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낳는 약?
그저 자연의 섭리를 따를 뿐 누구도 선택할 수 없는 아이의 성별. 그런데 이 성별을 직접 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아이의 성별은 그저 하늘만이 정할 수 있는 영역이라지만 그럼에도 특정 성별을 임신할 수 있다는 묘한 속설들이 예로부터 끊임없이 이어져오는데요. 그런데 그중. 아들 낳는 약?
유난히 눈에 띄는 한 가지가 있었으니. 먹기만 하면 아들을 낳는다는 일명 아들을 낳는 약.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그 놀라운 효과를 경험했다는데요.
실제로 이 약을 먹고 아들 출산에 성공했다는 한 사람. 제작진이 확인한 약과 약과 같은 약입니다. 그리고 복용 3개월 뒤 정말로 아들 임신에 성공한 건데요. 해외 직구나 중고 구매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다는 이 약. 먹었다 하면 아들, 삼신할매 뺨치는 이 약의 정체가 궁금해집니다.
[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 : 칼슘, 철분제가 들어 있는 영양제입니다. 일본에서 1923년 정도에 만들어진 산모 영양제예요.그거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사실 많이 약한 편이죠.]
남성의 정자가 가지고 있는 XY염색체. X염색체가 난자와 수정되면 여성이, Y염색체가 수정이 되면 남성을 만드는 건데요. 그중 남성을 만드는 Y염색체가 염기성 환경일 때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주장에서 이야기된 소문이랍니다.
[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 : 이 약(칼슘)을 먹으면 여성의 몸이 알칼리화(염기성)가 되니까 그러면 이 Y 정자가 좀 더 잘 사니까 자궁 안으로 빨리 들어가고 수정을 먼저 한다, 그래서 남자가 태어날 확률을 높여준다, 이런 개념입니다. 그런데 실제 인체와 비슷한 상황에서 그 인체 호르몬들을 검사를 하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들이 다 밝혀졌죠]
정자의 생존율은 산성 또는 염기성 환경과는 전혀 관련 없다는 결과들이 각종 실험과 논문을 통해 발표됐지만 잘못된 믿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현실.
이런 상황은 약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약사 : 아들 낳는 약, 그거 칼슘을 드시게 하시면 돼요. 칼슘을 드시면 된다고요. 칼슘을 먹으면 우리 체액이 약알칼리성이 돼요. Y염색체가 약알칼리성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요. 그래서 아들 낳는 약으로 쓰는 거예요.]
[제작진 : 그러면 칼슘 먹으면 아들 낳는 데 좀 도움이 되나요?]
[약사 : 그렇죠.]
아들을 낳는 명약으로 둔갑한 칼슘제. 이렇게 복용해도 문제없는 걸까요?
[추성일 산부인과 전문의 : 사실은 전혀 나쁜 약이 아니니까요. 유통되는 걸 막을 순 없는데 그 (아들 낳는) 효능에 대해서는 조금 의심을 해 봐야죠. 아들 낳는 방법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아들 낳는 한의원 한약?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안다는 일명 아들 낳는 한의원. 아들 낳는 한약 지으러 한의원에 다녀온 후기. 삼신할배 뺨 때린다는 원장할아버지.
진맥 한 번이면 아들이 들어선다는 놀라운 효과에 새벽부터 줄을 선다는 사람들. 과연 사실일까요?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새벽부터 한의원 앞을 가득 채운 수많은 의자들.
모두 이곳에서 진료 한 번 받기 위해 대기하는 의자인데요. '한의원 줄 서는 중입니다. 의자 치우지 말아주세요.' 명품매장 오픈런 뺨 치는 한의원 오픈런.
아침이 밝아오자 하나둘 의자의 주인들이 나타나고 대기줄도 점점 더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는 일명 아들 낳는 한의원. 무려 6시간의 기다림 끝에 그 신비로운 문이 열립니다. OOO님~
삼신할아버지라 통한다는 그는 대체 얼마나 특별한 의술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드디어 진맥이 시작됩니다.
[한의사 : 위에 아기는 있습니까?]
[손님 : 아니요. 없고 첫째 계획하고 있어요.]
[한의사 : 생리는 잘 나오고?]
[손님 : 네]
[한의사 : 별로 아픈 데는 없죠?]
[손님 : 네. 저희 아들 낳을 수 있을까요?]
[한의사 : 아들 낳도록 해줄게요. 걱정하지 말고 한번 해봐요. 바로 들어설 겁니다. 들어서고 아들 되도록 해줄게. 약 잡숫고 바로 (관계를) 갖도록 하세요. 아들도 되고 똑똑한 사람 태어날 수 있도록 해줄게요]
[손님 : 딸 낳는 약도 있어요 혹시?]
[한의사 : 예. 제가 반대로 쓰면 되죠. 아들 낳는 약에다가 반대로 쓰면 딸 낳을 수 있어요.]꼭 아들 되도록 해줄게요. 잡숴봐요]
아들을 낳게 해 주겠다는 호언장담과 함께 진맥은 간단히 끝났는데요. 단 5분의 진맥으로 처방받은 아들 낳는 한약. 무려 28가지에 달하는 약재 정체부터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숙지황이나 당귀, 두충이나 육계.
[문현주 한의학 박사 : 흔히 임신을 도울 때 많이 쓰는 약재들로 구성이 되어 있고 뭐 특별한 약재들이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건강하게 임신을 돕는 약일 수는 있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저 임신에 도움이 되는 약재들일 뿐 성별과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는데요.
[문현주 한의학 박사 : 아들 낳는 한약은 없습니다. 다만 건강한 임신을 돕는 한약이 있을 뿐이죠]
세상에 존재하지도 존재한 적도 없다는 아들 낳는 약. 실제로 이 약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몇 해 전 이 한의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었다는 한 부부. 한의사의 호언장담에 무려 56만 원의 가격으로 한약을 구입했다는데요.
[일명 '아들 남는 한약'을 복용한 부부 : 2018년 말에 처방받았어요. 2018년 10월 정도? '아기가 금방 생길 거다', '걱정하지 마라' 호언장담, 무조건 생기게 해주겠다고 이렇게 말했기 때문에 뭐가 있나 보다 이런 생각을 했죠, 그때는. 모르겠어요. 제 생각에는 거의 효과가 없지 않았나. 한약을 먹기 전후 계속 임신을 시도했는데, 그거 먹고 나서도 별로 이렇게 진척은 안 됐어요.]
[제작진 : 그럼 여기 아기는...]
[일명 '아들 남는 한약'을 복용한 부부 : 아기는 시험관 시술로 태어났어요]
이렇게 증명되지 않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고 또 기대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넘쳐나고 있는 상황인데요.
[문현주 한의학 박사 : 성별은 염색체의 결합으로 결정되는 건데, 성별을 약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런 건 아직은 근거가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특정 성별보다는 건강한 임신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오직 자연의 섭리대로 정해지는 아이의 성별. 그 질서를 과학이라는 허울을 뒤집어 쓴 채 돈벌이로 이용하는 행위는 이제 근절되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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