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라고 해서 다 같은 우유가 아니라고 합니다. 요즘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 우유. 하지만 겉만 봐서는 별다른 점을 알 수 없다는데요. 그렇다고 독특한 풍미를 지닌 것도 아닙니다. 대체 정체가 뭘까요? 균을 없애기 위해 135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열한 멸균 우유입니다.
인기를 증명하듯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도 올랐는데요. 수상한 돌풍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우리가 이제까지 즐겨 마셨던 우유가 값이 오르자 그 대체제로 멸균우유를 찾게 된 겁니다. 맛도 향도 비슷한데 가격은 착하니까 입소문이 난 거죠.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멸균 우유, 일반 우유와 다른 점이 뭐죠?
[한성구 교수 / 건국대학교 축산식품생명공학과 : 냉장 상태로 유통되는 우유는 살균 우유이고요. 실온에서 유통되는 우유는 멸균 우유라고 보면 됩니다.]
약 60도에서 130도 온도에 살균시킨 건 살균 우유라고 하고 약 135도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한 것이 멸균 우유라는데요.
[한성구 교수 / 건국대학교 축산식품생명공학과 : 살균 같은 경우는 병원성 미생물만 사멸시키는 것이 목적이에요. 그래서 최대한 신선도를 유지하고 영양소 파괴가 적게 하고요. 멸균은 보존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모든 미생물을 다 사멸시키는 거예요. 그러면 모든 미생물이 없어지기 때문에 보존성이 극대화되겠죠.]
미생물이 없어서 살균 우유보다 유통기한이 길고 상온 보관도 가능합니다. 제조 과정만 달리 했을 뿐이니 살균 우유와 멸균 우유, 유통기한 외에는 다 똑같다고 봐도 되는 걸까요?
[한성구 교수 / 건국대학교 축산식품생명공학과 : 일단 신선도에 차이가 있고요 그리고 맛의 변화 멸균을 했을 때 가혹한 온도 조건에서 하기 때문에 맛의 변화가 생기게 되고요.]
[김솔이 / 멸균 우유 소비자 : 가격이 일단 싸니까 그리고 먹다 보면 큰 우유 같은 경우는 한 번에 다 못 먹잖아요. 그런 점에서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정영화 / 멸균 우유 소비자 : 살짝 맛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밋밋한 것 같기도 하고 아주 이상하지는 않아서 그냥 먹을 만하더라고요.]
그런데 높은 온도에서 오래 가열했다면 영양소가 다 파괴될 것 같은데요.
[한성구 교수 / 건국대학교 축산식품생명공학과 : 네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합니다. 하지만 살균 우유와 비교했을 때 영양소의 손실이 조금 더 많다고 보시면 되고요.]
그런데 사람들은 왜 수입 멸균 우유를 선호하는 거죠?
[권혁중 경제평론가 : 비슷한 제품, 비슷한 효용의 제품이 있다고 하면 당연히 가격이 더 저렴한 것으로 찾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서 균형이 맞춰져 가는 것이 시장의 원리죠. 그렇다 보니까 '조금 더 싼 우유가 나왔다'고 하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그런 우유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맛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시중 우유보다 저렴하고 보관 기간도 길어서 대체제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는데요. 수입 멸균 우유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합니다.
그래서 국내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고 우유 재고까지 쌓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소비가 계속 줄면 당연히 가격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시겠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권혁중 경제평론가 : 바로 '원유가격연동제'라고 해서 생산비와 연동해서 원유 가격이 형성되게 되어 있습니다.]
2013년에 도입된 것으로 원유를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이 증감하면 그대로 우유의 가격에 반영되는 제도라고 합니다.
[권혁중 경제평론가 : 우리나라 같은 경우 매년 5%씩 인건비도 증가하고 친환경 농업으로 낙농업도 계속 발전하고 있거든요. 그에 따라 생산비가 증가되다 보니까 당연히 공급 가격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연동제이기 때문에..]
문제는 원유 가격에 수요가 반영되지 않아 우유가 팔리지 않아도 우윳값을 내릴 수 없다는 건데요.
[권혁중 경제평론가 : 지금의 구조는 지금의 제도상으로는 우리나라의 우유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를 사는 사람들이 늘어난 거라고 이런 현상 때문에 농가들도 고민이 많습니다. 원유 자체의 가격 인상은 3년 만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원유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데요.
[최철 우유 생산 농가 : 사료 값도 폭등하고 곡물 사료도 많이 안 들어오고 (정부에서는) 퇴비를 처리해서 내보내라고 하니 그런 시설비가 또 들어가고]
국내 우유와 수입 우유 가격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최철 우유 생산 농가 :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 값하고 수입산으로 만든 두부 값하고 다르잖아요. 가격 차이가 많이 나요. 그것은 (외국과의) 생산비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차이이고]
해외의 경우 방목 형태로 젖소를 사육하기 때문에 생산비가 비교적 적게 든다고요.
[한성구 교수 / 건국대학교 축산식품생명공학과 : 외국에서는 초원에 풀어서 키우기 때문에 사료 값이 많이 절약되죠. 기본적으로 살균 우유는 멸균 우유는 외국의 경우 가격이 우리나라의 반값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반값 이하라고 봐도 되죠]
안 팔리는데 가격은 못 내리고 사람들은 비싸서 수입 우유를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가격만으로 기준을 맞출 수는 없다는데요.
[최철 우유 생산 농가 : 우리의 생산비가 얼마가 들어갔고 그래서 얼마가 남았고 그걸로 우리가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외국보다 비싸니까 무조건 낮춰라' 그런 논리가 조금 억울한 부분이 있어요]
지속적으로 유지될 경우 우유로 만든 제품들의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권혁중 경제평론가 : "밀크 인플레이션'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유 가격이 높아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관련된 유제품 가격도 함께 오르게 되고 그러면서 물건값이 오르게 되는 그런 인플레이션 효과를 빗대어서 이야기를 하는데 만약에 이런 상황에서 식량의 무기화 즉 우유를 우리나라에서 생산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런 식량의 주도권, 유제품에 대한 주도권, 먹는 것에 대한 주도권을 외국에 뺏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되겠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유 가공업계와 낙농업계가 원유 가격 구조를 논의하고 있다는데 하루빨리 제도가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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