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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나리에 기생충이 있을까?

ˍ 2022.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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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에 기생충이 있나?

봄에 난 미나리는 줄기가 실해서 아삭아삭 씹는 맛이 특히 일품이죠. 상큼한 향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미나리를 먹으면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는 소문, 과연 사실일까?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참 걱정인데요. 봄철 입맛을 돋우는 미나리 속에 정말 기생충이 숨어 있는 걸까?

 

기생충이 미나리에 붙어있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고 합니다. 

 

[김동찬 교수 / 송호대학교 임상병리학과 : 소, 염소를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잖아요. 간에 기생하는 기생충이 파시올라 헤파티카(Fasciola hepatica)라고 하는 간질충입니다]

 

간질이라는 기생충은 수로나 풀숲에 붙어 있다가 소와 양 등 초식동물에게 옮겨붙어 담도에 기생하는 흡충입니다.

 

[신소연 교수 / 가톨릭관동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 주로 동물들에게도 감염을 일으키고 있고 사람에게도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인수공통 감염병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축의 분변으로 배설된 기생충은 물달팽이를 거쳐서 또 다른 중간 숙주인 수생식물로 옮겨가죠. 그중에 하나가 바로 미나리인 셈입니다.

 

[김동찬 교수 / 송호대학교 임상병리학과 : 미나리가 물속에 살잖아요. 그런데 유충이 흘러가게 되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유충이 미나리에 딱 붙어 있습니다]

기생충에 감염되면?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벌레가 미나리에 붙어 있고 그 상태로 섭취하게 된다면 사람 역시 감염을 피할 수는 없을 텐데요. 자칫 잘못해서 감염이 된다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신소연 교수 / 가톨릭관동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 입으로 들어가서 소장 벽을 뚫고 들어가서 담도 쪽으로 가서 알을 많이 낳거나 성충이 되면 문제를 일으키게 되죠. 그렇게 되면 만성적으로 염증을 일으키거나, 아니면 그 안에 돌(담석)을 만들거나 그런 것이 생길 수 있죠]

 

주로 담낭에 기생하는 이 벌레는 각종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된다고요.

 

[박윤선 교수 / 가전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 간지럽고, 아프고, 열나고 이런 게 있을 수 있고 오랫동안 만성 염증을 일으키면서 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

요즘 미나리에는 기생충이 없다고

그러면 먹어도 되나 고민하게 되죠. 그래서 확인해 봤습니다. 미나리를 먹으면 기생충에 감염되는 게 맞나요?

 

[신소연 교수 / 가톨릭관동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미나리를 채취해서 검사해봤던 연구 결과들을 봤을 때에는 간질충 감염 자체가 높지는 않다.]

 

[김동찬 교수 / 송호대학교 임상병리학과 : 거의 없다고 봐야겠습니다. 제가 실제로 보지도 못했습니다. 33년간 근무하는 동안 거의 본 적이 없었어요]

 

화학비료 대신에 인분을 사용하고 지저분한 물도 아무 거리낌이 없이 사용했던 과거에는 미나리의 상태가 걱정할 만한 수준이었죠.

 

[박윤선 교수 /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 만약에 그 인분이 간흡충에 감염된 사람의 것이었다 그러면 그 안에 충란이 많을 거고 시냇물이나 하수구에 노출됐을 때 미나리가 거기에 있다, 그러면 전부 다 오염될 수 있겠죠]

 

하지만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기생충 박멸에 성공하게 됐습니다. 인분을 포기하고 토양을 관리하면서 실제로 감염률은 얼마나 줄었을까요? 국내 소의 간질 감염율은 1982년에는 41.4%, 1995년에는 22% 였는데 2015년에는 0.07% 였다고 합니다.

 

토양뿐만이 아닌데요. 사용하는 물도 많이 바뀌었다고요. 미나리 재배에 지하수 쓰고 있다고 합니다. 

 

[김동찬 교수 / 송호대학교 임상병리학과 : 지하수는 기생충에 오염될 일이 거의 없는 걸로 교과서에도 나와 있고요]

 

불안한 소비자를 위해서 농업기술센터에서 기생충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농가도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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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생충은 미나리에만 있는 게 아닐텐데요.

 

[신소연 교수 / 가톨릭관동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 샐러드 종류를 많이 드시거나 채소를 생식하는 과정에서 날로 먹으면 기생충 감염이 잘 생길 수 있어요. 기생중 종루가 다를 뿐이지]

 

기생충의 위험에 노출된 건 비단 미나리뿐만이 아닌데도 유독 미나리를 둘러싼 기생충 논란이 화두가 된 이유는 뭘까요?

 

[신호열 미나리 농장주 : 옛날에는 지저분한 물에서 키우기도 하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물이 여기에 지나가지 않을뿐더러 최대한 깨끗한 환경에서 키우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게 있을 수도 없거니와]

 

깨끗한 토양과 깨끗한 물로 키워낸 미나리는 흐르는 물에 세척만 해줘도 기생충 걱정이 없다는 겁니다.

약국 구충제 

사실 봄미나리가 명약이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죠. 그래도 여전히 불안한 분들 계실 텐데요. 그래서인지 요즘 이 소문이 화제입니다. 미나리에 기생충이 남아 있다고 해도 구충제만 복용하면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과연 구충제만 먹으면 뭘 먹어도 안전한 걸까? 구충제를 둘러싼 소문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 소문, 모르는 분이 없을 것 같은데요. 봄철 구충제를 먹어서 기생충을 죽이는 건 물론이고 혹시 모를 기생충 감염까지 예방한다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배현 약사 : 약국에서 봄철에 많이 찾기 때문에 주로 봄철에는 구충제를 판매대 위에 많이 올려놓긴 하는데요.그 어떤 약사도 구충제를 판매할 때 예방약이라고 판매하지는 않을 거예요]

 

[오인석 약사 : 예방이 아니라 우리 몸 어딘가에 존재할지 모르는 기생충들을 제거하자는 거지 그걸 먹음으로써 기생충으로 인한 질병에 안 걸린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구충제는 백신이 아니죠. 백신은 일정 기간 동안 몸을 보호해 주지만 구충제는 딱히 예방 효과는 없다는 겁니다.

 

[배현 약사 : 한번 혹은 두번 먹으면 올한해 끝,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먹고 난 다음에 구충제가 다 빠져나가고 나서 감염이 일어나면 그거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거예요. 다시 복용해야 하는 거죠]

 

무엇보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구충제로 모든 기생충을 없앨 수는 없다고요.

 

[오인석 약사 : 알벤다졸, 플루벤다졸 같은 일반 약국에서 구매하는 기생충약, 구충제로는 효과가 없어요]

 

소위 간질충이라고 불리는 미나리 속의 기생충과 민물고기에서 볼 수 있는 간흡충 등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 말 그대로 구충제는 기생충을 죽이는 목적으로 사용해야지 예방 효과를 기대하고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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