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치가 생기는 원인
많든 적든 한 번 보이기 시작하면 신경 쓰이는 새치. 일반적으로 모발에는 색소가 존재하고 있는데 멜라닌 세포의 수가 줄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색도 변하게 되죠. 우리 몸의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 과정 때문에 색소가 파괴되고 그것 때문에 흰머리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꼭 노화 때문이 아니더라도 흰머리가 나는 이유는 다양하다고 합니다.
염색 샴푸의 원리는?
새치를 없애는 방법으로 단순히 보는 족족 뽑아도 보고, 뽑다 안 되면 염색약의 힘을 빌리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매일 염색도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어느새 또 눈에 띄는 흰 머리카락.
그런데 이렇게 고민이 되는 새치를 샴푸로 머리를 감기만 해도 없애줄 수 있다고 광고하는 일명 새치 염색 샴푸, 자연갈변샴푸가 얼마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샴푸의 원리는 무엇일까요?
2016년에 발표된 논문이 있는데 '갈변 작용'으로 인한 코팅, 즉 모발에 코팅 작용을 통해서 새치를 없애준다는 건데요. 사과 껍질을 깎아놓거나 바나나 껍질을 벗겨놓으면 얼마 안 돼서 갈색으로 변하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이 갈변하는 원리를 바로 샴푸에 적용했다는 겁니다.
염색샴푸의 위해성 논란
문제는 염색샴푸를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는 건데요. 샴푸로 감기면 하면 염색이 된다는 기능과 간편함을 강조하며 단시간 내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그와 동시에 꼬리표도 달게 되었습니다. 바로 위해성 때문인데요. 샴푸에 들어있는 1,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1,2,4-trihydroxybenzene)이라는 성분이 문제가 됐죠.
[조동찬 SBS 의학 전문 기자 : 유럽 식약처가 30년 가까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도에 정식으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유해 물질이라고요.]
과연 얼마나, 또 어떻게 유해한지 지금부터 보고서를 살펴보겠습니다. 아래가 바로 그 보고서인데요.

동물 실험에 따르면 그 첫 번째는 피부 자극입니다. 면역계인 림프절에 매우 강력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거죠. 더 심각한 건 두 번째인데요. 돌연변이는 물론이고 유전 독성까지 의심된다고요. 그래서 유럽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물질로 규정했다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사용을 아예 금지하고 있다는데 그냥 쓰기에는 왠지 찜찜하죠.
[조동찬 SBS 의학 전문 기자: 그 보고서를 우리나라 식약처도 2019년에 입수를 해서 전문가 회의를 2번 했습니다. '독성 물질이 맞다', '우리도 독성 물질로 규정해야 한다'고 전문가 회의 2번의 결론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제495회 규제개혁위원회 심의 결과, 해당 기업과 함께 식약처가 객관적인 평가방안을 마련하여 추가적인 위해검증을 통해 THB 사용금지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개선 권고했습니다. 즉 규제개혁위원회가 재검토를 요청하며 지금 당장은 유럽에서 금지한 그 성분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는 거죠. 이렇게 된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조동찬 SBS 의학 전문 기자 : 당시에 왜 그것을 사용하지 말아야 할 규제 물질에 포함시키지 않았느냐면 아무도 1,2,4-THB(1,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을 사용하지 않았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러니까 국내에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 없다 보니까 특별히 문구를 새로 만들지 않았던 거죠, 당시에.]
그 틈에 우후죽순 쏟아져나온 제품들. 이름도 생소했던 새치 샴푸는 이제 모르는 사람도 없을 정도입니다. 다만 그 수가 많아진 만큼 주의해야 할 성분도 부쩍 늘었는데요. 그래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성분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짚어봤습니다.
[유광호 교수 /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 일반적으로 1,2,4-THB 같은 경우에 매우 심한 피부 자극제로 알려져 있고요. 세포에서는 DNA 변성 등의 유전독성이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 37개국에서는 이미 해당 성분을 사용 금지 성분으로 지정한 상태인데요. 대체 유전 독성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피하려는 걸까요?
[정세영 교수 / 단국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 유전독성이라는 게 뭐냐면 일종의 돌연변이 같은 것들을 말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어떻게 되느냐? 심한 경우 암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트리하이드록시벤젠 외에도 문제로 거론되는 성분이 있다고요.
[정세영 교수 / 단국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 o-아미노페놀이라는 물질도 피부 손상을 가져올 수 있어요. 이런 물질에 많이 노출이 되면 손상이 더 심해지겠죠.]
부작용 사례
얼마 전까지 샴푸로 새치를 관리했다는 김영희 씨. 그녀는 어땠을까요. 염색약이 없이도 새치 관리가 가능하다던 샴푸. 하지만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고요.
[김영희 / 새치 때문에 걱정인 주부 : 새치, 흰머리가 많이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서 구매를 했어요. 부작용이 생겼는데 각질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샴푸만 바꿨을 뿐인데 두피에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서 사용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요. 그녀처럼 부작용을 주장하는 사람은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워낙 천차만별이다 보니까 의심만 되는 상황.
[정세영 교수 / 단국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 그러니까 어떤 것들은 돌연변이원성이나 유전독성만 가지고 있는 것들도 있고요. 어떤 물질들은 유전독성과 동시에 피부 손상을 일으키는 것들도 있어요. 피부 손상을 일으키는 것들을 보면 피부에 알레르기도 일으키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상당히 조심하셔야 돼요.]
FDA에서도 검증을 아직 못받아
후천적으로 피부가 민감해지기도 하고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도 있고 또 자칫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새치 염색 샴푸. 하지만 항간에는 미국 FDA에서 이미 안전성을 검증받았다고 알려졌죠.
[조동찬 SBS 의학 전문 기자 : 미국이 검증을 했다고 하는데 1,2,4-THB가 안전하다고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FDA에서 한국 식약처로 공식 문서 발송해서 "미국 FDA는 1,2,4-THB가 안전하다고 검증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2022년 7월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도 자료를 보면, 미국 FDA에 확인한 결과 염모제 성분인 1,2,4-THB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실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광호 교수 /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 강한 피부 자극 증상이 있고 두 번째는 세포 단계이긴 하지만 유전독성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 다음 단계인 동물 실험이나 인체 실험으로 아직 확인은 못해봤다. 그래서 안전성 문제를 권고하는 것입니다.]
[정세영 교수 / 단국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 기업들이 '어떤 위해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검증해 보자'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검증하는 시기에 들어가 있는 것이고요. 그때까지는 소비자들이 사용하게 된다는 말이에요. 샴푸는 매일 쓰잖아요. 거기에 사용되는 물질들이 안전해야 하는 거죠.]
새치 샴푸에 대해서만 너무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게 아니냐 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꽤 있는데요. 실제로는 어떨까요?
[조동찬 SBS 의학 전문 기자 : 유럽은 규제 물질이 몇 가지냐면 1,600가지입니다. 미국은 규제 물질이 9개뿐입니다. 미국은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이 징벌적으로 배상해라 이겁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는 징벌적 배상제조가 없죠. 그러니까 우리는 유럽식인데, 현재는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 방식의 규제 물질 방식을 지금 이 THB 성분에는 하고 있는 겁니다.]
문제가 생기면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 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꼭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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