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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에 나타나 죽은 딸의 유산을 챙긴 생모

ˍ 2020.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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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사망한 뒤에 28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상속권을 주장하면서 유산을 모조리 챙겨가는 일이 발생을 했습니다. 게다가 병원비를 비롯해서 장례식 비용을 토해내라며 딸을 돌봤던 가족들을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는데요. 평생 옆에 있었던 가족이 아닌 생모에게 이렇게 유산이 돌아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2일 고인이 세상을 떠나고 남아 있는 가족들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고인의 이복동생 : 작년 5월에 암 판정을 받았어요. 말기 암. 이미 전이가 다 된 상태였고 그때부터 항암 치료도 해 보고 이것저것 다 해 봤는데 갑작스럽게 언니가 2월에 하늘나라로 가게 됐어요.]

 

29살에 위암 선고를 받고 30세에 세상을 떠난 고인. 1년의 투병 기간 동안 언제나 곁을 지켜준 건 동생과 엄마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사실 계모와 이복동생이었는데요. 고인이 6살 때부터 20년 넘게 함께 지내온 실질적인 가족이었습니다.

생모는 고인이 갓난아기 때 아버지와 이혼해서 28년 동안 연락 한 번 없었는데요. 그 뒤로 아버지가 재혼을 해서 고인에게 이복동생이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6년 전 사망한 이후 생모는 고인의 유일한 상속인으로 남아서 유산을 모조리 챙겨갔다는데요.

 

[고인의 이복동생 : 다 생모가 가져갔죠. 언니 사망보험금 8천만 원, 퇴직금, 언니 적금도 제가 알기로 한 1,500 정도 되는 걸로 기억하고요. 총 1억 5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에도 결국 갑자기 나타난 생모가 상속 재산을 가져가게 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고인에게는 생면부지와도 같았던 생모가 모든 유산을 상속받은 것은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조혜정 변호사 : 상속은 피가 섞여야 일어납니다. 계모, 계부는 법상으로 보면 나의 엄마, 아빠가 아닌 거예요. 그냥 나의 아빠의 부인, 나의 엄마의 남편. 피가 안 섞였잖아요. 상속 안 일어나요. 우리나라에 보면 법정 상속 순위가 있거든요. 법정 상속 순위는 선순위자가 있으면 그 사람들이 다 가져가고 나머지 순위는 없어요, 무]

 

상속 순위는 관계에 따라 나눠지는데요. 고인의 경우 자녀와 배우자가 없어서 생모가 상속의 1순위가 됐고 이복동생은 생모에 밀려서 상속이 불가능한 상황.

생모는 고인의 퇴직금을 상속받은 것은 물론이고 사망보험금까지 가져갔습니다. 그렇다면 20년을 넘게 키우고 간병을 했던 계모에게는 어떠한 권리도 없는 걸까요. 해당 사건의 담당 변호사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장영설 변호사 : 그거를 처음에 가입하셨을 때 그냥 수익권자를 법정 상속인으로 해 놓으신 거예요. 돌아가신 분 입장에서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기억하고 있었던 엄마는 당연히 계모이고 모든 걸 다 관리해 줬고 나를 키워준 사람은 엄마니까 당연히 엄마한테 가겠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거죠.]

 

보험금은 상속 재산이 아닌 수익권자의 고유 재산입니다. 보험가입자가 수급자를 따로 지정할 수 있지만 지정하지 않고 사망한 경우에는 법정상속인에게 보험금이 가는 것인데요. 고인을 6살 때부터 양육했고 간병까지 했지만 생모에게간 재산에 대해서 어떤 권리도 주장할 수 없는 계모.

게다가 이런 계모에게 생모가 소송까지 걸었다고 합니다.

 

[고인의 이복동생 : 장례식 끝날 때까지 친모는 연락 한 통 없었어요. 언니 가고 나서 저희도 형편이 어려우니까 엄마가 가지고 있는 언니의 체크카드가 있었어요. 그 돈으로 장례비하고 병원 마지막 날까지 있던 입원비도 결제해야 하고 납골당도 해야 하고 납골함도 해야 하고 그런데 비용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 돈을 저희가 장례비용으로 결제를 했다고 그거에 대해서 생모가 소송을 걸었던 거죠.]

 

고인이 투병 생활을 시작하자 일을 그만두고 간병에 매달린 계모. 남편이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고인이 모아둔 돈으로 병원비를 해결한 점을 생모가 문제 삼은 것입니다.

 

[장영설 변호사 : 자기가 가져가야 할 상속재산에 대해서 그거를 부당이득으로 받아가야 되겠다고 부상이득 반환소송을 하신 것이 하나 있었고요. 그다음에 추가적으로는 생모 쪽에서 자기의 상속 재산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형사고소를 하신 게 있었었죠.]

 

입원비, 장례비로 썼던 5천여만 원까지 딸의 돈으로 썼다는 이유로 민사와 형사소송까지 건 생모. 함께했던 가족들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없는 것일까요.

 

[조혜정 변호사 : 현재 상태에서는 일단 본인이 알아서 유언이나 아니면 생전 증여를 하는 방법밖에 없고, 그런데 이러한 경우에도 상속권자였던 생모가 유류분을 받아갈 수 있는데 생모가 직계존속이잖아요. 3분의 1은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것밖에 없어요. 법을 고쳐야 하는 거예요, 현재로써는.

 

법적으로 상속할 재산을 최소 일정 비율 이상 보장하는 유류분. 따라서 양육하지 않았던 부모도 얼마든지 상속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0년에는 28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천안함 사건으로 숨진 장병의 보상금과 보험금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해 3억 원을 챙겼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 구하라 씨가 사망한 이후 20년 넘게 연락이 되지 않았던 생모가 연락이 와서 상속을 요구했었죠.

이에 구하라 씨의 이름을 딴 법안까지 발의가 됐는데요.

 

[서영교 국회의원(구하라법 발의) : 현행법상 5가지 정도의 상속을 받지 못하는 결격사유가 있는데요. 구하라법은 민법 1004조의 결격사유에 아이가 세상을 떠났을 경우에 아이를 양육하지 않은, 양육의 의무를 게을리한 사람에게 결격사유를 두는 것이교요. 지금 법사위에 올라가서 논의가 되고 있고요.]

 

 

현재 민법상으로는 피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상해를 입힌 경우 또는 유언에 대해서 사기, 강박을 가하거나 위조를 한 경우에만 상속을 받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겠다는 건데요. 바로 부양의 의무를 게을리한 상속권자 또한 제한을 두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부양을 게을리했다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는 상황. 이러한 논란으로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기도 했었죠. 전문가들은 기존의 상속자격 자체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조혜정 변호사 : 가족제도가 지금 너무 많이 변했는데 상속제도는 혈연에 기반해서만 지금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혈연에 기반하지 않은 가족도 상속에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국은 점진적으로라도 바꿔가야 하지 않느냐는 거예요.]

 

상속에 관한 문제가 끊이지 않은 가운데 상속 자체를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방안이나 유류분을 감축, 상실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족 형태가 다양해진 만큼 상속 또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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