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되면 로또라는 무순위 청약 아파트 줍줍, 이것의 뜻은 무엇일까

최근 무려 2133:1의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 청약이 화제가 됐습니다. 이런 높은 경쟁률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높은 경쟁률, 당첨되면 로또라는 이것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의 첫 걸음, 아파트 청약.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추첨에서 당첨되거나 가점제에서 경쟁를 뚫기 위해 청약 가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죠. 그런데 지난 3월 청약이 진행됐던 강북의 아파트 칸타빌 수유팰리스. 분양 가구 216 가구중 198가구, 약 92%가 계약을 포기했습니다.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면 10년간 재당첨 제한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원철 교수 /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 금리가 계속 올라가게 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라가고 이자도 올라가니까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야 될 시점인가 이거를 굉장히 고민을 하는 거죠. 그리고 분양가가 9억 원이 넘는 경우에 중도금 대출이 안 되거든요. 그걸 몰랐다가 나중에 청약 당첨이 됐는데 도저히 중도금 대출 없이는 계약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 계약을 포기하는 거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아파트 계약 포기. 그런데 최근 많이 늘었다고요. 올해 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대비 약 47%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 과천 원문동의 ‘과천위버필드’의 경우 단 4가구 모집에 8,500명이 몰렸습니다. 무려 2133:1의 경쟁률이 나온 거죠.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몰린 걸까요? 바로 4년 전 분양 가격으로 이번에 분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4년 전 10억 정도 했던 분양 가격이 지금은 시세가 20억에서 23억 정도가 되어 있습니다. 분양받은 것만으로도 거의 10억 정도 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 거죠.

 

그렇다면 4년 전에 분양이 끝난 아파트가 왜 지금에서야 다시 분양된 걸까요? 이른바 아파트 줍줍, 바로 무순위 청약입니다. 일반적인 아파트 분양은 지어지기 전에 청약을 통해 이루어지고 입주자들은 주택이 완공되는 기간 동안 아파트값을 분할해서 내게 되죠. 하지만 분양에서 당첨된 후 계약을 포기하거나 청약 자격에 문제가 생겨 주인을 잃어버린 물량이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나온 무순위 청약은 만 19세 이상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한데요.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말 그대로 순위도 따지지 않는 것입니다. 로또를 노릴 수 있는 무순위 청약은 아래 표와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후 접수는 당첨이 됐지만 계약 포기 등으로 계약되지 않은 미분양 물량입니다. 계약 취소 후 주택 재공급은 계약됐으나 불법 점매 등의 부적격으로 계약이 취소된 물량입니다.

 

최근 이슈가 됐던 과천의 아파트 무순위 청약 역시 계약 취소 주택 재공급에 해당하는데요. 이렇게 높은 시세와 수요에도 불구하고 당시 분양가에 분양하는 이유는 뭘까요? 업체가 주택을 취득하는 데 들어간 비용과 재공급 분양에 따른 부대비용만 받도록 규정돼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상 당초 분양가에 이자를 얹은 정도에 다시 나오는 거죠.

반응형

비교적 자격에 제한이 없다는 장점에 청약 가점을 챙기기 어려운 2030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언뜻 생각하면 정말 로또나 다름없지만 무작정 청약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무순위 청약 당첨자는 짧은 기간 내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부해야 되는데요. 하지만 DSR 등 대출에 제한이 있을 수 있어 미리 자금 계획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전매제한 역시 따져봐야 하는데 투기를 막기 위해 당첨 후 소유권 이전 등기 전까지는 되팔 수 없다는 점도 체크해야 합니다.

 

그리고 재당첨 금지 규제가 있다는 것도 명심하셔야 합니다. 줍줍에 당첨되면 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 청약과 같은 재당첨 제한을 적용받게 됩니다. 제한 기간은 투기 과열지구 10년, 조정 대상 지역은 7년이라고요.

 

부동산에 줍줍, 로또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면 더 이상 로또가 아니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 공급이 늘어난다면 수익은 줄어든다는 의미일 수 있죠. 로또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꼼꼼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