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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보석을 훔친 태국인 청소부 때문에 벌어진 끔찍한 사건

ˍ 202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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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2월 태국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직원 2명이 연달아 피습되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다. 심지어 사건 조사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급파한 수사관까지 실종되자 양국의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고, 그후 무려 30여년이나 단교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러한 양국의 갈등은 한 태국인 청소부 도둑질 때문에 시작된 것이었다.

 

1989년, 태국의 돈므앙 공항 세관 검사장에서 수상한 캐리어가 뇌물을 써서 수화물 검사를 무사히 통과하게 된다.이 캐리어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끄리앙끄라이'의 것으로, 놀랍게도 그 안에는 50캐럿의 블루다이아몬드를 비롯한 루비, 사파이어, 금 시계 등 무게만 무려 90kg, 싯가 300억 원에 달하는 각종 진귀한 보석들이 들어있었다.

 

보석들 중에 특히 블루다이아몬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보석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호프 다이아몬드보다 더 큰 것이었는데, 청소부는 어떻게 이 어마어마한 보석들을 손에 넣게 된 것일까?

 

도박 때문에 빚 독촉에 시달리던 태국인 청소부 끄리앙끄라이. 그가 일하던 곳은 파이살 왕자의 궁전으로, 파이살은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장남이자 왕위 계승 서열 1순위로 수조 원의 재산을 가진 대부호였다. 하루 20시간씩 밤낮으로 일하던 끄리앙끄라이는 몇 달이 지나자 월급 인상을 요구했는데, 하지만 그의 요구는 번번히 묵살당한다. 

 

그러던 중 파이살 왕자가 3개월간 멀리 휴가를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끄리앙끄라이. 평소 파이살 왕자가 4개의 금고 중 하나만 잠그는 것을 알고 있던 그는 잠겨 있지 않은 3개의 금고를 열어 그 안의 보석들을 꺼내 테이프를 이용해 온몸에 붙이고 진공청소기용 먼지봉투 등에 집어넣어 몰래 궁을 빠져나왔다. 이후 훔친 보석들을 캐리어에 넣어 태국으로 보냈고, 본인 역시 태국으로 도피한 것이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에 태국 경찰에 수사에 나섰고, 절도 5개월 만에 끄리앙끄라이는 태국 자택에서 체포된다. 그리고 그가 훔친 보석은 전부 회수되어 원래 주인인 파이살 왕자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태국에서 회수된 보석들을 전부 진품이 맞는지 감정해보니 놀랍게도 대부분이 가짜였다. 그리고 태국에서는 태국 고위직들의 부인이 파이살 왕자 소유의 보석과 너무나 비슷한 보석들을 치장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특히 진귀한 50캐럿의 블루다이아몬드는 태국의 시리킷 여왕이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에 경악한 파이살 왕자는 태국 측에 항의했지만 태국은 모른다는 답변뿐이었고, 결국 태국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직원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라는 특별 명령이 떨어지는데, 뜻밖에도 사건을 조사 중이던 외교관이 연달아 피살됐고 파이살 왕자가 직접 보낸 사우디아라비아 수사관마저 행방불명된 것이다.

 

이에 분노한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자국 내의 태국 노동자들 20만 명을 모두 추방했으며. 태국과 외교 관계마저 끊는 초강수를 두었다. 그래서 태국 이주 노동자 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잃은 데다 사우디아라비아 관광객의 발길마저 끊기자 태국 경제가 휘청거리기 시작한다. 일각에서는 1990년대 후반 태국 바투화의 가치가 떨어지며 시작된 동아시아 외환 위기가 양국의 단절 때문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보석 도난 사건이 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갈등으로 번지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태국 경찰. 수사 결과, 태국 경찰의 의뢰를 받고 회수된 보석을 감정했던 보석상이 진범으로 특정된다. 그런데 얼마 후 이 보석상은 납치돼 행방이 묘연해졌고, 보석상의 아내와 아들 역시 석연치 않은 교통사고로 전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렇다면 진짜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사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을 살해한 건 태국 경찰이었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는 태국 경찰 서장 '촌아 끗팃'이 있었는데,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해 파이살 왕자에게 회수한 보석을 돌려줬던 인물이다.

 

결국 보석 바꿔치기 및 일가족 살해 혐의로 체포돼 사형을 선고 받은 촌아 끗텟은 태국 왕실의 사면을 받아 사건 20년 만인 지난 2013년 석방됐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을 촉발한 간 큰 도둑 청소부 끄리앙끄라이 역시 3년 만에 가석방된 후 고향에서 평범한 농부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보석 도난 사건 30년 후인 2022년, 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시 외교 관계를 맺게 된다. 얼마전 우리나라의 윤석열 대통령, 삼성 이재용 회장 등 재벌 총수등과 만나 화제가 되기도 했었던 유명한 빈살만, 그 빈살만 왕세자가 태국 총리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초대했고 태국 측에서 보석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그렇게 왕자 보석 사건으로 인한 양국의 날선 대립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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