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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E1263회 한강 의대생 손정민 사건 정리

ˍ 2021.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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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들 

분명 단 하나뿐일 그날의 진실은 대체 뭘까. 쏟아지는 세찬 빗방울도 그들의 짙은 의혹을 씻어주진 못했습니다. 누구의 어떤 해명에도 끝내 풀리지 않는 의문을 품은 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

이들의 시선은 지난달 이곳에서 벌어진 한 죽음을 향해 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부모의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다는 사람들이 알고 싶다는 그것은 바로 고 손정민 씨가 세상을 떠난 이유입니다.

달이 차오르던 봄밤. 친구와 함께 한강공원을 찾았다 실종된 뒤 끝내 숨진 채 발견된 22살의 대학생 정민 씨.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다정했던 친구이자 다재다능하고 총명한 학생이었다는 정민 씨.

때문에 그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모두에게 무척 아픈 것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더 억장이 무너지는 건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부모일 겁니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속 안 썩이지, 공부도 열심히 하지, 착하고 부모랑 친근한 사람을 더 좋아했는데 딱 그런 아들이 태어난 거예요. 자라면서]

 

선물처럼 찾아온 아이가 걸음마를 배우고 글자를 익히고 사춘기를 겪고 대학에 입학하고 성인이 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던, 앞으로의 많은 날들도 함께할 줄로만 알았다는 아버지.

 

하지만 사랑스럽고 또 자랑스러웠던 아들과의 시간은 너무도 짧았습니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이런 아들을 만들어 놨다,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그게 갑자기 리셋이 돼버렸어요. 인생이, 50년 인생이 제로가 된 느낌이거든요]

 

늦은 밤 집을 나선 아들

세 식구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비극이 시작된 날은 지난 4월 24일. 아들은 친구를 만나고 오겠다며 늦은 밤 집을 나섰다고 합니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걸 문 안에서 듣기만 했죠. 원래 그 시간에 나가면 일찍 들어오진 않아요. 아침에 들어오지. 그러니까 저희가 걱정을 더 안 했죠]

 

성인인 대학생 아들의 외출이다 보니 별다른 염려를 하지 않았다는 아버지 손 씨. 새벽 1시 20분 무렵 아들이 아내에게 친구와 한강공원에서 삼겹살을 먹고 있다는 연락을 해온 뒤에는 안심하고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전화 한 통이 걸려온 것은 4시간 뒤인 5시 28분. 발신자는 아들이 만나러 나간 친구 A 씨의 어머니였습니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정민이가 들어왔냐고 물어봐서 아내는 정민이 방부터 확인해서 안 들어왔다고 하니까 찾아 봐야 될 거 같다고 하고 그 말을 듣고 뛰어나간 게 5시 반 정도 되는 거 같아요]

 

전화를 끊자마자 한강공원으로 향하며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세 번 만에 연락을 받은 건 A 씨였다고 합니다. 우연히 휴대전화가 바뀐 것 같다는 A 씨에게 정민 씨의 휴대전화를 돌려받은 뒤 본격적으로 아들을 찾기 시작했다는 아버지 손씨.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정민 씨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손 씨는 반포한강공원을 비추는 CCTV를 하나하나 확인했다고 합니다.

아들이 A 씨와 이곳을 찾은 시각은 24일 밤 11시 7분.

하지만 4시 30분 무렵 친구 A 씨가 공원을 빠져나가는 장면 속에 아들 정민 씨는 없었습니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얘가 어디 쓰러져 있을지 모르는데 내가 사치스럽게 잠을 자도 되나? 밥을 먹어도 되나? 저는 얘를 영원히 안 봐도 좋은데 살아만 있어서 그걸 누릴 수만 있으면, 적어도 제가 산 만큼은 살아야 되잖아요. 저는 정말 영원히 안 봐도 좋고요, 살아만 있으면 좋겠어요]

너무도 간절한 바람이었습니다. 혹시 모를 목격자를 찾기 위해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전단지를 붙였던 아버지 손 씨.

 

시신 발견

뜬눈으로 날을 지새며 아들이 살아있기만을 기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실종 5일째인 4월 30일 오후 4시 무렵. 같은 마음으로 정민 씨를 찾고 있던 이들은 더 있었습니다. 구조견 오투와 함께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다는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

[민간구조사 차종욱 : 이쪽이 실종장소로 예상되니까 쭉 이렇게 육안 수색을 하고 있었어요. 하고 있는데 저 상류에서부터 그날 비가 왔기 때문에 쓰레기 뭐 이런 게 떠내려오고 있는데 뭔가 좀 검정 물체가 둥둥둥 떠내려오는 거예요 계속]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그는 구조견 오투에게 접근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물살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다가간 오투가 검은 물체를 살짝 건드린 순간 확인된 그것은. 숨진 정민 씨의 시신이었습니다.

[민간구조사 차종욱 : 진짜 뭔지 몰랐어요 사실. 근데 거기서 구조견 오투가 치는 순간에 하얀 옷이고 다이아몬드 검정 무늬가 박혀있더라고. 그리고 그 순간에 너무 황망하고 눈물이 났어요 사실]

 

한강 구조대가 출동해 정민 씨 시신을 인양한 시각은 오후 4시 30분. 발견 당시 옷차림은 집을 나설 때의 모습 그대로였지만 운동화는 신지 않고 있는 채였습니다.

