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중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 두 배우가 있었다. 바로 조니 뎁과 앰버 허드이다. 2009년 영화 <럼 다이어리>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2015년 바하마에서 그림 같은 결혼식을 올리지만, 불과 1년 만에 이혼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2022년, 두 사람이 다시 맞닥드린 곳은 뜻밖에도 재판정이었다. 가정 폭력을 둘러싼 두 배우의 진실게임, 덩달아 만천하에 폭로된 사생활까지 전 세계 수십 만 명이 지켜본 싸움이었다.
2016년 5월, 앰버 허드가 조니 뎁를 상대로 이혼 소송과 동시에 접근 금지 명령을 신청했다는 기사가 보도된다. 그 이유는 조니 뎁의 가정 폭력 때문이었다. 앰버 허드의 증언에 따르면, 첫 번째 폭행은 2013년 조니 뎁의 과거 여자친구였던 위노나 라이더의 이름을 새겼던 문신에 대해 앰버 허드가 농담했다가 수차례 뺨을 맞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앰버 허드의 여동생 휘트니가 보는 앞에서도 막무가내로 앰버 허드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조니 뎁이 술이나 마약에 취할 때마다 폭행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연애부터 결혼까지 3년간, 14번에 걸쳐 조니 뎁으로부터 일방적인 가정 폭력에 시달려왔다는 앰버 허드의 주장이었다. 그녀는 그 근거로 직접 찍은 영상을 공개했는데, 영상을 보면 술에 취한 조니 뎁은 집안의 집기들을 부수며 난동을 피우고 있었다.
그러나 조니 뎁은 물건을 부순 적은 있어도 앰버를 때리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리고 주목도 낮은 조연 배우였던 앰버 허드가 영화 한 편당 1000억 원의 출연료를 받는 자신의 돈을 노리고 가정 폭력 피해자인 척 연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니뎁은 자신을 가정 폭력범이라고 기술한 영국의 더선지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까지 제기하지만 결과는 조니 뎁의 패소였다. 영국 법원은 앰버 허드가 주장한 14건의 가정 폭력 중 12건이 사실로 입증됐다며 소송을 기각하며 조니 뎁이 더 선 측에 63만 파운드를 배상하라고 판결한다. 뿐만 아니라 앰버 허드가 조니 뎁를 상대로 제기한 접근 금지 신청도 통과된 상황이었다. 결국 앰버 허드가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조니 뎁으로부터 700만 달러의 위자료를 받는 조건으로 이혼에 합의한다.
그런데 2022년 조니뎁이 반격을 한다. 조니 뎁이 앰버 허드를 상대로 5000만 달러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고, 여기에 앰버 허드가 1억 달러를 청구하는 맞소송으로 대응하며 그 첫 번째 재판이 열렸다. 심지어 재판의 전 과정이 인터넷에 생중계되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재판에서 조니 뎁은 오히려 자신이 가정 폭력의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2015년 앰버 허드가 조니 뎁를 향해 보드카 병을 던지는 바람에 손가락 뼈와 안쪽 살이 드러날 만큼 크게 다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앰버 허드는 그 상처는 조니 뎁이 스스로 전화기를 박살내며 부수다가 다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조니 뎁은 앰버 허드가 습관적으로 자신을 구타했다며 이를 증명하는 그녀의 음성 파일과 함께 자신의 멍든 얼굴 사진을 증거로 제출한다.
앰버 허드에 관한 폭로는 또 있었다. 바로 앰버 허드의 불륜이었다. 심지어 그 상대는 억만장자 기업인 일론 머스크였다. 조니 뎁에 따르면 결혼 한 달 후인 2015년 3월부터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앰버 허드가 일론 머스크를 집에 불러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며 그 증거로 앰버 허드와 일론 머스크가 스킨십하는 장면이 찍힌 CCTV를 공개한다.
그러나 앰버 허드는 조니 뎁과의 이혼 소송 중에 일론 머스크와 공개 연애를 시작했고, CCTV의 경우 공개 연애 당시 찍힌 걸 조니 뎁이 일부러 화면 속 시간표시 부분을 삭제해 마치 결혼 생활 중에 연애 한 것처럼 증거로 제출했다며, 조니 뎁과의 결혼 생활 중에는 일론 머스크와 만난 적이 없다고 증언한다.
조니 뎁은 또 앰버 허드가 충격적인 일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는데 2016년 앰버 허드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갔다는 조니 뎁은 다음날 관리인으로부터 침대 위에 대변이 놓인 혐오스러운 사진을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그러자 앰버 허드는 당시 키우던 강아지의 대변이라고 반박한다. 이전에도 배변 장애 때문에 자주 침대 위에 실수를 해왔다는 것. 반면 조니 뎁은 티컵 사이즈의 요크셔테리어인 강아지의 대변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밖에도 6주에 걸쳐 100시간이 넘는 동안 수십 명의 증인을 출석시키며 계속된 조니 뎁과 앰버 허드의 법정 공방에서 배심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
2022년 6월 1일, 미국에서 열린 명예훼손 재판의 마지막 날, 배심원들의 평결 결과가 발표된다.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조니 뎁의 손을 들었다. 앰버 허드가 조니 뎁의 명예를 훼손했으므로 1035만 달러의 합의금을 전달하라는 판결이었다. 이에 앰버 허드가 항소하지만, 2022년 12월, 앰버 허드가 조니 뎁에게 1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며, 두 사람의 길고 긴 진흙탕 싸움이 드디어 끝이 난다.
그런데 일각에서 배심원 제도의 특성상, 월등히 많은 팬을 가진 조니 뎁에게 유리한 재판이었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등 조니 뎁과 앰버 허드를 둘러싼 논란과 잡음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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