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에 위험물질
해가 쨍쨍한 여름날이면 부채질을 하면서 폭염과의 사투를 펼치죠. 또 사람들은 양말을 신지 않은 채로 맨발과 '슬리퍼'만으로 거리를 거닐기도 하고요. 그런데 여름철 사람들이 애용하는 슬리퍼에 '이것'이 허용치보다 445배나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올해 한국소비자원은 슬리퍼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합성 가죽 슬리퍼 10개 중에 8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납, 그리고 카드뮴이 허용 기준 이상으로 검출이 됐다고 발표한 것인데요.
프탈레이트 가소재 기준치의 445배, 납 기준치의 11.5배. 특히 한 어린이용 슬리퍼에서는 기준치의 373배나 검출된 건데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말랑하게 만드는 물질로 몸 내부를 교란시키기도 합니다.
[함승헌 교수 /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간이나 신장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이용 슬리퍼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373배가 넘게 초과됐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학교에서 많이 신는 슬리퍼, 유명한 캐릭터 제품에서도 검출됐는데요. 프탈레이트, 납 등 이름도 생소한 유해물질들은 어떻게 우리 인체에 들어와서 악영향을 끼치는 걸까요?
유해물질이 인체에 침투하는 경로는 세 가지. 첫 번째는 호흡기를 통해서 유해물질을 흡입했을 때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입으로 흡입했을 때인데요. 다행히 프탈레이트는 몸에 쌓이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또 피부 조직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죠. 하지만 슬리퍼를 맨발로 신는다고 무조건 감염되는 건 아니라고요.
[함승헌 교수 /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같은 경우에는 주로 인체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 바로 섭취입니다. 그래서 먹어야 된다는 뜻인데요. 어린이용 슬리퍼에 만약에 들어있는데 어린이가 그것을 입으로 빤다고 했을 때는 노출이 될 수 있겠죠.]
[박석순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 그리고 또 이제 피부 접촉인데 결국은 이게 혈액 속으로 들어가느냐의 문제예요. 상처가 나거나 하면 훨씬 더 우리 몸에 쉽게 들어가죠.]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에 발암물질
슬리퍼 속 물질과는 다르게 호흡을 통해 코로 전파되는 발암물질도 있다고요. 그 발암물질이 있는 제품을 받은 한 주부.
[주부 : 처음에 받았을 때도 약간 오징어 냄새 같은 게 나서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마침 인터넷에 뉴스가 나오더라고요.]
오징어 냄새나는 발암물질? 정체는 뭘까. 그 오징어 냄새는 프랜차이즈 카페 스타벅스에서 받은 증정용 여행용 가방에서 났다고 하는데요. 주부는 이 가방 받으려고 음료를 17잔이나 먹었는데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한 연구원이 가방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논란.
가방 외피에서는 킬로그램당 459mg, 내피에서는 244mg이 검출되었다고합니다. 위험한 수치일까요?
[함승헌 교수 /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과 : 포름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입니다. 흡입을 했을 때 호흡기계의 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이라 할지라도 조금이라도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고요.]
포름알데히드는 장기간 노출될 경우 암이나 백혈병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해당 가방이 유해물질 안전기준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게 스타벅스 측의 입장인데요. 인체 접촉면적이 적은 가방은 유해물질이 포함되어도 실제로 위법이 아니었죠.
[허경옥 교수 /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생활문화산업과 : 유해 물질을 소비자들이 발견하기가 일단은 쉽지 않습니다. 꼭 행정이 아니더라도 사업자 스스로가 혹시 소비자들의 안전에 문제가 있을까 하는 어떤 철저한 대비 내지는 안전 경영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시중에 유해한 제품들이 계속 유통되는 이유는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요.
[박석순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 지금 문제가 뭔가 하면 우리나라는 말입니다. 네거티브 시스템이라 해서 이러이러한 물질은 사용하지 말아라, 나머지는 알아서 하다가 잘못되면 기업체 보고 책임져라, 그런데 유럽이나 미국은 포지티브 시스템이라고 해서 이러이러한 물질은 써라, 나머지는 못 쓰게 합니다. 국가에서 모든 화학물질을 다 조사해서 거기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어야 되는데 지금 그것이 잘 안 되니까 아직도 우리나라는 지금 네거티브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거죠.]
유해물질 관리의 한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있는 생활용품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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