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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동화가 아니라 성냥 공장에서 노동착취를 당했던 소녀들의 비참한 실태를 고발한 것이다.

ˍ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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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의 위독성

덴마크가 낳은 세계 최대의 동화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인어공주, 미운 오리 새끼, 벗거벗은 임금님 등이 그의 대표 작품으로, 특히 1845년에 발표한 <성냥팔이 소녀>는 한겨울 길거리에서 성냥을 팔던 소녀가 사람들의 외면 속에 끝내 숨진다는 비극적 내용을 담고 있는데, 19세기 안데르센이 살던 시기 유럽에서는 거리에서 성냥을 파는 소녀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당시 여자 아이들이 가장 많이 일하던 곳은 바로 성냥 공장. 공장에서 임금 대신 성냥만 받고 쫓겨나는 경우가 많았기에 소녀들은 성냥을 팔아 돈을 마련해야 했다. 

 

당시 소녀들이 주로 하던 일은 작은 나무 막대기 끝에 백린을 바르는 거였는데 백린은 피부에 닿으면 심한 화상을 유발하고 연기를 많이 흡입하면 뼈 조직이 괴사,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맹독성 물질로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 백린탄 역시 백린으로 만든 것인데, 성냥 공장의 소녀들도 백린에 노출된 얼굴 뼈 조직이 괴사하거나 얼굴 전체가 흉측하게 녹아내리다 결국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당시 성냥 공장 측에서는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백린 중독의 전조 증세가 보이면 바로 해고한 뒤 그 목숨값으로 성냥을 쥐어줬던 것이다. 실제 2014년 영국 성냥 공장터에서 백린 중독으로 사망한 아동의 유골이 발견돼 공장 측에서 시신을 암매장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안데르센 역시 1816년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공장에서 일해야 했기에 이런 소녀들의 잔혹한 현실을 알리고자 성냥팔이 소녀를 썼다는 의견도 있으며 주인공이 성냥을 하나씩 켤 때마다 봤던 행복한 순간들 또한 백린으로 인한 환각 증세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노동 착취에 고통받던 19세기의 아이들

그런데 당시 어린이들의 현실은 이보다 더욱 끔찍했다. 19세기 유럽과 미국 가정의 평균 자녀 수는 7명. 부모들의 월급으로는 생계 유지가 어려웠기에 전 세계 7세 미만의 어린이 수백만 명이 학교가 아닌 공장으로 내몰렸고 아동 노동 착취 또한 당연하게 여겨졌다. 아이들은 마스크도 없이 광산에서 석탄을 캤으며 종일 뙤약볕이 내리쬐는 농장에서 온종일 농작물을 수확해야 했다.

성인의 10분의 1인 하루 1달러 이하를 받으며 휴일도 없이 하루 12시간씩 교대 근무에 시달린 어린이들. 하지만 이런 참혹한 현실이 담긴 사진은 전혀 없었는데, 비판 여론이 일 것을 우려한 공장주들이 사진 촬영 자체를 필사적으로 막았기 때문이다.

 

노동착취 현장을 촬영한 루이스 하인

그런데 미국을 시작으로 갑자기 거세진 아동 보호 운동. 세상을 바꾼 건 한 사람이 찍은 사진이었다. 그는 뉴욕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루이스 하인'으로 공장주의 눈을 피해 아이들의 사진을 촬영하고자 자신을 보험 판매원, 성경책 판매자, 산업현장 조사관 등으로 위장했다.

루이스 하인

1900년대 초 수업 자료로 미국 이민자들을 촬영하다 전업 사진가가 된 그는 1908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면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소녀의 사진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아동 노동 폐지에 운명을 걸게 됐다.

그렇게 10년 동안 아이들의 힘든 노동을 하는 순간을 수천 장의 사진에 생생하게 담은 루이스. 특히 사진을 성인의 눈높이가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촬영해 아이들의 시선에서 공장의 기계가 어떻게 보일지를 표현했다.

게다가 언젠가 사진 자료가 아동 노동 착취의 증거로 쓰일 걸 대비해 사진 촬영 후 인터뷰를 진행하며 아이들의 근로 환경 등의 정보를 기록했고, 고된 노동으로 뒤처진 발육 상태를 확인하고자 자신이 입은 옷의 단추들 옆에 수치를 적어놓아 아이들의 키를 몰래 측정했다.

 

그리고 1916년 미국 국회에서 이 사진들이 아동 노동 착취의 증거로 제시된 것이다. 험한 광산에서 최소한의 보호 장비도 없이 일하는 어린 소년들, 면 방직공장에서 매서운 감시 속에 기계를 다루는 소녀들.

이런 아동 노동의 참상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 사진이 세상에 공개되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아동 노동 반대 여론이 거세게 불게 된다. 덕분에 1916년 미국 최초의 아동보호법이 제정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는 최소 근로 연령 제약, 미성년자의 위험 직업 취업 금지 등 아동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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