 

부검

경찰은 그가 죽음에 이른 정확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피부에 남은 상처, 뼈와 장기에 남은 흔적, 혈액과 조직을 분석한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습니다.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 부검 소견서 보시면 양쪽 폐가 팽창이 돼 있고요. 액체가 안에 들어 있는데 팽창되어서 공기가 있는 부분은 바깥쪽으로 퍼져 있어요. 그 말은 살아 있을 때 숨을 쉬면서 액체가 들어왔고 머리뼈에 접형동이라고 부르는 공간이 있는데요. 그거 역시 살아있을때 숨을 쉬어야지 들어가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안에서도 다량의 액체가 발견이 됩니다. 전형적인 익사의 소견이고요]

정민 씨의 몸에서는 어떤 종류의 약물이나 동물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고 골절이 없었지만 후두부에서 울퉁불퉁한 두 개의 상처가 확인됐습니다. 이것의 의미는 뭘까.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 주변에 표피박탈이 있고, 피부가 까진 게 있고 울퉁불퉁한 마진이 있어요. 이 상처는 그 크기와 정도와 양상으로 봤을 때 둔력에 의한 거다, 그러나 이것과 사망원인과는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전북대 법의학교실 이호 교수 : 두개골 골절이 있진 않아요. 그러니까 강한 외력은 아니라는 거고, 조심스럽게 부검의는 입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나 이렇게 하는 거죠]

 

물에 빠져 죽음에 이른 정민 씨. 하지만 아버지에게는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애초에 거기 가기 전부터 용산경찰서에서 이야기하셨던 게 있거든요. 국과수는 익사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거다, 근데 익사가 어떻게 빠졌는지는 국과수에서 모른다고 미리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 근데 거기가 실족을 할 수 없는 자리예요]

 

 

동석자인 친구 A 가족과의 만남

아들의 죽음이 누군가 익사에 개입한 사건인 건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고인 건지, 정민 씨의 극단적인 선택인 건지는 부검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버지 손 씨는 정민 씨가 실종된 다음 날 저녁 A 씨의 가족을 만났다고 합니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어쨌든 제일 많이 아는 애가 친구니까 이야기 좀 해보자고 해서. 굉장히 조심스러웠어요. 그래서 아무튼 8시쯤에 보자고 해서 만났죠]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아들과 만나 헤어질 때까지의 얘기를 들려달라고 했던 손 씨.

 

[친구 A씨 실제 대화 음성 : 성당 골목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처음에 (정민이와) 술을 같이 사고 마시다가. 저는 솔직하게 말하면 그 사진 찍은 거, 그거 보면서 같이 막 웃었던 게 솔직하게 제 기억에선 마지막이에요.]

 

A 씨의 말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술을 사 한강공원으로 향한 두 사람은 평범한 한때를 보냈다고 합니다. 다만 자신도 많이 취한 탓에 몇 장면만이 어렴풋이 기억난다는 겁니다.

 

[친구 A씨 실제 대화 음성 : (정민이가) 달려가다가 신음소리 내면서 막 굴렀어요. 그래서 제가 그거를 끌고 올라오느라고 제 옷, 신발 보면 아예 흙이거든요. 저는 정민이를 막 열심히 깨우려던 기억은 나요. 저도 계속 토하면서, 제가 좀 자주 깨거든요. 깨서 정민이를 막 일으킬려고 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다시 옆에서 잔 거예요]

 

뛰다가 넘어진 정민 씨를 돗자리로 끌고 온 뒤 자신도 술에 취해 자다 깨다를 반복했고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주변에 정민 씨가 보이지 않자 먼저 집에 간 것으로 생각해 자신도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는 게 A 씨의 얘기입니다. 그런데.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수요일이 돼서 정민이를 찾을 만큼 찾아도 안 나오잖아요. 그 신발의 흙이 생각이 나더라고요.바지는 빨았을 거고 신발을 좀 보고 싶다 했더니  (A씨의 아버지가) "아, 아내한테 물어볼게요, 찾아볼게요" 라고 해야 되는데 그사람은 바로 "버렸답니다" 이러는 거예요. 뭐라고요?(했더니) 흙하고 토사물이 많아서 버렸다고 합니다. 이거는 확실히 증거인멸이다 라는 필이 딱 오고]

 

정민 씨가 사라진 날의 흔적을 A 씨의 가족이 없앤 점이 석연치 않다는 아버지 손 씨. 게다가,

 

[친구 A씨 실제 대화 음성 :  (정민이의) 휴대전화는 제가 그냥 집에 왔는데 제 주머니에 있었어요.]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너도 당장 휴대전화 없으니까 불편하겠다]

[친구 A씨 실제 대화 음성 :  휴대전화 공기계 하나 해 가지고]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번호도 딴 걸로 했어? 그러면?]

[친구 A씨 실제 대화 음성 :  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그 사람들의 말대로 핸드폰이 바뀐 걸 그때 알았어요. 그럼 내 핸드폰이 없잖아요. 찾아야죠. 정민이 핸드폰엔 락이 안 걸려있죠. 자기 전화번호, 밤에 통화했을 거 아니에요. 누르면 바로 자기 전화번호가 나와요. 이미 버렸기 때문에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A 씨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게 아니라 일부러 숨긴 것 같다는 겁니다. 납득하기 힘든 점은 더 있다고 합니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경찰이) 그 친구의 핸드폰 내역을 받았던지 조회를 했는데 3시 반에 집에 전화한 게 마지막이라고 들었거든요. 3시 반에 전화해서 결국은 그때 우리한테 연락 안 해서 그때 데리고 왔으면 정민이 살아있을 텐데 제가 여기 나올 일도 없을텐데 이렇게 됐죠]

 

A 씨가 자신의 아버지와 통화를 한 시각은 새벽 3시 37분. 50분 뒤 일명 토끼굴이라고 불리는 반포 나들목을 지나 집으로 향한 그는 5시 12분 자신의 부모와 함께 한강공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리고 A 씨의 어머니가 정민 씨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온 건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난 뒤였습니다.

A 씨의 가족이 한강공원을 찾은 목적이 무엇인지. 아들이 물에 빠져 숨지게 된 이유가 어떤 건지 무척이나 알고 싶다는 손 씨.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우리는 진실을 원하니까 우리 아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밝혀달라고 말슴드렸고 그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진실이라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되는 거고요.]

 

그리고 지금 정민 씨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은 아버지 손 씨만이 아닙니다. 

