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인공눈물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우리 몸도 메마를 수밖에 없는데요. 뻑뻑한 눈도 아마 그중 하나일 겁니다. 그럴 때는 또 이만한 게 없죠. 바로 가뭄의 단비처럼 눈을 촉촉하게 적시는 이른바 인공눈물. 가을이면 더 많이, 더 자주 찾고는 하는데요.
그런데 인공눈물이 생활 필수품인 사람들에게서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됐습니다. 바로 개봉 직후에 몇 방울을 바닥에 떨어뜨려 버리고 나서 점안하는 모습이었죠. 이렇게 행동을 하는 데에는 첫방울에 안좋은 물질이 있다는 말을 들어서라는데요. 이 안에 대체 무엇이 있다는 걸까요?
그 물질의 정체. 그것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는 한 학교를 찾았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물질을 현미경을 통해서 관찰할 수 있었다는데요.
[홍진기 교수 /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 막상 저희가 실험을 해보니까 생각하지 못했던 눈엔 보이지 않고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작은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했습니다.]
액체 속에서 아주 작은 조각이 발견 됐고 그게 플라스틱으로 의심된다는 거죠. 새것이나 다름 없는 개봉 직후의 액체에 어쩌다가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갔을까요? 그 크기도 밀리미터에서 나노미터까지로 다양했다는데요. 용기의 파편이 뜯겨서 들어간 걸까요?

폴리에틸렌이 잘개 쪼개져 미세하게 된 것은 인체에 안좋다
[계명찬 교수 /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 PE(폴리에틸렌)나 고·저밀도 PE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안전한 플라스틱 소재로 우리가 알고 있어요.]
단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고 합니다.
[계명찬 교수 /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 그것은 커다란 형태를 갖거나 판 형태로 돼 있을 때 그런 것이지 잘게 쪼개졌을 때는 그것 역시 입자로서 갖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내포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송영빈 안과 전문의 : 그런 것들이 눈 안에 들어가서 눈에 미세플라스틱이 있다고 했을 때 염증이 생기거나 문제가 생기면 조금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긴 하네요.]
[홍진기 교수 /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 저희 시각을 담당하는 세포들은 재생이 잘 안 되잖아요. 그래서 특별히 조금 위험한 것 같기는 합니다.]
그렇다면 이미 눈에 들어간 미세화된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갔으며, 결과적으로는 과연 어떤 영향을 줄지 심히 걱정되는데요. 눈 건강, 괜찮을까요?
[송영빈 안과 전문의 : 직접적으로 뒤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이거 자체가 눈 안으로 바로 침투가 되거나 이렇게 되기는 힘들어요.]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를 흡수하는 것은 눈의 구조상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눈을 거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가 있다고요.

[송영빈 안과 전문의 : 눈물이 빠져나가는 하수도가 있습니다. 눈물 안쪽 위아래 구멍을 통해서 눈물이 주머니에 모였다가 밑으로 해서 비강 내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그래서 입에서 쓴맛 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위장관계로 들어간다고 표현하는 게 맞고요.]
인체의 세포에 안좋은 영향을 줘
만약 이런 경로로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들어오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몸 안에 아주 작은 플라스틱이 들어오면 과연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까요?
[계명찬 교수 /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 이런 것들이 들어오면 일부는 사이즈가 작으면 작을수록 배변이 되는 게 아니고 세포 안으로 들어가고 혈액을 타고 돌기도 하고 이렇게 돼요.]
아주 작게 쪼개진 플라스틱일수록 배출될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세포 안까지 도달하기 쉬운데요. 이게 바로 가장 심각한 문제죠.
[계명찬 교수 /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세포 내 소기관이나 특히 미토콘드리아 같은 것, 논문에 이미 나와 있거든요. 그런 것의 기능을 망가뜨리고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세포에서는 ATP를 에너지로 쓰는데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만들지 않습니까.]
세포가 활동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발전소가 바로 미토콘드리아입니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에 노출이 되면 에너지원 합성에 차질을 빚게 되는데요.
[계명찬 교수 /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 ATP가 잘 안 만들어지겠죠. 그러면 세포가 활력이 없어지는 거죠. 신진대사가 안 된다는 것을 얘기하는 거예요. 미세플라스틱이 세포랑 접촉하거나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산화적 손상(산화스트레스) 유발자예요. 그게 많이 생성됩니다.]
[송영빈 안과 전문의 : 실제로는 우리가 눈물 자체가 위장관계에 가기 전에도 중간에는 목도 거치고 위장관계에도 다 거치게 되니까 그 중간 단계에서도 사실은 영향을 미치거나 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한두방울은 버리라고 식약청에서도 권고
결국 크기가 작을수록 배출되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은 우리 몸 어디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에 아예 안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걱정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도 없는 상황. 뭘 해도 참 찜찜할 것 같죠.
[홍진기 교수 /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 저희가 여러 회사의 인공눈물들을 테스트했는데 모든 곳에서 다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특정 회사를 짚을 수는 없지만 어떤 회사의 인공눈물에서 조금 더 많은 플라스틱들이 나오기는 했습니다.]
그러니까 제조 과정에서 위험성을 낮출 수도 있는 거네요. 그리고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래와 같은 문구를 보고 주의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최초 사용시 한두방울은 버리라고 되어있는 인공눈물의 포장지 문구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행한 일회용 점안제 안전 관리 가이드라인에도 용기 파편을 제거하기 위해 한두 방울은 사용하지 않고 버려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일회용 인공눈물의 양이 보통 12방울 정도니까, 두 방울 정도는 버려도 충분합니다.
[홍진기 교수 /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 제조하는 공정 안에서도 그게 들어갈 수가 있고 마지막으로는 사람이 뜯는 과정에서도 들어갈 수가 있고요.]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실. 반드시 용기를 눌러서 한두 방울은 버린 후에 안전하게 사용하는 게 좋다는 겁니다. 두 방울 정도는 버려도 충분한 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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