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민들을 혼란에 빠뜨린 생물체. 서울 수도권 일대에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집 밖을 나서는 현관부터 검은색 벌레들로 가득한 상황. 바닥에 떨어진 사체를 손바닥에 모으면 아래와 같이 수백마리가 죽어있는데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쌓여가는 벌레의 사체들 때문에 시민들은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죽어 있는 것만 모아봐도 개체수가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이들이 살아있는 것을 보면 암수 한 쌍이 양끝에 배를 붙이고 짝짓기를 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위와 같이 붙어있는 모습 때문에 일명 '러브버그', '사랑벌레'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서울, 수도권 곳곳에서 떼로 발견되는 일명 러브버그. 이동 속도는 느리지만 날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은평구 전 지역으로 확산 중에 있다고 합니다. 아래는 은평구 역촌동의 길가를 찍은 것인데 길에 사랑벌레의 사체가 수백마리 모여있습니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은평구 뿐만 아니라 연신내, 경기도 향동, 고양시 원흥동까지 러브벌레가 있다고 합니다. 경기도와 서울시의 경계에 위치한 봉산에서도 하늘을 떼지어 날아다니는 러브버그가 발견됩니다. 그래서 은평구에서는 아래와 같이 긴급 방역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러브버그로 인해 음식점 상인들도 장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문을 열어놓으면 벌레들이 그새 가게 안으로 들어와 싱크대 혹은 음식물에도 들어갈 수 있어 영업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과연 이 벌레의 진짜 정식 이름은 무엇일까요? 곤충생태연구소의 한영식 소장은 이 벌레는 파리 종류이고, 파리 중에 '털파리과'에 속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 유입된 외래종이 아니라 국내에서 서식하던 종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곤충도감 책에 실린 '검털파리'의 사진으로, 러브버그와는 조금 다르지만 '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이라고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 폭증한 러브버그의 정확한 이름은 '계피우단털파리' 라고 합니다. 아래 사진이 계피우단털파리 암수가 붙어있는 모습인데요. 어느쪽이 암컷이고 수컷인지 구별하실 수 있나요? 왼쪽의 몸집이 작은데 눈이 큰 것이 수컷이고, 오른쪽의 몸집이 크고 머리가 뾰족한 것이 암컷입니다.
계피우단털파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의 나무위키의 해당항목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계피우단털파리는 다행히 농사에 해를 주는 작물 해충도 아니고, 산림에 해를 주는 수목 해충도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자연에 도움이 되는 벌레라고 합니다. 성충은 별 도움이 안되지만, 털파리의 애벌레들이 낙엽층 같은 곳에 서식하면서 유기물들을 먹고 분해시켜서 좋은 토양을 만드는 역할을 해준다고 합니다. 생태계의 순환에 도움이 되는 것이죠. 아래 사진이 바로 털파리의 애벌레인데요.
위의 털파리 애벌레 사진을 보시면 털이 나있죠? 그래서 털파리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습도가 높으면 털파리 애벌레들이 서식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매년 여름이면 당연히 습도가 높아지는데 왜 유독 올해에 계피우단털파리가 폭증한 것일까요? 그 이유는 2020년경 은평구가 대벌레 때문에 대벌레를 퇴치하기 위해서 약을 봉산 전체에 엄청나게 뿌렸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이 당시 출몰한 대벌레의 모습입니다.
대벌레가 대규모로 나타났을 때 뿌린 살충제가 털파리의 천적이 되는 곤충까지 모조리 죽이게 되면서 생태계에 변화가 생겨 털파리가 폭증하게 되었다는 추측입니다. 따라서 벌레가 폭증한다고 해서 함부로 방역을 하게되면 생태계 축이 무너지면서 또다른 벌레가 대발생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약을 친다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고, 약을 치더라도 얼마나 칠 것인지 세부적인 논의를 거쳐서 전체 생태계의 생물들이 살 수 있는 방식으로 가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런 사태가 주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환경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리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눈앞의 빠른 대처도 중요하지만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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