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재계 4위 LG. 4대 회장이 구광모 씨에게 승계되며 대표적인 가족 기업으로 알려졌죠. 그런데 그동안 아무 문제 없었던 LG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75년 만에 상속재산 분쟁이 벌어진 것인데요. 가족 간 화합을 강조했던 기업에 내부 균열이 일어났습니다.
[이용환 변호사 : 선대 회장이 사망한 이후에 LG사의 전통인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서 장자에게 지분을 대부분 승계하고 나머지 유산을 승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재산을 나눠준 건데...]
[위정현 교수 /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 구본무 선대회장의 부인과 두 딸이 상속의 비율이 잘못됐다...]
선대 회장이 남긴 유산은 총 2조 원. 그중 LG의 주식은 11.28%인데요. 양아들 구 회장에게는 8.76%, 세 모녀에게는 2.52%가 상속됐습니다. 선대 회장이 별세하고 4년이 지난 지금 세 모녀는 어떤 점이 잘못됐다는 걸까요?
[이용환 변호사 : 세 모녀가 상속 분할이 무효라거나 또는 상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상속회복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입니다.]
상속분쟁에는 총 3가지 유형이 있는데요. 남아 있는 재산을 나누는 상속재산 분할심판 청구, 재산을 누군가에게 증여했을 때 그 재산 중 내 몫을 일부 반환받을 수 있는 유류분 반환 청구, 그리고 상속권을 침해받았을 때 다시 분배하는 상속 회복 청구가 있습니다.
[이용환 변호사 : 상속회복청구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거거든요. LG사의 상속 과정에서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했거든요. 통상적으로 대기업에서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할 때는 변호사들과 함께 서로 합의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런데 그걸 무효라고 한다면 굉장히 이례적인 것이죠.]
뇌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구본무 LG 회장은 향연 73세를 일기로 2018년 별세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별세로 유언장도 남기지 못했던 LG의 선대 회장. 기업의 전통에 따라 양아들이자 장자인 현 회장이 승계받은 거죠.
그런데 여기서 이견이 생겼습니다. 세 모녀 측은 유산분할 당시 유언장이 있는 줄 알고 합의했다는 건데요. 유언장이 없으므로 무효라는 겁니다.
[부광득 / 기업 상속 전문 변호사 : 유언장의 존재 여부나 이런 것 관련해서 이견이 있었다 그걸 쟁점화하는 거죠. 제가 했던 사건 중에는 유류분 청구도 하지 않는다고 합의를 한 사건이 있었는데 합의할 때 어떤 사정을 몰랐다고 하면서 유류분을 다시 청구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은 유류분을 인정했거든요. 합의를 했다고 해서 당연히 청구가 안 되는 건 아니고 충분히 분쟁을 할 수 있는 거죠.]
다른 두 유형과 달리 상속 회복 청구는 실제로 많이 일어나지 않는 소송인데요. 하지만 상속된 재산들을 다시 분배하라는 판례들이 드물지만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번 소송의 경우 의아한 점이 있다는데요.
[이용환 변호사 : 우리가 상속권을 침해받았을 때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있어요. 이 사건 같은 경우는 사망한 시점부터 거의 5년이 다 됐기 때문에 제척기간이 지났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일정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법정 기간인 제척 기간은 침해를 알게 된 날부터 3년,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주어지는데요. 구 회장과 세 모녀의 경우 2018년 11월에 상속재산에 대해 분할 협의를 했기 때문에 4년이 넘었으므로 3년의 제척 기간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는데요.
[부광득 기업 상속 전문 변호사 : 10년이 지난 건 아니고 3년이라고 하는 게 착오라든지 여러 가지 행위가 있던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다, 이런 정도의 구성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변호사들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 75년 만의 첫 상속 분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습니다. LG사에서 보내온 입장문을 보면 4년 전에 상속인 간 합의를 이미 했고 법적으로 끝난 일이라 경영권을 흔드려는 시도는 용인될 수 없을 거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이에 세 모녀 측에서는 아직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2018년에 함께 이미 합의를 했는데 세 모녀가 4년 만에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8년에 상속재산 분할합의를 작성했던 세 모녀와 부회장. 갑자기 왜 이러는 걸까요?
[부광득 / 기업 상속 전문 변호사 : 그냥 봤을 때 상속 균형이 많이 깨져 있잖아요. 내부적으로 다른 보상을 해주겠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 이행의 부분에서 조금 삐걱거리는 면이 있었거나...]
[이용환 변호사 : 의사소통은 서로 내용증명을 통해서 했는데 서로 간의 의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까 결국 소송으로 대응을 한 것 같습니다.]
재계에 따르면 작년 7월 세 모녀 측이 구 회장에서 상속재산을 다시 나누자며 내용증명서류를 보냈다는데요. 구 회장이 이를 거부하자 지난달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그런데 만약 세 모녀가 승소를 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용환 변호사 : 분할협의가 무효이기 때문에 새로운 분할협의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법정상속분대로 상속이 되는 거예요.]
법률에 의해 정해진 상속분대로 간다면 배당률에 따라 배분되는데요. 배우자가 1.5, 자녀는 1로 배당받게 됩니다.
[이용환 변호사 : 지분 구조가 바뀔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 실제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분이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서 이 모녀한테 이해관계가 있는 거겠죠.]
만약 세 모녀가 승소한다면 구 회장의 지분이 15.95%에서 9.71%로 세 모녀의 지분은 14.1%로 바뀌게 되는데요.
[위정현 교수 /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 예를 들어서 1대 주주가 바뀌잖아요 세 모녀가 결집하면. 예를 들면 계속 주총 때 부결하고 LG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되냐면 기관투자가들, 일반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이건 정말 복잡하게 되는 거예요. 구광모 회장 입장에서는 이건 쿠데타죠.]
그런데 이미 7,200억 원의 상속세를 거의 완납한 상황. 재산 상속이 다시 된다면 이미 낸 상속세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용환 변호사 :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는 정해져 있는 것이고요. 연대 납부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상속 지분이 변동됐다고 해서 납부한 상속세를 돌려달라고 할 수는 없고요. 먼저 많이 납부한 사람이 적게 납부한 사람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죠.]
재계 4위 기업의 첫 상속 분쟁으로 현재 LG사의 주식도 흔들리고 있는데요. 추후 결과에 대해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용환 변호사 : 유언장이 만약에 있다고 한다면 상속분할협의할 때 유언장을 내놓고 그걸 보면서 상속분할협의를 했을 것이고...]
[위정현 교수 /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 유언장에서 본인이 명확하게 의지를 보였다고 하면 되는데 일반적으로도 유언장이 없으면 분쟁으로 번지게 되어 있고...]
[부광득 / 기업 상속 전문 변호사 : 판결로 가는 것보다는 가능하면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맞지 않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돈 앞에 75년의 화합이 깨졌습니다. 남겨질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슬기로운 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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