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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애니메이션 화재 사건의 범인이 불을 지른 이유는

ˍ 2021.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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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전 세계 유명인들이 깊은 애도를 표한 사건이 있었다.

현장은 화마에 휩싸인 지옥 그 자체였다.

 

애니메이션의 나라, 일본. 400개가 넘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교토 애니메이션은 특히 손에 꼽히는 곳이다.

1981년 설립 후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와의 협력 작업을 통해 이름을 알린 이곳.

이곳은 TV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를 직접 제작해 히트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한다.

그런데 2019년 7월. 교토시 후시미구에 위치한 교토 애니메이션 제1 스튜디오 건물에 화재가 발생한다. 1층에서 시작한 화재는 삽시간에 3층짜리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고 20시간 후에야 완전히 진화된다.

이 화재 사건으로 건물 안에 있던 74명 중 무려 36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35명은 큰 부상을 입는데 이는 1990년대 있었던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기록한 일본 종전 이후 발생한 최악의 화재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것일까.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첫째, 1층에서 3층까지 연결된 나선형의 계단이 굴뚝 역할을 해 화재 확산이 빨랐고.

둘째, 건물의 내장재가 전부 목재였기 때문에 화재의 진행이 가속화됐으며.

셋째, 일본의 경우 11층 이승 건물에만 스프링클러가 의무화돼 있어 3층인 이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기에 조기 진화가 불가능했다는 점.

넷째,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이 2, 3층에 위치해 대피할 장소는 옥상뿐이었는데 순식간에 올라온 검은 연기와 유독 가스로 옥상 문을 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대부분의 시신은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뒤엉킨 채 발견됐다. 36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간 교토 애니메이션 화재 사건. 그 최초의 불씨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평소 교토 애니메이션은 보안 카드가 없으면 출입이 불가능했지만 당시 TV 프로그램 촬영이 예정돼 있어 출입구가 임시 개방된 상태로 그날만은 누구나 쉽게 건물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것은 고의로 불을 낸 방화 사건이었다. 실제로 1층 로비에서 불에 타 녹은 플라스틱 양동이와 라이터가 발견됐다.

무엇보다도 범인이 방화를 저지른 직후 죽어라는 말을 외쳤다는 증언을 통해 교토 애니메이션과 직원들을 타깃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명백해진다. 그런데 교토 애니메이션 건물과 100m 떨어진 주택가에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된 한 남자.

놀랍게도 그는 피해자가 아닌 범인이었다. 41세 남성 아오바 신지. 자신도 방화 가정에서 몸이 불이 붙어 전신에 90%의 3도 화상을 입은 채 도주하다 체포된 그는 그 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데.

 

경찰 조사 결과, 교토에서 4시간 거리의 사이타마현에서 살던 그는 범행 3일 전 교토로 건너왔고. 미리 교토 애니메이션 건물 인근을 배회하며 현장 답사를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음이 밝혀진다.

그리고 체포 당시 그의 가방에서 칼과 망치 등의 흉기가 발견되는데, 이는 화재 당시 대피하려는 사람들을 추가로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그가 화상을 입으면서 추가 공격은 미수에 그친다.

 

그렇다면 아오바 신지는 왜 이토록 잔인한 범행을 저질렀을까. 범행 한 달 만에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한 그의 주장은 이러했다.

 

[그들이 내 소설을 훔쳤어요. 내 것을 표절했단 말이에요.]

 

표절. 교토 애니메이션은 매년 애니메이션의 원작이 되는 소설 공모전을 개최하는데 아오바 신지 역시 직접 쓴 소설을 응모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선되지 못했고 그 후 2018년, 교토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츠루네 카제마이고교 궁도부의 5화에서 자신의 소설과 같은 장면이 나오자 이에 분노한 그가 교토 애니메이션에 복수하기 위해 불을 질렀다는 것이다.

츠루네 카제마이고교 궁도부

하지만. 교토 애니메이션 측은 아오바의 응모작은 심사에 오를 수 있는 형식을 갖추지 못해 1차에서 탈락했을 뿐 아니라 해당 소설과 교토 애니메이션의 작품 사이에는 '학원물'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어떤 유사성도 찾을 수 없다면서 표절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뿐만 아니라. 아오바 신지가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외롭게 자랐으며 과거 편의점에서 강도 짓을 벌이는 등 두 건의 전과가 있고 최근에도 이웃 주민에게 괴성을 지르거나 폭언을 내뱉어 자주 마찰을 빚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표절 의혹은 거짓이라는 교토 애니메이션 측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2020년. 모든 치료를 마친 그는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으며. 사람들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남의 망상으로 인해 36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 사망자 대부분이 실력 있는 젊은 인재들인 데다 화재로 인해 교토 애니메이션의 역대 자료들마저 전부 소실돼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

2020년 교토 애니메이션은 방화 사건 이후 첫 작품인 바이올렛 에버가든을 발표 화마의 상처를 이겨내고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다음 주 열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영화제,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는 교토 애니메이션의 대표작 중 5편(케이온 더무비,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 목소리의 형태, 리즈와 파랑새, 극장판 프리 로드 투 더 월드 꿈 (Free! Road to the World - The Dream)) 을 상영하는 특별 프로그램 '메이드 by 쿄애니'를 기획. 그들을 응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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