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영화 미이라의 잘생긴 배우가 망가졌었던 이유

ˍ 2023. 2. 5.
반응형

1997년 영화 '조지 오브더 정글(George of the Jungle)'에서 꽃미남 얼굴에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며 할리우드 신예로 떠오른 후, 세 편의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 '미이라'를 통해 세계적 스타로 자리매김한 배우 브렌든 프레이저(Brendan Fraser).

브랜든 프레이저

이 영화에서 고대 이집트의 되살아난 저주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릭 오코넬' 역할을 맡은 그는 달리는 마차에서 점프해 말에 올라타는 장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 등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을 선보이며 영화의 흥행을 견인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불행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모든 장면을 스턴트맨 없이 직접 소화해야 했던 브렌든 프레이저는, 부활한 뒤 막강을 가지게 된 미이라와 대결하는 설정인 만큼 그는 촬영 내내 거칠게 내던져졌고 사정 없이 맞았으며 미친듯이 달려야 했다.

 

결국 무릎 연골은 파열됐고 척추 부상까지 몸은 끊임없이 혹사 당했다. 심지어 미이라 1편에서 주인공 릭 오코넬이 교수형을 당할 위기에 처한 아래의 장면.

목이 졸린 브렌든 프레이저는 호흡이 멈추며 심정지 상태가 됐고 이후 심폐소생술을 통해 겨우 살아날 수 있었다. 이처럼 목숨을 건 촬영이 계속되며 7년간 매일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브렌든.

 

가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결혼 생활 9년 만인 2007년 동료배우였던 아내 애프턴과 이혼하면서 아들 셋의 양육권도 빼앗겼고 10년 동안 매달 7만 5000달러, 우리 돈 1억 원씩을 위자료 및 양육비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10년간 지급해야 할 돈이 무려 120억 원. 영화 미이라 촬영 중 입은 부상으로 배우 활동도 할 수 없었기에 전 재산을 처분해야 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아들의 자폐증이 더욱 심해지면서 우울증이 찾아온다.

 

여기에 폭식증까지 겹치며 점점 살이 찐 브렌든 프레이저. 하지만 대중은 그런 그를 한낱 조롱거리로 여겼다. 특히 공식석상에서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과거 사진을 합성해서 잔뜩 충혈된 눈과 민머리 등 여러 이미지를 합성하며 '모든 것을 포기한 남자'라는 의미의 밈으로 퍼뜨리기까지 했다.

밈으로 조롱되던 합성 사진

 

밈이란 인터넷에서 유행어 처럼 쓰이는 캡처 사진으로, 브렌든은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 낙인 찍힌다.

 

심지어 유일하게 그를 믿어주던 어머니마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결국 그는 무너져내리고 말았고, 그렇게 할리우드에서 자취를 감추고 만다.

 

그런데 2022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에 선 브렌든 프레이저.

복귀작 '더 웨일(The Whale)'이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으로, 그는 이 영화에서 272kg 거구로 등장, 가족을 버린 뒤 뒤늦게 딸과 화해하려는 역할을 맡았다.

 

엔딩 크레딧의 그의 이름이 올라가는 순간 관객 속에는 엄청난 환호성과 기립 박수가 터져나왔고, 브렌든 프레이저는 그동안 힘들었던 감정이 북받치는듯 고개를 숙이며 애써 눈물을 삼켰다.

 

이후 골든 글로브의 유력 남우주연상으로 선정된 브렌든.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배우들이 영광으로 여기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참석을 격렬하게 거부했다.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17년 10월,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아이슈타인에게 과거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하며 시작된 '미투 운동'.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로즈 맥고완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잇따라 과거의 성폭력 경험을 폭로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 사실 브렌든 프레이저 역시 성폭력의 피해자였다. 가해자는 '필립 버크'로, 그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의 회장이었던 것이다.

필립 버크

2003년, 한 파티장에서 필립 버크와 마주친 브렌든. 당시의 브렌든은 공개된 자리에서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는데, 수치스러움을 느꼈던 그는 필립 버크에게 항의했지만 철저히 무시당했고 이 사건은 브렌든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는다.

 

심지어 가해자 필립 버크는 자서전에서 성추행이 아닌 장난이었다며 공개적으로 부인했고 브렌든이 사건에 트라우마로 수년간 우울증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을 때에도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장으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비롯한 공식 석상에 보란 듯이 얼굴을 비추며 아무렇지 않게 지냈다.

 

그러던 2021년, 지인의 추천으로 이런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촬영한 영화가 바로 '더 웨일'이었다. 그의 연기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는 용기를 내 과거의 성추행 사실까지 고백하게 된다.

 

마침내 그의 속사정을 알게 된 대중들은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드디어 인생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브렌든 프레이저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신작에도 캐스팅되는 등 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반응형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