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왜 검은토끼의 해일까요? 불길한 의미일까요?

왜 검은토끼의 해일까?

2023년 올해는 계묘년, '검은토끼'의 해라고 알려졌죠. 토끼는 익숙한 동물이지만 검은 토끼라니 선뜻 와 닿지 않는데요. 왜 검은 토끼일까요?

 

[전우주 역술가 : 동양철학에서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가 조합을 이루어서 맞물려 돌아가는데 간(干)마다 색깔이 정해져 있어요, 동양철학에서는.]

 

십간은 과거에 날짜나 달, 연도를 셀 때 사용했던 단어로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백색, 임·계는 흑색으로 전통적인 오방색에 따라 나뉘는데요. 올해는 마지막 글자인 '계'에 해당되며, 십간과 더불어 매년 띠와 색을 정하는 십이지는 12가지 동물로, 올해는 그중 네 번째 동물인 '묘', 바로 토끼의 해입니다. 이 조합에 따라 다시 보자면 2023년은 계묘년이라서 흑묘에 해당하는 검은 토끼해 연도예요.

 

그런데 검은 토끼라고 하면 어쩐지 어둡고 무서운 부정적인 이미지부터 떠오르는데요. 역술가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전우주 역술가 : 계묘년에 있는 계(癸)가 물이거든요. 물이 동양철학에서는 지혜를 뜻해요. 토끼는 나무의 기운이에요. 묘목이라는 것은 성품이 어진 마음인 거예요. 만약 2023년도에 자녀를 출생한다면 지혜롭고 어질고 복덩이가 태어난다고 볼 수도 있죠.]

 

그러니까 좋은 의미 가득한 검은 토끼였네요.

 

토끼의 아이큐는 얼마일까?

별주부전과 같은 오래된 이야기에는 토끼는 꾀가 많고 영리한 동물로 그려지는데요.

 

[천진기 민속학자 : 토끼는 번창, 풍요, 다산의 상징으로 지혜로운 동물로서 굉장히 긍정적인 의미를 많이 가진 띠 동물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예로부터 지혜의 상징으로 꼽혔다는 토끼. 정말 토끼는 똑똑할까요?

 

[차진원 수의사 : 일단 토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의외로 높아요. 호랑이가 45 정도 되거든요, 앵무새가 30 정도 되고. 그런데 토끼들이 무려 50이에요. 아마 전체 동물 따져봤을 때 상위 10% 전후는 되지 않을까라고 추정돼요.]

 

토끼의 무서운 번식력

어릴 적 동화 속 주인공으로 친숙한 동물이지만 토끼에 대해 우리가 아는 사실은 많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건 다산의 동물이라는 것. 얼마나 많은 새끼를 낳는 걸까요?

 

[차진원 수의사 : 토끼는 임신기간이 한달(30일)밖에 안 돼요. 임신기간에도 교배가 돼요. 보통 4~5마리 정도 낳거든요. 8개월 정도면 다 크는데 한 10년 살아요. 그렇게 따지면 얼마나 될까요? 한 쌍의 토끼가 번식하면 셀 수가 없어요. 그 정도로 번식력이 강합니다. 번식력을 못 따라가서 난리가 난 나라도 많거든요. 호주가 그렇습니다.]

 

실제 호주에서는 토끼의 무시무시한 번식력으로 24마리의 토끼가 한때 100억 마리가 되었고 여전히 토끼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데요. 사건의 시작은 1859년 토마스 오스틴이라는 사람이 사냥을 위해 24마리의 토끼를 영국에서 들여온 것.

 

토끼에게 번식은 곧 생존의 법칙. 곧 토끼는 순식간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호주 전역으로 늘었고 호주정부는 25억 원이라는 돈까지 걸며 토끼퇴치법을 수배했습니다. 1901년에는 3,200km가 넘는 울타리까지 설치했지만 역부족. 결국 황폐화된 땅만 남았고 160년이 지난 지금까지 토끼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생태계 최약체로 꼽히지만 그 어느 동물보다 지혜로우며 강한 생명력의 상징인 토끼. 2023년 토끼의 기운으로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