4월 24일 봄밤. 친구와 함께 반포한강공원을 찾았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한 손정민 씨.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아직 한강 위를 떠돌고 있습니다. 스물둘.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푸르를 나이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청년 손정민 씨. 어떤 죽음이라 할지라도 모두 같은 무게로 안타깝지만 안전하다고 믿은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하나뿐인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 손현 씨의 아픔과 황망함에 많은 분들이 자신의 가족에게 닥친 일처럼 슬퍼하고 공감하셨으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정민 씨가 숨진 뒤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은 2주 만에 43만 명의 동의를 받았고 진실을 찾는 이들의 인터넷 카페가 생겨나는가 하면 그것이 알고싶다에게도 수많은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4월 24일 집에서 나간 정민 씨는 친구 A 씨와 만난 뒤 토끼굴을 지나 반포 수상택시 승강장과 나무 데크 사이에 있는 잔디밭에서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아마도 그날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사람은 정민 씨와 함께 있었던 친구 A 씨겠지만 만취로 인해 많은 부분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A 씨의 입장입니다.

 

숨진 정민 씨는 아무런 말을 할 수 없고 A 씨는 기억이 나지 않고. 따라서 의혹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우리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 내역과 동영상, 물건을 구입한 영수증, 반포한강공원 곳곳에 남아 있는 CCTV와 어렵게 우리에게 제보를 해온 목격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날의 퍼즐을 차례차례 맞춰볼 예정입니다. 이제 두 사람이 만났던 그날 밤으로 다시 시간을 되돌려봐야겠습니다.

 

목격자1

그날 어둠이 내려앉은 한강은 유난히 아름다워 어딘가 섬뜩했다고 합니다.

 

[반포 한강공원 방문자 : 그날 또 야경이 워낙 예뻐서요. 제가 그때 잠수교 위에서 한강 물을 한참 내려다보면서 오늘 한강물이 유독 무서워 보인다, 역시 물은 굉장히 위험한 것 같아, 뜬금없이 이 소리를 했어요.

지난 4월 24일 자정을 넘겼을 무렵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할 겸 한강공원을 찾았다는 조 씨 부부.

 

[반포 한강공원 방문자 아내 : 대낮에 피크닉 하는 정도로 많았어요. 정말 뭐 술 많이 마시고 노래 부르는 사람들도 많았고]

[반포 한강공원 방문자 남편 : 날씨도 좋아서 따뜻했어요. 춥지 않았어요. 남자 둘이 뛰어다니면서 남자 한 분이 이렇게 만취해가지고 노래를 부르는 건지 하면서 막 이렇게 뛰어가시고 왔다가 저쪽에서는 "거기까진 가지 마" 이러고 좀 마주치기 싫어가지고 돌아간 기억이 있거든요 제가]

 

밤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로 북적였다는 반포한강공원. 그곳에서 부부는 몇 장의 사진을 남겼다고 합니다.

 

[반포 한강공원 방문자 : 손정민 군의 친구랑 편의점 구매 내역 있잖아요. 그게 이제 인터넷에 올라왔다고 떴다고 해가지고 이게 보면 볼수록 사진 속에 있는 거랑 이 영수증 물건이랑 똑같은 거예요]

 

밤 12시 42분. 술과 초코우유, 과자가 놓인 돗자리 위에 겉옷과 가방을 둔 채 자리를 비웠던 누군가. 그들은 정민 씨와 A 씨가 맞습니다.

 

손정민과 친구의 술, 음식 구매 과정

두 사람이 한강을 찾은 건 사실 계획에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약 3시간 전인 밤 9시 30분경 정민 씨에게 먼저 연락을 해온 건 친구 A 씨였습니다. 다른 친구와 술자리를 가진 뒤 술이 아쉽다는 A 씨의 말에 갑작스러운 만남을 갖게 됐던 두 사람.

만날 장소가 마땅치 않자 이들은 한강공원에 가기로 합니다. 성당 앞에서 만난 두 사람이 가까운 편의점을 들른 시각은 10시 53분.

이곳에서 A 씨의 카드로 청주 2병, 소주 2병을 구입한 두 사람의 모습이 토끼굴 안쪽을 비추는 CCTV에서 확인된 것은 11시 8분.

나들목을 나오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은 두 사람이 향한 곳은 한강공원에 있는 편의점이었습니다.

안주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정민 씨의 카드로 11시 14분 순대와 어묵, 과자를 산 두 사람은 19분이 지났을 무렵 돗자리와 초코우유를 추가로 삽니다.

그 뒤 이들이 머문 곳은 편의점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잔디밭. 두 사람은 아마도 병째 술을 마셨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돗자리를 비웠던 12시 45분. 또다시 페트 소주 1병과 막걸리 1병, 휴대전화 충전을 위한 8핀 USB 케이블을 구입한 건 A 씨였습니다.

불과 45분 뒤인 1시 30분. 두 사람은 또 한 번 편의점을 찾았습니다. 이때 다시 막걸리 2병과 페트 소주 1병을 구입합니다. 그날 두 사람이 구입한 술은 모두 9병.

그런데 편의점을 나와 잠수교 방향으로 걸어가던 두 사람이 갑자기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정민 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던 상황.

늦은 시각 낯선 번호로 전화를 걸어온 이는 누구였을까. 그날 두 사람을 직접 만났다는 남자. 그는 배달기사였습니다.

 

[음식 배달기사 : 음식을 전달해드릴 때 이미 손에 막걸리 병을 들고 있었어요. 두 분 다 많이 취해있는 상황이었고요. 많이 기분이 업 되어있는 상황이었어요]

 

골든건 동영상

두 사람은 무척이나 들뜬 모습으로 음식을 받아 잔디밭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2월부터 격주로 계속되던 시험과 해부학 실습 과정이 끝나고 맞은 첫 주말. 두 사람이 보낸 시간은 숨진 정민 씨의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가 하면 무선 이어폰 한쪽씩 나눠 끼고 평소 즐겨 듣던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던 정민 씨와 A 씨.

이것은 정민 씨가 생전 마지막으로 촬영한 영상입니다.

[A씨 : 다 마시면 인정해야지]

[손정민 : 아니 왜 다 찍었는데 지랄(?)이냐고]

[손정민 : 야 솔직히 골든 거는 봐주자]

[A씨 : 다 찍었어?]

