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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노리는 위험한 고금리 댈입을 아시나요

ˍ 2021.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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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부 업자들이 10대 청소년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수고비 또는 지각비라는 친근한 단어를 사용하면서 고액의 이자를 챙기고 있다고 합니다.

 

터무니없는 고금리로 서민들을 빚더미로 몰아넣는 불법대부업체. 최근 이들이 청소년들에게 손을 뻗고 있다는데요. 한 남학생은 20만원을 빌리고 50만원으로 갚은 적도 있다고 말하는데요.

 

[돈 빌려준 업자가 학생증이랑 제 개인정보를 가져갔어요. 부모님 연락처까지 달라는 업자도 있고.]

 

SNS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불법소액대출. 일명 대리입금. 놀라운 건 주고객이 10대 미성년자라는 겁니다. 줄여서 댈입이라고 부르는 대리입금은 급전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돈을 입금해 준다는 뜻인데요.

실제로 여러 차례 대리입금으로 돈을 빌려봤다는 10대 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몇 학년이에요?] 


대리입금 경험자 / 15세 : 중학교 2학년이요]

 

[대리입금을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

 

[대리입금 경험자 / 15세 : SNS에 댈입(대리입금) 글을 올리더라고요. 그래서 돈 필요한데, 한번 빌려볼까]

 

[얼마 정도 돈을 빌린 거예요?]


[대리입금 경험자 / 15세 : 4만 원 정도]

 

 

정말 SNS에 대리입금을 검색하면 돈을 빌려준다는 광고글이 쏟아집니다. 거래되는 금액은 주로 10만 원 미만의 소액. 돈을 빌려주는 기간도 하루에서 일주일 정도로 짧습니다.

 

[대리입금 경험자 / 15세 : 수고비를 두둑하게 안 챙겨주면 메시지 안 읽고 돈 안 빌려준다고 그러고 지각비는 시간당 몇 천 원 이런 식이에요. 하루에 만 원 이런 식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지만 문제는 수고비라 불리는 이자. 그리고 지각비라는 명목의 연체료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겁니다.

 

대출 이자는 하루 기준 최소 30%. 만약 갚기로 약속한 시간을 넘기면 연체료가 시간당 늘어납니다. 

[대리입금 경험자 / 15세 : 주위에 대리입금 했다가 빚진 애들도 많거든요.]

 

[빚을 얼마나 졌는데요?]


[대리입금 경험자 / 15세 : 180만 원이요]

 

[또다른 대리입금 경험자 : 40만 원인가 50만 원이요]

 

 

대체 아이들이 이런 고금리 소액대출에 빠져드는 이유는 뭘까요.

 

[대리입금 경험자 / 15세 : 만 14세 이상이면 휴대전화기로 본인인증만 하면 계좌를 만들 수 있거든요. 1분도 안 돼서 만들 수 있어요, 계좌를. 카드도 신청되고. 통장 계좌로 돈을 받는 거예요]

 

[본인 계좌로 입금되는 거예요?]

 

[대리입금 경험자 / 15세 : 네]


[대리입금으로 돈을 빌리면, 주로 어떤 용도로 돈을 써요?]

 

[대리입금 경험자 / 15세 : 술 먹거나 담배 사거나 뭐 밥 먹으러 가거나 놀러 가거나..요즘 여자애들이 더 많이 해요. SNS 보니까 굿즈(아이돌 관련 물건)같은 거 사려고 대리입금 구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주 타깃은 여자 아이들이라는데요. 여학생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티켓이나 관련 상품을 사기 위해 서로 돈을 빌려주고 또 갚기도 한다는데요.

 

이미 10대들 사이 유행처럼 번져 있는 대리입금. 불법에 무방비로 노출돼있지만 아이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제작진은 어렵게 청소년들에게 소액대출을 해 주는 전문업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업자들이 암묵적인 규칙처럼 10만 원 미만의 소액만을 빌려주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는데요.

 

[대리입금 업자 : 예를 들어 애한테 9만 9천 원을 빌려줬어요. 그리고 “일주일 후에 16만 원으로 갚아” 했을 때
우리나라 법정 최고금리가 20%인데 훨씬 (금리를) 초과한 거잖아요. 그런데 빌려준 돈이 10만 원 미만이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이거예요. 그래서 10만원 이상은 돈을 안빌려주려고 하는거에요]

 

[업자들은 돈을 많이 벌어요?]


[대리입금 업자 : 돈 많이 벌죠. 한 달에 못 벌어도 500~600만 원

 

 

소액대출이 오히려 더 돈이 된다는 것. 돈을 빌려주기 전 학생의 개인정보를 요구해 받아내는 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 다고 합니다.

[대리입금 업자 : 학생증에 어디 학교인지 소속이 나와 있잖아요. 돈을 떼먹을 경우 그 학교에 전화하든지 대부분 부모한테 전화하든지 학생들한테 그런 압박감을 줘서 돈을 거의 받죠]

 

 

그렇다면 업자들이 남학생보다 여학생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것 역시 돈을 받아내기 위한 교묘한 수법 중 하나라는데요. 돈을 못 갚는 여학생에게는 입던 스타킹 이나 속옷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팔면 돈이 된다는 거죠.

 

[대리입금 업자 : 판매하고 다니는 업자들이 많아요, 진짜로 여학생 신던 스타킹, 속옷을 팔고 수익을 창출하는 거죠]

[대리입금 업자 :여학생한테 알몸을 찍어서 보내라는 업자들도 있고 그게 제일 큰 담보예요. "네가 돈을 안 갚아?” 그럼 알몸 사진을 주변 사람들에게 뿌리는 거죠. 알몸 사진이 다른 사람들에게 유포되면 안 되니까 어떻게든 갚아야지 이런 공포감 압박감을 주면서 돈을 뜯어내죠]

 

만약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성을 착취당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놓일 수 있는 불법 대리입금.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데요.

 

[박성현 / 변호사 : 청소년이다 보니까 충동적으로 대출을 받고 변제능력이 없어서 실제 변제를 다 하지 못했을 때
역으로 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부당한 성적 요구나 성적 착취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열린다는 거거든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범죄가 성립되거나 또는 만 13세 미만일 경우에는 비록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일반 형법상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나 강제 추행죄가 성립될 여지가 있습니다.]

 

 

얼마 전 불법대리입금업자 11명이 사법 경찰단에 적발돼 검찰에 송치했는데요. 피해 규모만 무려 7억 원 규모로 밝혀졌 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단속을 강화해야겠습니다.

 

[김영수 /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 : 현행 대부업법에 따르면 법정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은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저희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관은 온라인 모터링과 수사 강화를 통해서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수사해나갈 예정입니다.]

 

현행 이자제한법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법정 최고 이자율은 20%로 제한이 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금리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반환 청구가 가능한데 금융과 법률 지식이 부족한 10대 청소년들이 더 이상 이런 불법행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단속 또 강도 높은 제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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