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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엔지니어링 상장 철회. 갑자기 왜?

ˍ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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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날에는 세뱃돈 대신 이것을 주는 집도 많았다고 합니다. 바로 주식입니다. 천 원, 만 원 이렇게 현금으로 주던 세뱃돈 풍경이 바뀐 건데요. 이렇게 나의 투자뿐 아니라 자녀들의 투자까지 관리하시던 분들이 주목해야 할 이슈가 있습니다.

 

2월 3일로 예고돼 있던 한 기업의 상장이 철회된 겁니다. 지난 27일에 상장했던 에너지 기업 LG 에너지솔루션(엔솔) 다들 기억하시죠? 그 기업의 뒤를 이어서 올해 상장할 대어급 공모주 청약으로 기대를 끌었던 건설기업이 있습니다. 현대 엔지니어링 인데요. 해당 기업 청약에는 1조 2천억 원의 증거금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 공모주로 평가받았는데요.

바로 오늘 2월 3일부터 공모주 청약에 들어갈 계획이었는데요. 지난 28일 해당 기업이 갑자기 상장 철회를 결정했습니다. 공모주 청약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우진 교수 /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 최근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에 있고 특히 건설 업종이 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그쪽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도 원인일 수 있고요. 결국 회사가 받고 싶은 가격이 있는데, 그 가격에 팔 수 없을 거라는 판단이 들기 때문에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공모 청약에 흥행한 기업들을 보면 보통 기관 투자자 경쟁률이 1,000에서 2,000:1을 웃도는데요. 최근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100: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대형 공모주 중 가장 부진했다고 평가받은 한 게임 기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크래프톤 인데요. 이 게임 기업의 경우 234: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기업의 상장 당일 시초가는 44만 8,500원으로 공모가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를 시작했는데요.

상장 당일 종가는 45만 4천 원, 시초가보다는 올랐지만 여전히 공모가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가 마감됐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업의 주가는 지난 27일 종가 기준 26만 4천 원입니다. 공모가 대비 40% 하락한 금액이죠. 그러다 보니 과거의 이런 사례를 봐서 무리하게 상장했다가 저평가받는 것보다는 상장을 철회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것, 해당 기업의 공모 수요 예측이 실패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있다는 겁니다. 바로 구주 매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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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 매출, 언뜻 들어도 낯선 단어인데요. 기업이 상장하기 이전에 주주들이 갖고 있던 주식을 상장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매도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해당 기업의 공모 구조는 구주 매출이 75%로 1,200만 주, 신주 모집이 25%로 400만 주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번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의 75%가 기존 주주들의 주머니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지난해 상장한 대형 공모주들은 구주가 아예 없거나 약 30% 정도입니다. 75%는 이례적인 거죠. 만약 공모가 상단 금액에 상장했다면 해당 기업의 대주주 2명이 5천억 원이 넘는 돈을 벌었을 거라고요. 구주 매출 비중이 높다 보니 기존의 주주들만 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쟁률이 저조했을 수 있다는 거죠.

 

해당 기업은 적절한 시기에 재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구주 매출 비중, 건설주 투자 심리 악화, 코스피 부진 등의 여러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기업이 단기간에 재상장을 추진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추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장 철회가 투자자에게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김우진 교수 /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 만약에 상장이 됐으면 공모주 청약을 했던 투자자들이 크게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수도 있을 텐데 이번에 공모가 철회됨으로써 아예 그런 약세가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는 차원에서 투자자들한테 오히려 도움이 되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되고요.]

 

앞으로 예정된 대형 공모주만 11개. 투자 전 기업의 실적과 공모 구조도 면밀히 따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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