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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ˍ 202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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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규제해달라는 글이 올라와서 화제가 됐습니다. 외국인의 자금 출처에 대한 조사가 불투명하고 이로 인한 부동산 가격이 올라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정말로 외국인들의 투자가 쉬운 건지, 그 결과를 우리가 떠안고 있는 것인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국인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 사실일까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부동산 가격은 끝을 모르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외국인들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죠? 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토지 및 주택 매입 비율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2020년 기준 외국인들의 토지 보유 수를 보면 2011년에 비해 약 8만 5천 건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토지 보유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닙니다. 국내 건축물 구입 건수도 증가했는데요. 2019년 기준 약 1만 7천 건에서 2020년 약 2만 1천 건 정도로 1년 사이에 18.5%가 증가한 겁니다.

사실 이렇게 외국인들이 국내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중국인들이 제주도 땅을 사들이면서 제주도 부동산 가격 오른다,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환경 훼손된다, 이런 논란이 많이 제기됐었죠.

 

과거에 이어서 지금 또다시 논란이 된 이유, 과연 무엇일까요?

 

[권대중 교수/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 초기의 외국인 투자는 제주도에 무비자로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휴양지로써 투자가 시작되다가 최근에는 서울, 수도권 지역의 주택 가격 올라가면서 서울, 수도권까지도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면서 무주택자나 또는 기존 주택 구입자들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부동산을 매입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다 보니 최근에는 임대사업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집주인이 외국인인 사례는 약 1천 건으로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외국인들의 부동산 매입이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인이 국내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라는 얘기도 나온 거죠.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아파트, 빌라 등의 집합건물을 매수한 국적별 순위를 보면 중국인이 압도적인 건수로 1위를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입 건수 또한 4년 사이 약 70%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러면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부동산을 매입하는 이유가 뭘까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부분인데요. 국내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는 해도 여전히 외국의 대도시에 비하면 가격이 저렴한 것이 사실입니다. 거기다가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고착되다 보니까 시세 차익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그러다 보니 중국인들의 매수세가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이 정말 국내의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이은형 책임연구원/대한건설정책연구원 : 실제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타 국적의 외국인들보다 중국 국적의 분들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중국 분들이 국내의 고가 부동산을 취득한 사례들을 보게 되면 전체 부동산 거래에서 그런 류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국내 아파트나 빌라 등의 집합건물을 매수한 중국인은 전체 매수 건 중 0.4%에서 0.7%밖에 되지 않습니다. 매수세가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중국인들이 국내 부동산을 싹쓸이할 정도의 큰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외국인의 거래량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합니다.

 

[권대중 교수/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 외국인 부동산 거래 선수는 많지 않고 금액도 많지 않지만 그 거래된 사례가 최고가를 형성하게 되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긴다는 걸까요? 한 건의 거래라도 신고가를 경신하게 된다면 시장 전체적인 가격 지표가 오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택담보대출 등의 규제를 받는 것에 비해서 외국인들은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계속되는 논란에 금융위원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등의 규제는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동일하게 규제받으면 문제없는 거 아닐까요? 얼핏 들으면 문제가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요. 먼저 다른 나라의 사례를 한번 보겠습니다.

 

홍콩은 2015년부터 투자이민제도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투자이민제도는 일정 금액 이상을 부동산 등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인데요. 투자이민제도가 중단되면서 이제는 비영주권자가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하면 최득가격의 30%를 취등록세로 내야합니다.

 

호주는 2017년부터 외국인들이 주거용으로 주택을 취득할 때에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일부 국가 및 도시에서는 여러 조건을 들어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거죠.

 

[이은형 책임연구원/대한건설정책연구원 : 내국인의 경우에는 대출 규제나 1가구 1주택 이상에 따른 중과세를 엄격하게 적용받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같은 경우에는 대출 자체를 해외에서 실행해서 국내로 가져온 경우에는 이걸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1가구 1주택도 이분들이 가족관계를 명확하게 신고하지 않는다면 이런 부분들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가구별 주택수에 따라 과세되는데 외국인은 가족관계 확인이 어려워 문제가 될 수 있다고요. 전문가들은 현재로써는 외국인들이 국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이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런 매수세가 더해진다면 우려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고 얘기합니다.

 

[이은형 책임연구원/대한건설정책연구원 : 일부 해외 국가들에서는 개인의 토지 소유권 취득이 허용되지 않는 곳들이 많습니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부동산 가격만 지불을 한다면 부동산의 영구적인 소유권 취득이 가능합니다. 그런 배경 때문에 아무리 국내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이 똑같은 규제를 적용받는다고 하더라도 형평성 자체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권대중 교수/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 우리나라도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한다면 상대국과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같은 조건으로 거래를 이루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는 거주 조건을 만든다든지 또는 건물만 분양한다든지 이렇게 상대국과 관련된 규제가 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취득과 관련해 제기된 논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경기도는 허가 요건을 갖춰야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했는데요. 이후에 외국인의 주택 거래량이 약 39% 정도 감소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관련 규제가 미흡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관련 규제 마련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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