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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남자가 사람을 칼로 9번이나 찌른 범죄자라니

ˍ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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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에 거주하는 평범한 가장이자 수리공으로 일하던 57세의 데이비드 베넷.

데이비드 베넷

크고 작은 심장병으로 투병을 반복하던 그는 2021년 끝내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고, 유일한 희망은 심장이식뿐이었다.

 

미국에서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1년에 약 7500명. 하지만 간이나 신장 등 다른 장기와 달리 뇌사자로부터 직접 심장을 기증받아야 하기에 정작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데이비드의 경우 정상적인 심장이식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병원측에서 그에게 제안을 한다. 우리 병원에서 '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실험을 할 환자를 구하고 있는데, 지원할 생각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실 부족한 인간의 장기를 대체하기 위해 동물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1963년부터 12명의 만성 신부전 환자가 침팬지의 신장을 이식받았고,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심장 질환을 갖고 태어난 스테파니라는 신생아가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받기도 했다.

스테파니

하지만 침팬지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들은 최대 9개월을 넘기지 못했고, 1984년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받은 아기는 21일 만에 사망하는 등 동물의 장기 안에 있는 바이러스 반응이나 인체의 면역 거부 반응 때문에 생존 기간은 길지 않았다.

 

반면 돼지는 성인의 심장 크기와 비슷한 데다 유전자 조작을 거쳐 인체 거부 반응을 최소화했기에 희박하지만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게 본인이 자원해 돼지 심장을 이식받게 된 데이비드. 살아 있는 사람에게 돼지의 심장을 통째로 이식하는 것은 전 세계 최초로 2022년 1월 7일 세기의 수술이 시작된다. 수술은 메릴랜드 대학병원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의 집도하에 7시간 만에 끝났다.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

놀랍게도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가장 우려했던 면역 거부 반응 없이 데이비드의 몸에서 돼지의 심장이 힘차게 뛰었던 것이다.

 

세계 최초의 돼지 심장 이식 수술 성공 소식. 언론은 장기 이식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열렸다며 떠들썩했고. 인류의 의학 발전에 기여한 데이비드에게도 격려와 축하의 인사가 쏟아진다.

 

그런데 뜻밖에도 데이비드가 새 생명을 얻은 것에 분노하는 사람이 있었다. 레슬리 슈메이커다우니라는 여성은 본인의 SNS를 통해 뜻밖의 진실을 털어놨다.

레슬리 슈메이커다우니

[레슬리 슈메이커다우니 : 데이비드 때문에 우리 가정은 완전히 망가졌다. 데이비드 베넷은 내 동생을 칼로 7번이나 찔러 전신마비에 이르게 한 사람이다. 그 사고 때문에 19년이 지나 내 동생이 죽었다.]

 

데이비드가 자신의 동생을 죽인 살인자라는 레슬리. 레슬리의 동생 에드워드는 데이비드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었는데, 그들이 23살 때인 1988년. 아내가 에드워드의 무릎에 앉아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데이비드. 격분한 데이비드는 에드워드를 공격했고. 복부, 가슴, 척추 등 무려 9군데를 흉기로 찔렀다.

 

이 사건으로 결국 에드워드는 전신마비 판정을 받게 됐다. 데이비드는 폭행 및 무기 소지죄로 1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6년 만에 모범수로 출소했으며 게다가 에드워드 가족들이 낸 피해 보상 소송 결과 피해자에게 340만 달러, 우리 돈 44억 원을 지불해야 했지만, 그조차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채 잠적했다.  그리고 이후 새로운 곳에서 과거를 숨기고 가정을 꾸리며 평범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데이비드 베넷

반면 그날의 사건으로 전신마비가 되어 19년 동안 휠체어 생활을 해야 했던 에드워드. 그는 욕창, 패혈증 등으로 평생 고통에 시달리다 41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에드워드

이처럼 한 청년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가족들을 고통스럽게 한 흉악한 범죄자가 오히려 죽음의 문턱에서 운 좋게 새 생명을 얻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 이에 데이비드를 이식 수술 대상자로 결정한 의료진들에게도 윤리적 책임을 묻는 여론이 생긴다.

 

그러나 데이비드를 수술한 의사는 범죄자에게 장기를 이식하는 걸 막는 법안은 없다며 장기 이식 우선 순위 역시 환자의 개인사가 아닌 수술의 필요성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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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수술 2개월 만에 데이비드가 사망한다. 면역 거부 반응도 전혀 없었던 데다 심장도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했기에 의료진 역시 갑작스러운 그의 사망에 의문을 표했는데,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돼지에게 폐렴을 유발하는 '사이토메갈로 바이러스'였다.

 

돼지의 심장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데이비드의 혈관으로 침입, 전신 염증을 일으켰던 것으로 이는 의료진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렇게 세계를 놀라게 한 돼지 심장은 결국 2개월 만에 영원히 멈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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