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복권 대행업체 통해 구매해서 당첨되면 당첨금 받을 수 있을까?

지난 1월 29일 국내 추첨식 로또복권이 1천 회를 맞았습니다. 추첨 결과 1등 당첨자는 22명으로 1인당 12억 4,682만 원을 수령했는데요. 1등은 7명, 당첨 금액은 20억 4,290만 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 성행하는 또 다른 복권이 있습니다. 바로 최고 당첨금 1조 원의 미국 복권이라는데요. 우리나라 추첨식 복권은 45개의 숫자 중 6개의 번호를 맞추는 방식입니다. 미국 복권은 95개의 숫자 중 6개를 맞히는 방식으로 당첨 확률이 약 3억 분의 1일입니다. 국내 복권 1등에 약 36번 당첨될 확률이죠. 

그런데 이렇게 어마어마한 확률에도 미국 복권을 구입하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최근 우후죽순 늘었다는 미국 복권방. 그 숫자는 작년 기준 100개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무인 단말기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복권 성행의 이유는 단순합니다. 1등 당첨 금액이 우리나라 복권 당첨 금액보다 많기 때문이라고요. 우리나라 추첨 복권의 역대 최대 당첨 금액은 2003년 4월 12일에 나온 407억 2,296만 원. 미국 추첨 복권의 역대 최대 당첨 금액은 1조1050억원 입니다.

 

우리나라 복권은 최대 2회까지만 이월되고 미국은 당첨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이월됩니다. 그만큼 당첨 금액이 커져서 사람들도 많이 찾게 된 겁니다. 1등 당첨금이 조 단위까지 올라가기도 하는데요. 대행업체를 통해 구매를 해도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 걸까요?

 

[미국 복권 판매자 : 3등 이하는 그대로 지급돼요. 1~2등은 현지에 가서 수령해야 하는데, 본사에서 같이 대동해서
수령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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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판매를 대행해 주는 업체에서는 업체 본사 직원, 혹은 변호사와 세무사가 동행하면 수령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 사행행위 규제에 따라 한 미국 복권 구매 대행업체의 재판이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유광훈 변호사 : 미국 복권을 한국 내에서 구매 대행으로 해서 구매를 해준 건데 복표 중개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다른 나라의 복권을 대리 구매 또는 대행 구매하는 것 자체는 불법으로 여전히 판단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복권을 구입하면 복권 용지를 받는 게 당연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국내 미국 복권방에서 구입하면 실물이 아닌 사진으로만 확인을 할 수가 있습니다. 미국 복권 당첨금 수령 조건은 실물 복권이 미국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게 미국 복권국의 규정. 법망을 피해도 수령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유광훈 변호사 : 미국 현지 구매 대행 업자가 구입한 거기 때문에 복권에 대한 권리를 일단 가지고 있고요. 국내 구매자가 소송을 통해서 '이 복권이 내 거다. 구매대행으로 산 거다' 라고 주장을 하는 순간 나는 불법 구매를 한 것을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복권에 대한 내 권리를 되찾아올 가능성이 높지가 않습니다.]

 

과거 판례도 있고 당첨금 수령 가능성도 불투명합니다. 그런데도 판매점과 구매자가 많은 이유는 뭘까요?

 

[유광훈 변호사 : 단속을 안 하는 것뿐이죠. 불법이냐 합법이냐에 대해서 불법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지만 그 판결에 대해서 사실 아는 사람이 많지가 않고요. 지금 처벌받은 곳은 한 개 업체지만 이런 행위가 계속 반복된다면 다른 업체들도 일반 소비자들까지도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매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현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는 미국 복권방 영업에 대해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경찰에서는 미국 복권방이 불법이라고 판결날 경우 가맹점주와 구매자가 함께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복권이 인생 역전의 기회라는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죠. 아무리 당첨금이 큰 복권이라고 해도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혹시 모를 피해를 막기 위해 미국 복권 구매대행업체에 대한 정부의 감시 강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