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계실 텐데요. 정신을 각성시켜 학습 시간을 늘리는 건 물론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높여줄 수도 있다는 약. 이 약을 먹으면 공부를 잘해서 성적이 올라간다라는, 대체 어떤 약이길래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걸까요? 그 소문의 진상을 알아봤습니다.
일명 공부 잘하는 약, 실제 복용해 온 사람의 말에 따르면 효능은 그야말로 탁월하다고 합니다. 활력을 불어넣고 집중력을 높여주고 늘 산만했던 사람조차 새롭게 바꾸니 보고 있자면 놀라울 따름이라는데요. 때가 때인 만큼 수험생들에게 솔깃한 이 이 이야기, 시작은 바다 건너였습니다.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이게 공부 잘하는 약이라고 사실 좀 많이 알려져 있고 미국에서도 대학생의 10% 그리고 아이비리그에서는 20% 정도까지 사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소위 명문대 학생들이 먹는다고 해서 더욱 화제가 됐다는데요.
[정세영 교수 / 경희대학교 약학과 :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높여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의 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집중력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죠.]
이 각성제 성분인 염산 메틸페니데이트가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면 피로는 느끼지 못한 채 집중력이 높아지는데요.
이때 관건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입니다. 도파민과 집중력은 어떤 관계일까요?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도파민이라는 것은 어떤 목표가 있을 때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그런 부분이나 쾌락, 보상과 관련된 부분을 담당하는데요. 계획을 세우고 충동을 조절하고 집중력에 대한 것들을 원활하게 분배하는 그런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
도파민의 양이 줄어들지 않도록 각성제 성분이 도와주는 거네요.
[정세영 교수 / 경희대학교 약학과 : 이 약물은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는 작용이 있어서 그것으로 인해서 ADHD의 과잉행동을 제어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약물이거든요.]
약의 정체는 ADHD 치료제. 감소한 도파민의 균형을 되찾아주고 그를 통해 집중력의 기능을 회복하게 도와주는 것이 이 약물의 본래 용도인데요. 즉,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라는 사실. 그런데 문제는 처방전 없이 이루어지는 개인 간의 불법 거래입니다. 제작진은 판매자와 어렵게 접촉을 시작했는데요. 먼저 약의 출처부터 물었습니다.
[ 처방 받아서 먹으려고 했는데 안 먹을 것 같아서 그냥 파는 거예요. (처방 받는) 시기가 맞아야 파는데, 시기가 안 맞으면 팔지도 못해요. 연락이 좀 많이 왔어요 사려는 사람이 많아요.]
이 작은 통 안에 들어 있는 몇 알의 약. 매년 이맘때면 그 처방 횟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죠.
과연 소문처럼 ADHD 치료제는 평소 건강했던 학생들이 먹어도 학습 능률을 올려줄까요? 과연 이 작은 알약들이 안전성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집중력이 떨어진 원인이 ADHD 소아, 청소년이나 성인의 경우에는 도파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약으로 보충을 했을 때 도움이 될 수가 있는데, 부족하지 않은 ADHD가 아닌 분들은 이런 약을 복용했을 때 오히려 도파민이 과잉 활성이 될 수 있는 거죠 ]
[정세영 교수 / 경희대학교 약학과 : 중추신경계를 자극한다는 거는 카페인과 마찬가지로 집중력을 일시적으로 높여줄지 몰라도 집중력을 지속적으로 높여줄 수는 없습니다. ]
집중력 향상은 일시적인 효과일 뿐 오히려 치명적인 부작용을 우려하는 전문가. 대체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는 걸까요?
[정세영 교수 / 경희대학교 약학과 : 두통, 불안증, 불면증이 오게 되어 있어요 특히 심장이 안 좋은 청소년, 수험생이 사용을 하면 그러면 심근경색이나 돌연사가 일어날 수 있거든요.]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요.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ADHD인 사람에게는 분명히 도움이 될 수가 있는데, 정상인인 수험생의 경우 잘해야 한다는 긴장이나 압박 불안이나 수면 부족으로 인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ADHD약인 정신 자극제를 썼을 때 긴장, 초조, 수면부족 등이 더 심해지니까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집중력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걸까요?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조금 두근거리면서 깨는 효과? 그 정도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공부를 잘하기 위한 목적으로 썼을 때 ADHD가 아니라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
많은 연구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사람의 학습에는 ADHD 치료제가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여러 번 밝혀졌는데요. 약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좋은 성적을 얻어보겠다는 생각은 아무래도 접어야겠네요.
[김봉환 교수 /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 시간은 없지, 수능은 다가오지, 아이가 원하는 성적을 얻기는 어려울 것 같지, 혹시 시험 보는 날 마음의 안정이 안 돼서 알았던 것도 제대로 못 쓰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럴 때 누군가 "이 약을 먹으면 그런 걸 다 막을 수 있다"고 하면 솔깃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죠]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또 다른 이유는요?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각성 효과만 있을 수가 있는 거죠. 각성 효과만을 보기 위해 ADHD 약을 먹겠다? 그렇다면 그냥 카페인을 먹는 게 낫지 않을까요]
피로를 느끼지 않고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건 우리 몸에 흡수된 카페인이나 ADHD 치료제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약물의 오남용은 부작용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사실.
[김봉환 교수 /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 신경 전달 물질 중에 뭐가 부족하다, 과다하다, 그런데 이 약을 먹으면 부족한 게 늘어난다, 과다한 게 줄어든다, 이럴 때 쓰는 게 약물인데 멀쩡한 정상인에게 그런 약물을 쓰면 평형을 깨니까 오히려 수험생에게는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세영 교수 / 경희대학교 약학과 : 카페인을 먹으면 처음에는 잠도 안 오고 집중력도 좋아지고 할 텐데, 결국 잠을 못 자게 되잖아요. 계속 커피를 마시면 똑같은 겁니다.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놓으면 자꾸 뇌가 피로해지죠. 그러면 공부에 집중력이 생길 수가 없고 오히려 안 좋은 효과가 더 크게 올 겁니다. ]
공부 잘하게 해 주는 약은 아직 세상에 없습니다. 수상한 소문보다는 열심히 해 온 여러분의 노력을 믿어보는 게 어떨까요?
'항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빼빼로 데이 같은 각종 데이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까? (0) | 2021.11.16 |
---|---|
종합부동산세 폭탄 고지서 받게 되나? (0) | 2021.11.16 |
제로 슈거 콜라, 무설탕 음료가 오히려 살을 찌게 한다고? (2) | 2021.11.10 |
밈코인,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1) | 2021.11.09 |
가산금리를 조심해라. 그리고 금리인하요구권 (0) | 2021.11.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