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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생빌라 인줄 모르고 입주하여 이행강제금 통지를 받은 입주민들

ˍ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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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쯤 꼭 이루고 싶은 내 집 마련의 꿈. 어렵게 마련한 집을 억울하게 철거해야 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만의 보금자리라 생각하며 몇년째 살고 있던 집이 다름 아닌 근린생활시설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 일반 주택임을 가장한 근생빌라입니다.

 

4살의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가정주부 A씨. 그녀는 결혼 후 줄곧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는데요. 넉넉치 않은 형편에 어렵게 마련한 집은 다른 주택과 다를 게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A씨는 구청으로부터 집을 원상복구시켜 놓으라는 통지서를 받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A씨가 살고 있는 집이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된 근생빌라였기 때문. 주택가 인근 주민들의 생활편의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뜻하는 근린생활시설. 입주민들은 하루 빨리 집 내부에 있는 보일러, 싱크대 등의 취사시설을 떼어내야 하는 상황인데요. 약속을 불이행할 경우 매년 수백 만원에 이르는 이행강제금을 내야 합니다. 건축물 대장을 확인해 보니 실제로 2층 부터 4층까지가 근린시설로 표기되어 있었는데요.

또 다른 지역의 입주민들도 철거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는데요.

이곳 역시 지하부터 3층까지가 근린생활시설로 표시돼 있었는데요.

최근 곳곳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이 근생빌라는 근린생활시설과 다세대주택이 결합한 곳으로 사무실 용도를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한 주택을 뜻합니다.

 

인근 부동산을 찾아가 근생빌라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부동산 관계자1 : (세대마다) 주차장을 다 못 만드니까 근생을 넣는 거예요. 세대 중 한 2층에 근생을 넣는다든지 그렇게 해 놓고 허가를 받으면 거기가 주택으로 개조되는 거예요.]

 

[부동산 관계자2 : 처음에 집을 찾으실 때 주택용이랑 근생이랑 가격이 달라요. 분양가나 매매가 자체가. 똑같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핸디캡이 있으니까 원천적으로 차이를 둬요.]

 

그렇다면 건축주는 왜 근린생활시설을 일반주택으로 개조한 것일까요. 일반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주차장 면적을 이용해 층을 더 높이 올릴 수 있는 근생빌라. 건축주에게는 경제적으로 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어떻게 이같은 사실을 모른 채 집을 얻을 수 있었던 걸까요.

 

[입주민 : 전혀 몰랐죠. 그걸로 인해서 구청과 문제가 생기거나 그랬던 적이 전혀 업었으니까.]

 

[입주민 : 주거해도 괜찮다, 사무실로 써도 된다, 이렇게 듣고 들어왔죠. 그래서 그렇게 크게 의심을 안했던 거고]

 

이곳에서는 공과금이 모두 주거용으로 나왔고 전입시고도 가능했고 중계업자 또한 일반 주택과 다를 바 없다고 했기 때문에 입주민들은 이런 상황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입주민 : 이곳을 사무실로 쓰는 사람이 자기 집 주소를 여기로 옮겨놓나요? 직장에 집 주소를 옮겨놓진 않잖아요. 여기가 정말 그런 현실이라면 동사무소에서 여기는 불법건축물이니 전입 신고를 받아주지 말라고 얘기를 했어야죠.]

 

그런데 해당 건물이 근생빌라라는 사실을 통지서를 받고서야 알았다는 입주민들.

 

[입주민 : 계약서를 읽어보니 근생이라는 단어가 있었어요. '근린생활시설이 뭐예요?' 그랬더니 부동산에서는 다른 거 없어요, 그냥 주택하고 똑같은 건데 재산세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나온다는 거예요.

 

[입주민 : 취득세 같은 경우도 분양사무소에서 먼저 얘기해요. 취득세도 여기는 원래 많이 나오니까 반을 더 내줄게요 하면서 사탕발림에 넘어간거지. 저는 그때 근생이라는 거에 대해서 전혀 몰랐어요.]