[손정민 : 일어나, 일어나]

[A씨 : 골든 거는 어쩔 수 없어

[손정민 : 아니 골든 거는 봐준 거지

[A씨 : 아아 (짧게 음성묵음처리)]

[A씨 : 넘겨 제이 팍]

 

목격자2

함께 술을 마시며 긴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 하지만 그 뒤 주변 CCTV 행적이 확인된 것은 A 씨뿐. 정민 씨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데 정민 씨가 남긴 동영상을 살펴보면 그 단서를 알 수도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두 사람이 앉아 있던 돗자리 옆과 산책로 주변에 있었던 공원 이용객들.

혹시 이들 중 누군가가 정민 씨와 A 씨를 기억하지는 않을까. 주말이라 유독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는 그날의 한강공원. 우리는 자신이 정민 씨를 본 것 같다는 한 사람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25일 새벽 친구와 함께 한강공원을 찾았다는 동욱(가명) 씨. 3시 10분 무렵 잠수교에서 주차장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는 그는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목격자 최동욱(가명) : 한 분이 서 계시는데 좀 이상해 보였어요. 멀리서부터 봤는데도 그 자리는 안 벗어나는데 계속 비틀거리고 넘어졌다가 일어났다가 그런 행동을 반복해서. 전 처음에 환자복인 줄 알았어요. 멀리서 봤을 때 근데 계속 보다가 가까이 왔는데 보니까 환자복은 아니고 셔츠더라고요]

[그알 제작진 : 그 당시 바지는 혹시 기억하시나요?]

[목격자 최동욱(가명) : 검정색으로 기억하고 상하의는 확실하거든요]

 

자신의 목격담에 대해 경찰과 유족에게도 제보를 했다는 동욱 씨는 패턴 셔츠를 입은 남자에 관한 한 가지 기억이 더 있다고 했습니다.

 

[등 쪽, 이 반쪽 면이 좀 뭔가 젖어가지고 약간 진회색? 약간 그렇게 좀 이쪽만 그렇게 젖어 있었어요. 저는 이제 친구랑 이거 토가 묻은 옷이다 라고 말했는데 더 가까워지니까 토사물 같은 건 없더라고요. 그래가지고 그럼 뭐 술을 여기다가 넘어져서 적셨나보다 이런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목격자3

만약 동욱 씨가 본 사람이 정민 씨가 맞다면 왼쪽 어깨와 팔은 왜 젖어 있었던 걸까. 또 다른 목격자의 얘기를 더 들어봐야겠습니다. 이들은 앞서 만난 동욱 씨보다 1시간 더 이른 새벽 2시 무렵 정민 씨를 봤다고 합니다.

 

[목격자 정지수(가명) : 거기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가지고 돗자리 깔고 술 마시고 그런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두 분만 유독 붙어서 자고 있는 거예요]

[목격자 박종찬(가명) : 저희가 처음 봤을 때는 남자 여자인 줄 알았어요. 저희가 봤을 때는 좀 이상한 행위 하는지 알고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그때 그러니까 주머니를 뒤적뒤적하는 걸 저희가 잘못 본 걸로]

 

 

처음에는 두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음란 행위를 하는 듯해 주목했다는 지수 씨 일행. 그런데 얼마 뒤 둘 중 야구점퍼를 입은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합니다.

 

[목격자 정지수(가명) : 가방 옆에 물건들이 좀 널브러져 있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거기서 갑자기 가방에다 물건들을 다 챙기고 나서 가방을 메고]

 

[목격자 박종찬(가명) : 일으키다가 그 사람이 아예 그냥 몸이 힘없이 탁 넘어지니까 그냥 또 뒤적뒤적하다가 뭐 만지작 하다가 일어서 있다가 갑자기 옆에 이렇게 다시 드러눕더라고요. 뭐 술 좀 깬 다음에 같이 가려는 건가? 이러면서 그냥 그러고 있다가 저희는 갔죠]

 

야구점퍼를 입는 남자가 잠든 남자를 깨우는 걸 봤다는 목격자들. 이들이 2시 18분에 찍은 사진 속 두 사람은 정민 씨와 A 씨가 맞습니다. 왼쪽 팔을 베고 잠이 든 정민 씨.

그리고 1시간 후 왼쪽 팔과 어깨가 젖은 채 목격된 남자. 그날 동욱 씨가 목격했다는 패턴 셔츠를 입은 남자 역시 정민 씨였던 걸까. 

 

목격자4

두 사람을 기억하는 목격자들은 더 있다고 합니다.

 

[故 손정민 아버지 손현 : 3시 반에 전화하는 걸 봤대요. 3시 반에 전화하는 걸 봤고 옆에 있는 애는 앉아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술이 깨서 앉아있고 막 따귀를 때렸다고 하더라고요. 술 깨라고]

 

경찰 수사에 따르면 한 목격자가 3시 37분에 A 씨가 정민 씨 옆에서 통화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고 4시 27분 잔디밭 비탈길에서 혼자 잠들어 있는 A 씨를 깨웠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사실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택시기사

이제 A 씨의 행적 중 비어있는 시간은 한강공원을 빠져나오기 전 50분. 그렇다면 A 씨를 태운 택시기사라면 사건의 단서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지 않을까.

 

[그알 제작진 : 처음에 (A씨를) 태웠을 때 토끼굴 앞에서 태우셨나요?]

[A를 태운 택시기사 : 아니 아니야. 터미널, 터미널. 횡단보도가 있는데 보통 거기에서 이제 손님들을 많이 기다리죠.]

 

토끼굴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고속버스터미널. 새벽에도 항상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많은 이곳에서 A 씨가 집으로 향한 건 4시 42분이었습니다.

 

[그알 제작진 : 다음 탄 손님이 시트가 축축하다느니 이런 말은 안 했나요?]

