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큰손은 개인투자자?

최근 한 주식 종목 게시판에서 화제된 글이 하나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이혼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바로 주주총회였습니다. 주주총회가 개인 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다는 걸까요?

 

아내에겐 비밀로 하고 SM엔터테인먼트사의 주식을 보유 중이던 A 씨.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던 SM엔터사에서 집에 무작정 찾아와 위임장에 서명을 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또 본인 동의 없이 아내에게 주식 보유 사실을 안내한 탓에 주식 투자 자금이 들통났고 이혼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해당 게시판을 보면 예고 없이 찾아온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주주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런데 주주총회의 개최와 사측이 주주를 찾아가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나요?

 

[송교직 교수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 해당 기업의 케이스를 보니까 소액 주주의 지분이 70%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는 모 자산운용사가 기업 경영진이 내놓은 안건에 대해서 반대 의사를 밝혔어요. 그래서 경영진 입장에서는 소액 주주들의 위임장을 얻어서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서 자기들이 생각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거죠]

 

자산운용사에서는 해당 엔터사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에 대한 해명과 감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해당 엔터사는 현재 3월 31일에 주주총회를 열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흔한 건 아니지만 소액 주주들의 의결권이 필요해 집을 방문하는 것은 종종 있어 왔던 일이기는 합니다. 전화를 하거나 메일을 보내는 방법이 있는데도 집까지 찾아온 이유가 있다는데요. 기업이 확인할 수 있는 주주 명부에는 이름, 주소, 보유 주식 수만 안내되어 있기 때문이라고요.

 

[송교직 교수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 법적으로는 합법적인 거여서 그래서 이거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 또 증명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결국은 기관 투자자와 개인들이 주주총회에서 자기들의 의사를 통과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보편화되어야겠죠. 그런 면에서 저는 주주 행동주의가 좀 더 우리나라에서 보편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의 주식 시장에서도 소액 주주들이 행동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죠. 지난 2021년 7월 한 바이오 기업에서는 소액 주주들이 연합을 맺고 추천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에 열렸던 대형 전자 기업의 주주총회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를 올려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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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직까지도 소액 주주의 의견을 들으려하지 않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겁니다. 한 철강회사의 주주총회에서는 안건에 반대하는 소액 주주들이 주주총회 현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입구를 막기도 했습니다.

 

[철강회사 소액주주 : 일단은 제가 크게 투자를 했던 회사고 물적 분할을 하면 그게 일단 주가에는 악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니까 거기에 대해서 주주에 대한 보상책이나 이런 것들을 어떻게 제공을 할지 물어보고 싶어서 오전 8시 55분 정도에 제가 갔는데 이미 다 막고 있더라고요]

 

사측에서는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입장 제한이라고 밝혔지만 사전에 고지되지 않았던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행태가 사라지고 개인 투자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면 기관 투자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는데요.

 

[송교직 교수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다고 하더라도 개인 투자자들은 다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주주총회에서 반영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지분 5% 이상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가 두세 기관만 있다면 10~15%의 지분율을 확보하기가 쉽고 거기다가 개인들의 지분을 또는 위임장을 모아서 50% 이상 내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다면 당연히 개인투자자들의 의사를 반영하기가 쉬워지겠죠]

 

현재 국내 개인투자자는 약 1천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개인투자자들은 목소리를 내고 기업들은 적법한 절차를 지키는 게 국내 주식시장의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