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한국전쟁에 파병되어 여러 한국군의 목숨을 살려주고 엄청난 명의로 이름을 날린 캐나다 군의관 조셉 시르. 심장 가까이에 탄환이 박힌 한국군이 실려왔을 때 대규모 외과수술로 살려냈고 육지의 의료시설이 부족한 데 놀란 그는 곧바로 진료소를 차려 혼자 대수술을 해냈는데요. 이렇게 한국전쟁 중 활약을 떨친 그의 업적은 미국과 캐나다의 일간지에 대서특필됐고 명성을 떨치게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데요. 캐나다의 한 중령이 본국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전문을 받은 것.
[군의관 조셉 시르는 타인 명의 도용자라는 정보를 입수했음. 즉시 조사해서 보고하라.]
알고 보니 그는 캐나다에서 의사로 활동하고 있던 조셉 시르를 행세한 사기꾼. 그의 본명은 페르디난도 왈도 데마라. 그는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넘치고 기억력이 남달랐다는데요. 전문서적을 한 번만 읽어도 암기 완료. 이를 응용해서 직무를 척척 해냈다고 합니다.

데마라는 하버드대 심리학 박사라는 신분을 위조해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가짜 교수 노릇을 했다는데요. 학교 측은 이 같은 그의 행각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하고요. 자신과 친분이 있던 의사 조셉 시르의 학적 기록 전부를 위조해 캐나다 해군의 군의관으로 입대, 한국전쟁에 참전해 부상을 입은 한국 병사들의 목숨을 살려내서 유명해지자 신분을 위조당한 진짜 의사 조셉 시르가 나타나 신고를 하면서 덜미가 잡히고 만 겁니다.
결국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추방당한 데마라. 자기 경험담을 잡지사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떠돌아다니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의 신분 위조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미국 텍사스에서 길거리에 붙어 있는 교도소 직원 모집 광고를 본 그는 그동안 위조했던 신분들을 신원 보증인으로 적어 벤 존스라는 이름으로 이력서를 제출했고 놀랍게도 교도관 직에 합격합니다.
그렇게 손쉽게 교도관이 된 데마라. 교도관 사이에서도 존경받는 인물로 또 한 번 주목을 받게 되는데요. 그러자 다시 그의 정체가 탄로나게 됩니다. 한 수감자가 그의 과거가 실린 잡지를 보게 되면서 그의 과거가 신분 위조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결국 그의 교도관 생활은 수감자 생활로 바뀌고 말았는데요. 사기죄로 18개월간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신세가 된 거죠.
그는 훌륭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 어째서 정식 자격을 얻지 않고 신분을 위조하며 사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순전히 악당 근성 때문이지" 라고 대답을 했다고 하네요. 일단 그가 평생 동안 위조한 신분만 해도 교사, 학과장, 보안관, 강사, 박사, 해군, 군의관, 의사, 교도관, 기술자, 변호사, 항공사, 조종사 등이라고 하고요. 1967년 46살에 생전 처음으로 자신의 진짜 이름을 사용해 목사로 활동하며 신분 위조의 삶을 청산했다고 합니다.

그의 삶을 토대로 해서 만든 영화 The Great Impostor 라는 영화도 1961년에 나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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