[A를 태운 택시기사 : 네. 그런 말도 없었고요. 일반 그냥 평범한 손님이에요. 술 냄새가 좀 났다는 것 정도죠 뭐]

 

A씨의 변호사

결국 새로운 목격자나 단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그날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사람은 친구 A 씨뿐입니다. 우리는 그의 변호사를 통해 A 씨와 가족의 입장을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A씨 변호인 양정근 변호사 : 그게 지금도 많은 오해 중의 하나가 A씨가 선택적으로 유리하게 기억을 한다거나 그런 오해들이 있는데 실제로 대부분 본인에게 유리할 수 있는 정황에 대해서도 기억을 지금도 못하고 있고 그리고 몇 시 몇 시 이런 시간도 기억을 한 게 아니고 나중에 객관적인 자료랑 맞춰서 시간이 나온 거고요]

정민 씨를 만나기 전 다른 친구와 이미 청주 2병을 마시고 왔던 A 씨는 여전히 그날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A 씨의 부모는 왜 한강공원을 찾았던 걸까.

 

[A씨 변호인 양정근 변호사 : 3시 37분 가족에게 전화를 했을 때 받은 사람은 아빠고요. 이 전화를 한 사실은 A씨는 전혀 기억하지 못해요. 여기서는 이제 아버님의 진술입니다. 주로 대화의 내용은 취해서 힘들다,  그리고 고인이 그때 안 일어난다, 너무 취해서 빨리 친구 깨워가지고 친구는 집으로 보내고 너는 빨리 택시 타고 그냥 들어와라]

 

전화를 끊고 난 뒤 A 씨의 부모는 같은 건물에서 있었던 화재 신고를 소방관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잠에서 깼다고 합니다.

 

[서초소방서 관계자 : 출동 건이 있더라고요. 새벽 4시경에 일단 화재 출동이 있었습니다. ]

 

늦은 시간까지 집에 오지 않는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자 언제 오냐는 문자를 남긴 뒤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어머니.

이윽고 택시에서 내린 A 씨가 아파트 건물에서 들어선 건 4시 51분.

A 씨의 부모는 아들이 들어오는 인기척에 바로 거실로 나왔다고 합니다.

 

[A씨 변호인 양정근 변호사 : 이제 옷가지를 현관부터 거실 이쪽에 그냥 던져 놓고 침대에 들어간 상황이었고 점퍼 주머니에 물건이 있으니까 들었다가 물건을 꺼내려고 꺼냈는데 휴대전화가 있었던 거죠. 어? 네 게 아닌데?]

휴대전화가 바뀐 듯한 상황에서 옷을 갈아입고 자려는 아들에게 말을 걸었다는 A 씨의 아버지.

 

[A씨 변호인 양정근 변호사 : 친구는 집에 잘 보냈어? 잘 일어난 거야?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A씨가) 술에 되게 취해서 의사소통이 좀 어려운, 그러니까 아버지는 이 전체적인 상황을 볼 때 고인은 술에 취해서 잘 몸을 가누지 못한다는 식으로 (전화통화로) 얘길 들었으니까 (아들이) 굉장히 만취했고 아마 고인은 더 만취한 상태에서 거기서 잠들어 있겠구나]

 

혹시 정민 씨가 아직도 자고 있는 건가 싶어 A 씨 가족은 확인 차 한강공원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아직 어두운 새벽 5시 12분. 먼저 차에서 내린 A 씨와 그의 아버지가 자전거 공방옆 올림픽대로 진입로에서 울타리를 넘어 공원 안으로 들어섭니다.

그 뒤 약 10여 분간 돗자리를 깔고 놀았던 잔디밭은 물론 편의점 근처와 토끼굴 주변을 오가며 정민 씨를 찾았다 세 사람.

하지만 아무리 살펴도 정민 씨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자 16분 뒤 A 씨의 어머니는 정민 씨의 어머니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A씨 변호인 양정근 변호사 :  찾아봤는데 (정민씨가) 없으니까 어떻게 생각했냐면 첫번째 집에 들어갔나? 두번째는 혹시 집에 안 들어갔더라도 집으로 가는 길 쪽 어디에서 자고 있나? 전화를 드려서 혹시 고인이 잘 들어갔나요? 이렇게 물어봤고]

 

손 씨 부부가 한강에 나온 뒤 A 씨의 부모 역시 정민 씨를 찾아다녔지만 A 씨는 자리에 주저앉거나 길에 눕기를 반복합니다. 결국 정민 씨의 어머니에게 소식을 알려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뒤 아들을 데리고 귀가했다는 A 씨의 가족.

 

블랙아웃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한 뒤 차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구토를 한 A 씨는 오후 늦게까지 숙취에 시달렸고 저녁 8시무렵 정민 씨의 부모를 맞아 간밤의 기억난 조각에 대해 털어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의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다시 찾아온 공원의 울타리를 어려움 없이 뛰어넘었던 A 씨.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그의 주장은 정말 사실일까.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 본인이 뭐 노래도 불렀고, 행동도 했고 여러 가지 다양한 행위를 했는데, 심지어 뭐 SNS에 사진까지 올렸는데 그다음에는 전혀 자기가 기억이 안 난다 라고 얘기하는, 주변에 그런 분들도 아마 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블랙아웃이란 건 결국은 남들이 보기에도 괜찮고 자기도 괜찮아요 지금은. 나중에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해마의 손상 때문에]

 

[그알 제작진 : 블랙아웃 상태에서도 일상적인 행동이 가능해요?]

[전북대 법의학교실 이호 교수 : 그렇죠. 그다음 날 기억이 안 나는 것이지. 어떤 활동을 했는데 테이프가 있다면 테이프에 기록이 안 남는 거예요. 그런데 테이프는 돌아간 거죠. 본인이 진짜 기억 안 나는지 아닌지 우리는 알 수 없죠]. 그건 알 수 없지만 음주 상태, 만취 상태에서 블랙아웃은 흔히들 있다,]

 

그렇다면 A 씨의 가족이 26일 오후 2시 무렵 A 씨의 신발을 버린 이유는 뭘까.

