안면실인증은 뇌경색이나 뇌출혈, 뇌종양 같은 뇌 병변에 의해서 발생하는 안면실인증입니다.]

 

안면실인증 원인의 대부분은 뇌 손상 등 후천적인 요인이죠.

 

[박진석 교수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 측두엽, 후두엽 부위 중 얼굴만을 인식하는 방추형 이랑(얼굴인식 영역)이 있는데 이 부분이 손상되면 안면인식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안면실인증 자가진단 

혹시 내가 안면인식에 문제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 때는 아래의 자가진단 리스트로 체크를 해 보면 됩니다. 

 

안면실인증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옷이나 헤어스타일을 바꾸면 누군지 잘 알아보지 못한다.
2. 눈을 감았을 때 지인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3.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출연자들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4.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인사하는 경험이 반복된다.

 

안면실인증을 가진 44세 여성의 이야기

그렇다면 이런 안면실인증 증세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세상에 얼마나 될까요? 연구에 따르면 안면실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전 세계 인구 중 약 2% 정도이고, 그중 약 2.5%의 환자들만 선천적으로 이 증세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안면실인증을 겪고 있다는 한 사람, 추리소설 작가로 활동 중인 조영주(44세) 씨를 만났습니다.

 

[조영주 : 고등학교 때도 선배들한테 인사 안 한다고 엄청 혼나고 모른 척한다고 이런 얘기를 되게 많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서 지금 마스크 쓰고 계시잖아요. 마스크 벗으면 제가 순식간에 이 사람이 완전 딴사람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있어요.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이 앞에 앉아 있어도 새로운 사람이 앞에 앉아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남자인지 여자인지 잘 못 알아볼 때가 있어요. 요즘에 특히 머리 긴 남자분들이나 머리 짧은 여자분들도 많으니까 더 헷갈리더라고요.]

 

가까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적도 있다고요. 안면실인증 때문에 얼굴을 못 알아봤던 사람은 엄마였습니다.

 

[조영주 : 어떤 아줌마가 있어서 '아줌마가 있네'하고 고개를 들고 다시 주변을 둘러보다 생각해 보니까 갑자기 뭔가 이상한 거예요. 우리 엄마 아침에 저 옷 입고 나간 것 같은데 계속 봤는데 엄마인지 모르겠는 거예요.]

 

심할 경우 거울 속의 내 자신도 못 알아본다고요. 또 얼굴에서 눈, 코, 입을 아예 인지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대체 다른 사람을 어느 정도로 못 알아보는 걸까. 머리 스타일만 바꾼 드라마 속의 주인공을 환자들이 과연 알아볼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조영주 씨에게도 어떤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위의 인물은 드라마에 나오는 머리스타일만 다른 동일 인물인데요.

 

[조영주 : 나 진짜 모르겠네. 아니 완전히 다른데 느낌이? 이 사람이 아까 진짜 그 사람 맞아요? 이렇게 계속 봐도 모르겠어요. 지금 이 사람이고 지금 바로 나왔잖아요. 이 사람이 방금 전 그 사람이라고요?]

 

머리 스타일이 달라지자 같은 사람을 두고도 각각 다른 사람으로 인식하는 영주 씨.

 

[조영주 :  한국 드라마를 본 지 꽤 됐어요.옷 같은 거 바뀌었을 때 못 알아보니까 내용이 연결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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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방법은 있나?

안면인식장애의 치료법은 없는 걸까요?

 

[조영주 : 치료법 같은 건 없다는 얘기가 돌고 있었고 의사도 되게 생소한 질병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인식의 차이인 것 같아요. 진단을 받으려면 제가 되게 불편해서 병이라고 인식을 해서 받을 텐데 그럴 필요를 못 느꼈어요.]

 

따로 치료법이 없다고요. 그럼 환자들은 지금처럼 계속 살아야 할까요?

 

[이은아 신경과 전문의 : 원인에 따라서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왔을 때는 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면실인증 그 증상 자체는 우리가 안타깝게도 어떤 약물이라든지 아니면 훈련이라든지 이런 걸 통해서는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모 습관을 들이고 머리나 옷 등의 특징을 기억하는 게 특히 중요하다고요.

 

[조영주 : 누구랑 만나기로 했으니까 '누구랑 누구랑 누구는 어떻게 생겼어'라는 걸 계속 생각을 해요. 끊임없이. 그 친구들에 대한 생각을 해요.]

 

상대방은 내가 안면인식장애, 안면실인증을 겪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먼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오히려 사회적인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안면실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다면 그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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