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 받은 그것을 업체에 판매만 하면 수백, 수천만 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초기 비용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데요.
20년이 넘도록 이른바 나랏돈으로 부자 되는 법이라고 불리면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것. 사업자 등록만 있으면 누구든지 다 참여할 수 있는 로또입찰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여러 차례 낙찰을 받아보았다는 한 제보자를 만나보았습니다.
[제보자 : 수익률은 정상적으로 했을 때는 한 20% 정도는 수익률이 나는 것 같아요. 많으면 몇십억짜리도 나오고 보통 1~2억 정도는 기본적으로 나오더라고요. 당첨되면 로또맞았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어떻게 그런 일들이 가능한 건지 그것의 정체를 물어봤습니다. 그의 대답은 군수품 입찰이라고 합니다.

군대 유지와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물품은 물론 정부가 구매하는 물자는 대개 나라장터에서 공개적으로 입찰하는데요. 모종의 담합을 막기 위해서 추첨제로 해당자를 뽑기 때문에 사업자 등록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거죠.

야간 전투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야간투시경. 이 장비를 만들어서 납품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공급을 따낸 대박 신화의 주인공을 직접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간판은 조경&청소용역 입니다. 야간 투시경과 조경 청소 용역 업체는 얼핏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요.
이 업체에 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PD : 야간투시경을 공급하셨던 적이 있으신가요?]
[야간투시경을 공급한 청소 용역 업체 : 예, 맞아요. 왜요?]
[PD : 원래 뭐 하시는 업체이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야간투시경을 공급한 청소 용역 업체 : 뭐 좋은 쪽이에요, 나쁜 쪽이에요? 직감하기로는 나쁜 쪽으로 문의하시는 것 아니에요? 저희가 그것을 생산하지는 않아요. 판매하는 업체가 따로 있잖아요. 거기다가 저희가 의뢰하는 거죠.
[PD : 생산을 하지는 않는데 판매는 가능하다는 거예요?]
[야간투시경을 공급한 청소 용역 업체 : 그렇죠. 도소매업은 어느 것이든지 다 가능하니까. 등록만 해놓으면. 저희가 본업만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요, 업체가 소상공기업인데.]
그렇다면 지뢰 탐지기는 어떨까요. 비단 한 업체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주소지도 가정집으로 되어 있던 거죠.
[PD : 원래 그런 거를 취급하는 업체이신가요?]
[지뢰탐지기 공급한 인터넷 쇼핑몰업체 : 어차피 유통업하는 게 다 관련 기업이죠. 그게 관련법을 위반한다거나 뭐 그런 것은 아니라서.]
군수품과 전혀 관계가 없는 업체는 수두룩했습니다. 특수작전용 칼은 한 피부관리실이, 폭발물 탐지기는 한 부동산 중개소가 낙찰받았고 8천만 원 규모의 초음파탐상기는 마사지숍이 따는 식이었습니다.
[기획재정위원회 김경협 국회의원 : 실제로 이 분야의 물품에 대해 잘 모르는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해서 낙찰을 받다 보니까 중간 수수료를 떼고 제조업체에 넘기고 이렇게 되다 보면 실질적으로 제조하는 비용 자체는 엄청나게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바로 입찰 방식 때문. 군수품에 대해서 전혀 모르지만 무조건 신청해서 낙찰만 받으면 돈벌이가 된다는 말에 응찰했던 거죠.


그런데 문제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야간투시경을 공급한 청소 용역 업체 : 입찰 정보 회사가 있어요. 저희가 일일이 다 다니면서 시장 조사할 수는 없는 거고 수수료 받아가면서 자기들이 중개 역할을 해주는 거죠. 정보도 주고.]
이권이 얽힌사업에는 꼼수가 따르기 마련이죠. 이른바 복권으로 인식되는 입찰에 전문 업자도 활개를 치고 있다는 겁니다. 직접 중개업자를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군수품 입찰의 간편한 방식을 내세웠는데요.

[중개업체 관계자 : 공공기관 이런 데서 입찰을 하겠다고 공고를 내면 따로 돈 들어가는 것도 없고 사업자등록증만 있으시면 입찰에 참여가 가능하세요.]
무작위 추첨이기 때문에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당첨될 확률도 높다는 이야기. 의심스러운 대목도 있었습니다.
[중개업체 관계자 : 참여할 때 금액을 적어내야 해요. 그 금액을 적어야 하는데 산정하시기 어렵잖아요? 일일이 다 계산하고 하기 어려우니까 제가 편하게 가격을 선정하시라고 도움을 주고 있는 거예요.]
현행법상 불법인 대리입찰 소지가 있는 데다가 불필요한 예산마저 낭비되고 있다는 건데요. 결국 실제로 군수품을 만들어서 공급하는 업체는 응찰을 해도 낙찰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고 합니다.
[군용품 전문공급업체 대표 :처음에는 입찰 금액의 5% 정도면 됐기 때문에 그때는 저희도 그거는 인정을 해줬어요. 점점 퍼센티지가 커져서 20% 까지 올라간 거예요. 회사를 운영하다보니까 운영을 하려면 적정 마진이 생겨야 하는데 그게 안 생길 거고 그래도 덜 손해 나는 쪽으로 하다보니까 이게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죠.]
과연 누구를 위한 또 무엇을 위한 조달 시스템일까요? 전문가도 당국의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권혁중 경제평론가 : 종합 심사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만든 제도인데 이거를 또 악용하다보니까 사실 이런 문제가 생기거든요. 올바르짐 못한 저품질의 물건이 납품되다 보니까 당연히 못 쓰게 되고 그것은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이런 거는 굉장히 지양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기획재정위원회 김경협 국회의원 : 이런 전문 물품의 경우에는 입찰 자격 조건들을 제한을 좀 둘 필요도 있다, 이런 부분에서 입찰 자격 조건을 좀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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