 

[A씨 변호인 양정근 변호사 : 흰색인데 낡고 밑창도 좀 많이 까지고 토사물도 묻어있고 이래서 A씨한테도 물어봤다고 해요. '이거 버려도 돼?' 이렇게 물어보니까 A씨가 '맘대로 해' 그 당시에는 이게 무슨 엄청나게 큰 이런 상황이 이후에 벌어질 것을 예상 못 하셨고요. 그런 의미나 가치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하셨어요]

 

정민 씨 죽음과 신발을 버린 이유는 무관하다는 A 씨 가족의 설명. 정민 씨가 실종된 다음 날 손 씨 부부를 만난 A 씨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친구 A씨 실제 대화 음성 : (제가 일어났을 때) 정민이는 확실히 없었을 거예요. 다른 친구 B는 옛날에 한 번 이렇게 뻗어가지고 되게 고생한 경험이 있어서 (친구들을) 무조건 챙겨야겠다 이런 생각이 좀 취해도 있었거든요. 정민이는 무조건 올 거예요]

 

잠에서 깨어났던 때 정민 씨가 곁에 있었으면 분명 챙겼을 거라는 A 씨. 4월 25일 새벽 정민 씨는 어쩌다 죽음을 맞게 된 걸까. 그가 숨진 이유는 여전히 미궁 속에 있습니다.

 

정민 씨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두 사람의 영상을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함께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며 평범한 시간을 보낸 듯 보이는 정민 씨와 A 씨. 우리가 만난 목격자들은 두 사람이 제법 취해 보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사건 당일 두 사람이 구입한 술의 양은 소주 2병, 청주 2병, 막걸리 3병, 640ML의 페트 소주 2병 총 9병입니다.

 

물론 이 모든 술을 다 마셨다고 볼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이 마시기에 적지 않은 양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A 씨는 그날의 일이 과음으로 인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블랙 아웃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술을 마셔 뇌 속에 기억 장치인 해마가 일시적으로 마비돼 나타나는 알코올성 기억상실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블랙 아웃은 소뇌에서 관장하는 운동 출력과는 별개이므로 울타리를 뛰어넘는 것 같다는 행동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A 씨의 주장은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간 우리는 만취 상태에서 벌어진 강력 범죄를 여러 차례 접한 적이 있고 그들이 국과수 감정과 CCTV에 찍힌 기록, DNA와 같은 다양한 실체적 진실을 근거로 법의 심판을 받는 것 역시 지켜본 일이 있었습니다. 심증이나 의혹만으로는 어떤 혐의도 성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민 씨가 숨진 이유를 밝힐 단서는 한 가지가 더 남아있습니다. 바로 두 사람이 찾았던 반포한강공원 그 장소 그 자체입니다.

 

현장 실험

죽음의 이유를 찾는 여정에서 많은 경우 그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시민들의 휴식처인 반포한강공원. 이곳에서 정민 씨는 어떻게 사망에 이른 걸까.

국과수가 부검으로 추정한 정민 씨의 사인은 익사. 그럼에도 A 씨가 그 익사 과정에 개입했을 거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 우리는 정민 씨가 숨진 이유를 찾기 위해 몇 가지 경우를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정민 씨와 비슷한 체격의 스턴트 배우가 안전 장비를 갖춥니다. A 씨가 술에 취한 정민 씨를 잔디밭 끝에서 밀었을 가능성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입니다. 쪼그리고 앉았던 스턴트 배우가 아래의 돌밭으로 무력하게 굴러떨어진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추락 지점과 강물 사이에 거리가 있는 상황에서 물에 빠지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경우는 어떨까? 우리는 170cm의 60kg의 더미를 준비한 뒤 A 씨가 정민 씨을 강물로 끌고 들어가 숨지게 했을 가능성도 알아봤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 4.2m의 잔디밭을 지난 뒤 경사 약 40도의 미끄러운 비탈길을 내려가야 하는 상황. 이 과정에서 더미의 머리는 몇 차례 땅에 부딪혔고 옷이 헤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강변 앞에 넓게 깔린 뾰족한 돌밭은 지나는 과정에서 더미는 곳곳이 긁혔습니다.

하지만 숨진 정민 씨 몸에 남은 흔적이 들려주는 얘기는 다릅니다.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 익사 전에 살아있을 때 뭔가 바닥에 울퉁불퉁한 부위를 끌거나 해서 생긴 이런 상처는 없어요. 그러니까 부패가 돼 있어서 색조 변화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피박탈은 명확하게 부패와 구분이 되니까요. 그런 흔적은 없습니다]

 

물가에 서 있는 정민 씨를 A 씨가 밀었을 경우도 확인해봤습니다. 하지만 강변의 수심이 발목 정도인 상황에서 물에 빠뜨려 살해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만약 어떤 방식이로든 A 씨가 정민 씨를 깊은 곳으로 끌고 가 물에 빠뜨렸다면 숨진 정민 씨의 몸에는 어떤 단서가 남아야합니다.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 타인에 의한 익사가 아닌가 강압에 의한 익사 아닐까 이런 거를 검사할 때 중요시 여기는 게 가슴 부위라든지 어깨 부위, 목 부위에 압력이라든지 이런 손상이 중요해요. 그러면 혹시 억압이나 제압한 흔적은 없느냐? 그런 곳의 손상은 없다,]

 

정민 씨의 몸에 남은 외상은 두 군데에 좌열창과 우측 골부위의 피하출혈이 전부입니다.

 

프로파일러들의 의견1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박지선 교수 : 고인의 죽음에 다른 사람이 개입되어 있었다, 익사를 시켰다 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물에 흠뻑 젖어있어야겠죠. 그렇지만 그 당시에 A씨를 본 목격자들이라든지 남아있는 CCTV 어디에도 A씨가 물에 젖어있었다 이런 모습은 전혀 관찰된 바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현장을 찾은 프로파일러는 정민 씨의 죽음에는 주목해야 할 게 있다고 합니다. 그 역시 바로 현장입니다.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권일용 교수 : 범죄가 저질러지려면 동기가 분명해야 되고 그다음에 기회가 있어야 되는데 사실 동기와 기회 부분들이 다 여기선 조금 가능성이 너무 낮아요. 일단 현장이 굉장히 공개돼 있는 장소고요, 범죄를 계획하기에는 적절하진 않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 반포 부근의 한강 고수부지는 거의 24시간 목격자들이 넘쳐나는 곳이에요. 꼭 낚시꾼이 아니어도 운동하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술 먹는 사람들, 데이트하는 사람들로 언제나 넘쳐나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탁 트인 공간에서 살인의 고의를 가진 자가 남들도 다 보는 상태에서 살인을 하기는 일단 굉장히 어렵다,]

 

목격자5

정민 씨가 숨진 장소는 누구나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반포 한강공원입니다. 지금까지도 타살에 대한 목격자나 증거가 나타나지 않은 완전 범죄가 이곳에서 정말 가능한 걸까. 그런데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었던 우리에게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경찰보다 먼저 우리에게 연락을 했다는 제보자 문 씨. 우리는 일주일 간의 긴 설득 끝에 문 씨 일행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문 씨 일행은 언론 보도로 잘 알려진 낚시를 하던 목격자들입니다.

