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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의 두 얼굴

ˍ 202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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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 시장의 화두, 단연코 상장폐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장 폐지라고 하면 부정적인 게 가장 먼저 생각나죠? 그런데 이 상장폐지를 두고 희비가 엇갈리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증시에서 상장이 취소됐는데 마냥 부정적인 게 아니라고요?

 

오늘은 횡령 사건 이후 거래가 정지됐던 치과용 기기 제조 기업 오스템의 기업 심사 결과가 발표되죠. 그리고 내일은 상장 폐지 처분을 받았던 바이오기업 신라젠에 대한 최종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됩니다. 두 기업의 투자자만 약 20만 명. 코스닥 시장 시총 10위 권 안에 들 정도로 유망한 기업이었는데요.

 

최근 재무 상태가 불건전해 코스닥 시장에서 최종적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이 있습니다. 해당 기업은 기업 감사 전 최고가 1만 5,650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정리 매매 절차를 거치며 2월 15일 종가 기준 176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증시에서 강제로 퇴출되거나 퇴출 위기에 있는 기업이 있는 반면에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발표한 기업도 있습니다.

 

2016년에 상장했던 프랜차이즈 기업 맘스터치 입니다. 당시에 음식점 프랜차이즈 중 유일한 상장 기업이었다고요. 놀라운 점은 상장폐지가 예고되었음에도 기업의 주가는 상승했다는 겁니다. 상장폐지 발표 이후 주가는 18% 급등했습니다.

16일 종가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고요. 상장폐지는 안 좋은 건데 왜 주가가 오르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거래소의 결정에 따른 강제 상장 폐지가 아닌 기업이 원했던 상장폐지였기 때문에 급등세를 보였다는데요. 보통 상장폐지 이후 정리 매매 때는 주가가 하락합니다. 그러나 자진 상장 폐지는 공개 매수 절차를 거쳤기에 달랐던 거죠.

 

공개 매수란 상장 기업이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할 때 갖고 있어야 할 최소 지분 95%를 채우기 위해서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공개적으로 매수하는 걸 말합니다.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 주식이 필요했고 해당 기업에서는 6,200원에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회사는 이제 주식회사 안 할 테니까 투자자분들은 갖고 있는 주식 파세요, 우리가 6,200원에 사 줄게 이런 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업이 제시한 6,200원은 해당 기업의 최근 5년 치 주가 기중 역대 최고 가격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세 차익을 노리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기업이 매수하겠다고 밝힌 가격만큼 주가가 오른 것이죠. 

 

그런데 이런 한탕주의 투자자들이 상장 폐지를 앞둔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8년 경영구조 단순화를 위해 자진 상폐를 진행했던 유리 관련 기업 한국유리. 당시에도 주가가 20% 뛰었습니다.

2015년 9월에 상장폐지를 밝혔던 한 제지 기업은 상장폐지 발표 이후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당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투자자들은 어떻게 될까요?

 

해당 기업은 자진 상장폐지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처럼 정리매매를 거칠 필요는 없습니다. 해당 기업의 공개 매수가 진행되는 동안은 다른 주식과 동일하게 거래가 가능한데요. 만약 직접 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기업이 제시한 금액에 자진 소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5년 동안에 주가를 봤을 때 해당 기업의 주가가 이만큼 올랐던 적이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이득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큰 돈을 쓰면서까지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하는 이유, 바로 해당 기업의 대주주가 사모펀드이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기업들은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하는데요 해당 기업은 대주주가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사업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었던 것도 상장폐지의 이유로 꼽힙니다.

 

[홍춘욱 경영학 박사 : 사모펀드도 결국 자기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길 원하잖아요. 그 보상을 받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투자자들과의 마찰이 없는 형태로 M&A(인수합병) 하고 싶은 경우 다른 사람들한테 팔고 싶은 경우들이 존재할 거고요.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금으로 지급함으로써 투자 차익을, 성과를 누리고 싶겠죠. 그런데 자신이 그 회사의 지분을 다 가지고 있으면 배당금은 다 세금만 내고 나면 자기 거죠.]

 

기업도 투자자도 이득을 본다는 거죠. 상장폐지가 된다고 해서 모두에게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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