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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로 범인을 잡는다, 법보행 분석

ˍ 2020.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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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가 최근에 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일한 단서는 CCTV뿐인데 얼굴을 확인할 수 없다면 과연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얼굴 없는 사건을 쫓는 결정적인 단서는?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흉기에 온몸이 찔린 60대 사업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피해자는 이미 사망한 뒤. 현장에서 즉사한 남성의 몸에는 흉기에 찔린 듯한 자상이 일곱 군데나 발견됐습니다.

 

 

인근 건물의 건설업체 사무실 사장이었던 피해자. 대체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당시 범행 현장에서 도주하는 듯한 남성이 찍힌 CCTV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처럼 작게 찍힌 용의자의 얼굴은 전혀 식별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요.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유유히 도망친 얼굴 없는 용의자. 미궁에 빠진 사건의 범인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당시에는 피해자의 비명 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한 분은 계셨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분은 나타나지 않았고요. 당시 사건이 벌어진 게 2014년 3월인데요. 당시 그 지역에서는 좀 비교적 좀 낙후된 동네였고 인근에서 신도시를 조성하고 있고 오피스텔 공사를 많이 하고 있었던 지역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수사 초기에 CCTV를 확보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피해자의 신체 자상으로 보이는 곳이 일곱 군데 이상 발견됐는데요. 그거로 봐서는 원한에 의한 범죄, 이 정도만 추정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결국 CCTV에 매달려서 수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CCTV상에서 아주 작게 점처럼 보이는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하철역 방향으로 도주하는 모습만 가지고 수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CCTV를 역추적해서 분석을 하던 중에 경찰 눈에 범인이 남긴 결정적인 단서가 들어오게 됩니다.

 

 

자전거를 타고 사건 현장 일대를 돌아다니는 수상한 남성이 있었는데요. 마치 CCTV 위치나 도주로를 파악하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일대 CCTV 120대 중 총 21대의 CCTV에 여러 날에 걸쳐 포착된 이 수상한 남성. 하지만 역시 모자를 쓰고 있는데다 CCTV의 화질이 좋지 않아서 얼굴을 식별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수상한 남성이 찍힌 CCTV를 역추적해서 용의자의 행적을 계속해서 쫓았습니다. 그러던 그때 사건 초기에는 보이지 않던 CCTV 속 범인이 남긴 결정적 시그널이 눈에 띄었습니다.

 

 

윤영필 법보행 분석 전문가: 용의자가 특이하게 내족지보행 이라고 해서 발의 걸음걸이가 안쪽을 향하는 걸음걸이였습니다.

 

 

대부분 성인 남성이 발 끝이 바깥을 향해서 걷는 데 반해 용의자는 발끝이 안쪽으로 향해서 걷는 소위 안장걸음이 특징었는데요. 성인 남성이 안짱걸음으로 걸을 확률은 0.2%,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윤영필 법보행 분석 전문가: 사건 당일 현장 주변에서 찍힌 CCTV 속 걸음걸이를 분석했을 때도 용의자의 걸음걸이가 양쪽 다 내족지보행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건 전과 후에 걸음걸이가 같다는 것에서 용의자가 동일 인물이라는 걸 확인을 했고 이것이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가 됐습니다. 

 

이처럼 사람마다 다른 걸음걸이의 특성을 분석해 범인을 특정해내는 과학 수사, 법보행 분석. 범인이 얼굴을 가리거나 옷을 갈아입어도 동일인 여부를 가려낼 수 있어서 하반신 몽타주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이던 사건을 해결한 결정적인 실마리가 됐습니다.  

 

법보행 분석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한 경찰. 현장 주변의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한 사실까지 포착했습니다. 금융 거래 기록을 추적해 신원을 확보한 후 검거에 성공한 용의자. 신분은 놀라게도 40대 중국 동포였는데요. 범인이 털어놓은 사건의 진실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피해자와 5년간 무려 11건의 소송으로 다툼을 벌이던 또 다른 건설업자 정 모 씨. 소송에서 진 후에 피해자가 5억 원을 날리고 재촉하자 앙심을 품은 정 모 씨가 중국 동포 김 모 씨에게 청구 살해를 의뢰합니다. 살인범은 완전 범죄를 꿈꾸며 치밀하게 범행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끈질긴 추적과 과학 수사 앞에 결국 진실은 밝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법보행 기법이 한국 경찰에 도입된 것이 역사가 길지는 않습니다. 6년 정도의 역사를 갖게 있는데 상당히 많은 강력 사건뿐만 아니고 얼굴을 가리고 증거를 없애는 소매치기 절도범, 다양한 사건의 현장에서 법보행 분석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법보행 기법이 모든 사건에 있어서 다 증거 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법보행 분석이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신뢰성 여부도 많이 검토가 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지문이나 DNA처럼 기존에 있는 증거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난 2015년 처음으로 법보행 분석이 법정에서 유죄 증거로 인정된 바가 있습니다. 

 

대구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는데요. 보험 살인 사건이었는데 유력한 용의자가 끝까지 범행을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재판에서 법보행 분석이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이 되어서 기소된 용의자한테 무기징역이 선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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