 

[제보자 문씨 : 장어철이라고 지금 한강에 요즘에 어차피 저희도 일이 없고 한가하니까 그날 (낚시) 처음 간 거예요]

 

제보자가 친구 3명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것은 25일 새벽 3시 무렵. 저녁부터 낚시를 하고 있었던 지인 3명을 만나 장어를 잡기 위해 띄엄띄엄 자리를 잡았다는 문 씨 일행은 새벽 4시 33분 야경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제보자 문씨 : 저희가 4시 30분에 사진 찍은 게 있어요. 어차피 잠깐 맛만 보러 온 거고 낚시도 사무실 가서 술이나 한잔하자 해서 그래서 정리하고 철수 중이었죠]

 

정리를 시작하고 10여 분 정도가 흘렀을까.

 

[제보자 문씨 : 첨벙대고 첨벙 소리가 났으니까 저희가 그러고 뭐지? 막 이랬으니까,]

 

어디선가 첨벙 하는 물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제보자 문씨 : 앞에 있는 사람들은 그냥 그쪽을 보고 있었나 봐요. 사람이 거기 걸어서 들어갔다. 이렇게 걸어 들어와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때 무릎 있는 데까지가 보였대요. 그런 다음에 이렇게 들어가서는 이 정도에서 가슴까지 차가지고는,]

 

[제보자 강씨 : 헤엄치는 건지 뭐 물장구치는 건지 (팔을 움직이고 있었다)]

 

8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가 물속으로 허우적거리며 들어가는 것을 문 씨 일행이 목격했던 겁니다.

 

[그알 제작진 : 보신 분들의 말은 뭐였나요? 사람 들어갔다?]

 

[제보자 문씨 : 아니 뭐 들어갔다, 그냥 혼자 들어가던데? 낚시하고 있으면 엄청 물에 들어가는 사람 많대요, 한강에서. 막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사람도 있고 술 먹고 그런 사람이 엄청 많대요. 이게 저희가 소리를 들었을 때는 전혀 위협적이지가 않아요 소리가. 아! 이런 식으로 아~ 이런 개운하다 이런 식의 느낌이었지 뭐 구조 요청이나 있었으면 저라도 들어가서 끄집어냈을 거예요. 그런 소리가 있었으면]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 문 씨 일행이 짐을 챙겨 한강공원을 빠져나온 시각은 5시 16분. 이들은 이후 참고인으로 소환돼 경찰서에서도 같은 진술을 했다고 합니다.

 

[제보자 : 저희는 믿든, 안 믿든 상관없어요 솔직히. 그전에 차라리 매수 당했으면 더 디테일하게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참고 조사비 차비 받았어요]

[그알 제작진 : 얼마 받으셨어요?]

[제보자 :기름값도 안나와요]

 

이들의 주장은 정말 사실일까. 문 씨 일행이 목격한 남자는 정민 씨가 돗자리를 깔고 있었던 곳과 나무데크 사이에서 걸어나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80m 떨어진 곳에서 첨벙거리는 소리가 제보자들이 낚시를 하던 자리까지 들릴 수는 있는 걸까. 물소리가 매우 선명히 들립니다.

 

한강의 물의 흐름

A 씨가 한강공원을 벗어난 뒤인 새벽 4시 40분 무렵 낚시꾼들이 목격한 사람은 대체 누구였을까. 그런데 이 장소에 관해 연락을 해 온 제보자는 더 있었습니다.

경아 씨는 정민 씨의 시신 발견 당시 촬영한 영상을 경찰에 제공한 제보자였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반포수상택시 승강장 주변에서 촬영됐을 뿐 최초로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따로 있다고 말하는 정아 씨.

최초 시신발견자 박정아 : 검정색 동그란 부유물이 떠서 저기서부터는 쭉 내려오더라고요. 그리고 되게 동일한 간격을 유지하고 동일한 속도로 해서 쭉 내려오는 거예요. 이 데크와 이 나무 사이 정도에서부터 거의 떠내려오고 있었다,]

25일 새벽 물에 들어가는 사람을 봤다는 문 씨 일행, 정민 씨 시신을 봤다는 정아 씨가 가르키는 장소는 같습니다. 이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우리는 그 답을 알기 위해 육체역학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정민 씨가 실종된 25일부터 시신이 발견된 30일까지 평균 유량 조건을 바탕으로 반포대교 남단 물의 흐름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입니다.

[한양대 하천수리학 전산유체역학 연구실 강석구 교수 : 이 결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얻은 결과고요. CPU 400개를 이용해서 3일~4일 동안 해석을 한 결과입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된 나무데크 주변의 물의 흐름에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한양대 하천수리학 전산유체역학 연구실 강석구 교수 : 여기 이쪽 방향은 유량이 아무리 커져도 여긴 그대로 정체구역이기 때문에 계속 떠내려가진 않고요. (시신이) 그냥 거기 그대로 있다가 이제 그냥 올라왔을 가능성이 많죠. 그리고 그때부터 이동했다고 추측할 순 있을 거 같아요]

 

다시 말해 정민 씨의 시신이 떠오른 지점이 물에 빠진 장소일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강 바닥 지형과 뻘

그렇다면 죽음의 이유에 관한 또 다른 가능성이 남았습니다. 어떤 이유에선가 정민 씨가 스스로 물속으로 들어갔을 경우입니다. 수영에 능숙한 스턴트 배우가 물속에 걸어들어갑니다.