 

[인근 부동산업자 : 그걸 근생이라고만 설명하는데 근생의 문제점에 관해서는 설명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아요. 원래 근린생활시설로써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근데 이건 주거용으로 돼 있는 거다, 불법을 싹 털어내야 한다, 그런 설명을 해 줘야 하는데 설명 없이 근생이에요 이렇게 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그럼 소비자 같은 경우에는 그런 걸 잘 모르는 분들이 있어요. 그냥 여기 집이구나, 주택이구나 생각을 하시는데 주택이 아니란 말입니다.]

 

현재 입주민들은 불법건축물로 적발된 집을 다시 되팔수도 또다시 상가용에서 주거용으로 용도를 바꿀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입주민 : 12가구 중에서 6가구가 근생이라는 걸 몰랐어요. 그러면 우리, 용도 변경을 해 주시면 안 되겠냐고 그랬더니 이미 불법건축물로 걸린 거예요. 그래서 해 줄 수가 없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입주민 : 집을 원상복구 할 때까지 이행 강제금을 계속 부과하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엄동설한에 식구들이 길바닥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길을 걷는데 눈물밖에 안 나더라고요.]

 

[입주민 : 저 자신한테 정말 화도 나고 고액의 대출을 받아서 대출 이자도 갚아야 하는데 이행 강제금을 내라고 하면 나가라는 말밖에 안되잖아요.]

[행정 관계자 : 주민들이 말씀하시기를 잘 몰랐다, 모르고 계약을 했다고 하는데 저도 그걸 어느 정도 감안을 하기는 했어요. 그런데 꼭 모르고 사신 분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근생 빌라에 대해 알고 사신 분들도 계셔서 사실 모르고 산 것에 대한 증빙은 좀 힘들어요.  현행법상 법적인 문제가 지금 눈에 보이고 있고 그래서 저희가 조치를 나간 거고 대신에 법적으로 이행 강제금에 대한 감경 기준이라는 게 있어요. 저희가 그런 것들 최대한 따져서 적용해 드리고 있어요.]

 

그리고 여기 어느 날 갑자기 집을 철거하라는 통지서를 받은 또 다른 입주민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별 문제없어 보이는 평범한 집. 그런데 알고 보니 불법으로 확장된 베란다가 문제였습니다.

[입주민 : 원래 저는 근린생활시설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어서 근생은 피하고 다른 매물로 보여 달라고 항상 말을 하고 다녔는데 매입할 당시에는 사실상 이렇게 큰 문제인지는 몰랐는데 알아보니까 철거를 반드시 해야만 하는 문제더라고요.]

 

입주민을 따라 나가서 확인해 보니 확장된 공간이 확연히 눈에 띄었는데요. 기존 베란다 설계와는 다르게 불법으로 확 장돼 세탁기, 보일러 심지어 천장까지 모두 뜯어내야 하는 상황.

[입주민 : 그걸 없애버리게 되면 보일러실로 대부분 다 쓰고 있기 때문에 세탁기나 보일러가 겨울에는 동파가 될 수 있어서 사실상 사람이 살기 너무 어려운 집이 되어버리는 거죠.그런 이유로 사실 철거할 수 없는데 원칙적으로 자꾸 철거만 하라고 하고 있어요. 나라에서는.]

 

안타까운 사연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집 소유주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데요. 이행강제금 부과 예정인 상황에서 입주민들은 하루 빨리 불법건축물 양성화가 되기만을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인데요. 

 

[박재성 변호사 : 근린생활시설을 그대로 분양하는 것보다 취사 시설만 갖춰서 주택으로 팔면 건축주는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 같고요. 이 건축물이 근린생활시설로써 주거가 제한된다는 점은 계약의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신의 성실의 원칙상 인정되는 고지의 의무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사기죄로도 처벌이 가능하고요. 그리고 민사상 피해자는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인 등에게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등의 건물 관련 모든 서류들을 꼼꼼히 확인하고 이상이 없다는 확인서 등을 먼저 받고 계약 등을 진행하는 것이 패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개인의 이득을 위해 일반 주택의 탈을 쓰고 불법 개조되고 있는 근생빌라.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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