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김상욱, 라면을 찬물에 바로 넣어 끓이라고 글을 올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인 1인당 라면 소비량이 무려 73개였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요리 못하는 사람은 있어도 라면 못 끓이는 사람은 없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또 그렇다 보니까 조리법도 각양각색이고 맛있게 라면을 끓이는 방법에 대한 소문도 무성합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화제가 된 방법이 있는데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쓴 아래의 글입니다.

김상욱 교수의 글에 따르면 처음부터 면을 찬물과 함께 넣고 가열하여 끓이면 완벽한 면발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리학과 교수의 경험담이라고 하니까 왠지 믿음이 가기도 하는데요. 이것이 정말일까요?
라면을 맛있게 끓이려면 먼저 면발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데요.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 녹말이라는거는 원래 포도당 분자가 빡빡하게 붙어있어서 굉장히 딱딱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열과 물을 가해주게 되면 사이사이에 물이 흡수되면서 이 녹말이 부풀어올라서 부드럽게 되고 소화가 잘되게 변해요. 녹말에 물을 넣어서 가열하면 부피는 늘고 탄력은 좋아지는데요. 이 현상을 '호화'라고 부릅니다. 끓는 물에 넣어서 호화를 시키기도 하지만 밥을 지을 때는 처음에 찬물부터 끓여서 만들잖아요. 어쨌든 열만 가하면 호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그렇다면 호화가 일어나는 시점에 따라서 라면의 완성도가 달라지는 걸까. 먼저 완벽한 면발의 조건을 알아봤습니다.
[조삼래 이사/ 'H' 산업 대용식품개발팀] : 면은 일반적으로 저희가 개발할 때 면의 쫄깃함이라든지 씹을 때 부담감을 주지 않는, 그러면서 국물하고 조화가 잘되는 그런 쪽의 면을 개발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죠.]
탄력이 좋은 면이 국물과 조화를 이룰 때, 맛이 없을 수가 없겠죠? 하지만 그 비결이 찬물에 있다는 소문은 다소 당황스럽기도 한데요. 지금까지 당연히 끓는 물에 넣어왔던 면발을 이제는 찬물에 넣어야 하는 걸까요?
35년 경력의 라면가게 할머니는 끓는 물에 넣어
하지만 무려 35년 동안이나 라면식당을 운영하고 계시는 아래의 주인 할머니는 항상 끓인 물로 라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내공이 느껴지는 탱글탱글한 면발인데요.

아래 사진에 보이는 양동이가 바로 손님들께 빠르게 라면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항상 끓여 놓고 있는 뜨거운 물이라고 합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양동이에서 눈대중으로 그릇을 이용해 끓는 물을 퍼서 라면을 넣는다고요.


라면회사에서 실험을 해보니 끓는 물에 넣은 면발이 더 쫄깃해
그렇다면 라면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한 전제조건, 과연 찬물일지 뜨거운 물일지 실험을 통해서 확인할 길은 없을까? 한 라면회사의 연구소를 찾아 그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이곳의 실험실에서 두개의 냄비에 똑같은 양의 물을 붓고 한쪽 냄비에만 면을 넣고 가열을 시작했죠.
그리고 다른 냄비에는 물이 끓고 난 뒤에 면을 넣어줬는데요. 같은 시간 동안 끓인 후 불지 않게 곧바로 차가운 물에 세척하고 면발의 탄력성을 확인해봤습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까요.

실험 결과는 끓는 물에 넣은 면이 더욱 탄력성이 좋은 걸 확인할 수 있었죠.
[신광진 선임연구원 / P라면 연구팀 : 두 개를 비교했을 때 끓는 물로 했을 때가 찬물에 했을 때보다 더 탄력성이 높게 측정되었거든요. 15~20°C인 수돗물에서도 서서히 호화가 진행되는데, 이때 겉면이 약간 부들부들해지는 특성이 발현됩니다. 그런데 100°C가 넘는 물에 집어넣었을 때는 바로 빠르게 호화가 진행되어 면이 부들부들해지지 않고 쫄깃하게 익게 되는 특성을 나타냅니다.]
즉 물의 온도가 어떻든 면발의 호화 현상은 일어나고, 다만 그 시간에 따라서 면발의 상태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 찬물부터 넣어서 끓이게 되면 물속에 들어 있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조금 더 불 수 있는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찬물에서는 6분 30초, 끓는 물에서는 4분 1초 동안 면이 담겨 있게 되는데요. 비교적 더 오래 물속에 들어가 있던 경우가 더 불게 되고 탄력성도 낮을 수밖에 없겠죠. 결론적으로 쫄깃한 식감을 원하신다면 끓는 물에 넣는 게 더 유리하다는 사실.
사실 라면은 물의 양이 더 중요해
그런데 맛있는 라면의 조건은 사실 핵심 요소가 따로 있다고 하네요.
[신광진 선임연구원 / P라면 연구팀 : 물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양을 맞춰야지 국물의 간도 맞고 면도 적절하게 익기 때문에 물양을 맞춰야 되는데 생수 페트병 있잖아요. 그게 500ml니까, 계량컵이 없으면그거를 부어서 사용하는 걸 가장 추천드리고요.]
즉 라면 포장지 뒷면의 방법이 모범 답안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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