실제 반포대교 남단의 수중 구조를 보면 강변에서 7m 떨어진 지점부터 수심은 급격히 깊어집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만히 서 있으려 할수록 더 깊이 빠진다는 스턴트 배우. 발을 빼려고 하자 운동화가 벗겨지고 맙니다.

그런데 우리는 비슷한 얘기를 민간 구조사 차종욱 씨에게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민간구조사 차종욱 : 들어가면 신발이 바닥에 꽂혀 버려요. 꽂혀가지고 발을 빼면 발만 쏙 빠져버리거든요. 저런 상태로 있어요. 바닥 지금 대부분이]

바닥이 미끄럽고 질척거려 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차 씨. 전문가는 물속을 들어간 두 사람의 증언이 같은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조원철 : 서부이촌동 쪽하고 반포대교 남단 쪽 이쪽에 뻘이 비교적 많이 쌓이는 곳입니다. 그건 유속이 느리기 때문이거든요. 서해 뻘은 넓고 완만하거든요. 그러나 여기는 바로 물이고 그러면 미끄러져서 들어갈 수가 있어요.]

유속이 느려 점성이 강한 진흙층이 넓게 형성돼 있다는 반포대교 남단.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강수난구조대에는 정민 씨가 숨지기 한 달 전에도 구조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합니다.

 

[반포 수난구조대 김성주 팀장 : 사고 난 바로 위에서 시민 한 분이 뻘에 갇혀가지고 저희들이 출동을 나가서 구조한 사례가 있습니다. 거의 이 정도까지 거의 뻘에 파묻혀가지고 늪같이, 전혀 그분이 못 나온 거죠.

시신 수습 당시 옷차림은 집을 나설 때 모습 그대로였지만 운동화는 벗겨진 상태로 발견된 정민 씨. 경찰은 숨진 정민 씨의 양말에 묻어 있던 흙의 출처를 알아내기 위해 현장 주변 7곳의 토양을 채취해 국과수에 비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결과 양말에 남아 있던 토양 성분은 수면으로부터 약 10m 떨어진 강바닥에 토양과 가장 유사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4시 40분 한강에서 낚시를 하던 이들이 목격한 강물 속으로 걸어들어갔다는 남자. 한강의 물의 흐름과 시신 발견 지점, 양말의 묻은 토양 성분은 한 가지 가능성을 가리킵니다. 운동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갔던 정민 씨가 진흙 속에 발이 빠진 뒤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을 경우입니다. 숨진 정민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4 퍼센트. 부패 과정에서 발생하는 알코올을 제외해도 0.105에서 0.148%로 추정됩니다.

 

[전북대 법의학교실 이호 교수 : 통상 0.15가 넘어가면 방향감각을 잃을 수 있고 운동실조가 올 수 있는 것에 덧붙여서이렇게 차가운 환경이나 이런 데에 접촉했을 때 경악흡입이 빨리 이루어질 수 있고  , 그래서 음주와 익사는 굉장히 연관성이 높게 보고 있어요. 자구력 상실이 빨라지기 때문에]

 

음주로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차가운 물에 빠질 경우 쇼크로 인해 익사의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겁니다. 지난 27일 경찰은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손정민 씨의 죽음에 범죄가 연관된 정황은 없어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한원횡 : 변사자의 사망이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으니 경찰 수사를 믿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프로파일러들의 의견2

범죄심리전문가들 또한 A 씨와 가족의 행동에는 강력 범죄자들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권일용 교수 : 바로 지금 실종이 되고 자기가 눈을 떠보니까 친구가 없고 그다음에 한 행동들이 보면 증거를 인멸하려고 하는 행동은 없어요. 오히려 증거가 될만한 것을 나중에 뭐 신발을 버린다든지, 자기가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이어지는 심리적인 범죄자들의 특성과는 좀 거리는 있습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 이게 범죄 사건이 되려면 정민이의 친구는 현장에 도로 나타나면 안되는 일이었어요, 부모님과 함께. 정민이의 전화기가 발견되면 안되는 일이었죠. 범죄 사건이었다면. 휴대전화가 발견이 되지 않았으면, 부모님과 함께 CCTV에 잡히지 않았으면 그러면 더 은폐를 하기가 쉬운 상황이었던 거. (A씨 어머니가 전화를 했던) 5시 반에 이 사건은 절대로 범죄사건이 될 수 없는 지점이 이미 발생한 거예요]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박지선 교수 : A씨가 고인이 사망하는 데 개입했다 라고 볼만한 정황 증거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 경우 타살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정민 씨의 죽음이 타살이라면 범행을 저지를 동기와 방법과 기회가 필요했을 겁니다. 분명 새벽 2시 무렵까지 정민 씨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A 씨가 돌연 정민 씨에 대한 충동적인 마음을 먹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가정을 해도 반포한강공원에는 수많은 목격자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한강공원 CCTV 자료를 근거로 사건 당일 사람들의 이동량을 3D 모델링으로 구현해 봤습니다. 날씨가 풀린 주말 밤이라 한강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특히 새벽 3시에서 4시 30분 사이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이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쉽게 눈에 띄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녁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한강에 있었던 문 씨의 일행을 비롯해 우리가 만난 목격자는 물론 경찰에 신고를 한 사람들 중에도 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에서 누군가 사람을 끌고 가거나 싸움을 하거나 구조 요청을 하는 소리를 듣거나 본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무수한 시민들의 눈을 운 좋게 피했다고 해도 어떠한 약물이나 독물의 주입도 없이 끌린 상처나 골절 또는 압박흔도 남기지 않고 자신의 옷이 젖지 않은 채 60kg의 성인 남성을 깊은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익사에 이르게 할 방법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심증이나 의혹만으로는 어떤 혐의도 성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A 씨가 입었던 옷을 감정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포렌식했으며 A 씨를 상대로 네 차례의 참고인 조사와 두 차례의 법 최면 수사, 한 차례의 프로파일러 면담을 했던 경찰은 이틀 전인 지난 27일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발표에도 정민 씨 죽음에 관한 의혹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방송이후 지적된 오류

이 방송 이후 시청자들에 의해 몇가지 오류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한강 의대생편 오류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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