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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버블경제가 이 여자 한명 때문에 붕괴되었다네요

ˍ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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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주인 오노우에 누이

도쿄를 팔면 미국을 산다는 말이 나올 만큼 최고의 경제호황을 누리던 1980년대 일본. 당시 회사 면접만 봐도 우리 돈으로 30만 원을 지급했고 합격자는 하와이로 관광을 보내줬으며 초봉만 1억 원에 달할 정도. 전 세계 50대 기업 중 일본 기업이 70%를 차지했으며 세계 최고 부자 역시 일본인이었다.

 

그러나 이 호황은 그저 거품일 뿐 1990년 금리 인상 이후 주가와 부동산이 폭락하면서 일본 경제는 혹독한 침체기를 겪었는데, 역사는 이를 이렇게 불렀다. '일본 버블 경제의 붕괴'.

 

그런데 버블 경제 시기 일본 경제를 쥐락펴락하던 뜻밖의 인물, 그는 평범한 술집 주인이었다. 1987년 일본 오사카에서 술집을 운영하던 60대 여성 '오노우에 누이'.

오오누에 누이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던 그의 가게에 언젠가부터 수많은 사람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오노우에가 추천하는 주식 종목에 투자하면 100% 이득을 본다는 소문 때문.

 

그런데 오노우에가 종목을 찾는 방법이 매우 특이했다. 바로 '두꺼비 신'이었는데, 오노우에가 어렵게 구해온 금으로 된 커다란 두꺼비 상에 기도를 올리면 어떤 주식을 사고팔아야 하는지 두꺼비 신이 알려준다는 것이다.

 

과학적인 원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황당하고 어이 없는 방법이었지만 놀랍게도 백이면 백 투자 성공. 그러자 내로라하는 금융계 거물들마저 오노우에를 찾아왔고 은행에서는 그의 이름만 믿고 투자금으로 거액의 대출까지 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오노우에가 주식에 투자한 총 금액이 무려 우리 돈 30조 원. 이는 지금까지도 개인 투자자로서는 최대 금액으로, 오노우에는 자타공인 주식시장의 VIP, 주식계의 거물로 자리 잡는다.

 

그러나 이것은 주가를 인위적으로 크게 올린 뒤 개인 투자자를 유인, 이들에게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아치워 시세 차익을 얻는 행위인 '작전'이었다. 오노우에는 두꺼비 신이 종목을 찍어주는 척 개인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러던 1990년, 일본 주식시장이 붕괴하면서 그 민낯이 드러났다.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한 오노우에가 끝내 개인 파산을 선언, 그의 범죄 행각이 드러나면서 사기죄로 체포된 것이다. 역시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된 개인 투자자와 대출 기관, 특히 대형 은행 2곳이 도산했고 이는 일본 버블 경제 붕괴에 신호탄이 되었다.

 

버블 붕괴를 가속시킨 대지진

그후 1995년, 일본을 더욱 깊은 나락으로 빠뜨린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발한다. 바로 지진이었다. 1995년 1월 17일 새벽 5시 50분 일본의 서쪽 효고현 일대가 크게 흔들린다. 일명 '고베 대지진'으로 알려진 효고현 남부 지진으로 규모 7.3의 강진이었던 만큼 그로 인한 피해 또한 역대급이었다.

 

사망자 6300여 명, 부상자 4만 3000여 명, 재산 피해액이 무려 140조 원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례를 찾기 힘든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이다. 특히 일본 해상 무역의 중심인 고베시는 지진으로 대부분의 항만시설이 파괴되면서 한 달 만에 22개, 2년 동안 394개의 항만 업체가 도산한 만큼 피해가 극심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보험사 역시 줄도산 위기에 처한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고베 대지진 이후 보험사에는 지진 보험금을 청구하는 업체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진 복구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화재로 인해 설상가상 보험사는 화재 보험금까지 지급해야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화재의 원인이 누군가 고의로 불을 지른 방화라는 것. 사실 이는 화재 보험금을 노린 의도적인 방화로 재난을 이용해 돈을 벌겠다는 탐욕의 결과였다. 그러나 CCTV도,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진범을 가리기란 쉽지 않았고 지진 보험금에 화재 보험금까지 연달아 거액을 지출한 보험사들은 결국 부도를 맞게 된다.

 

사람들이 사라지는 미스테리

이렇듯 일본을 잠식한 장기화한 경기 침체. 그러자 기인한 현상이 유행처럼 번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연기처럼 사라지기 시작한다. 1990년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스스로 사라진 사람들, 일명 자발적 실종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부채, 실직 등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없게 되자 가족과의 관계는 물론 평범한 일상을 포기한 채 그야말로 수증기처럼 증발한 것이다. 그 수만 해도 1990년대 중반 최대 12만 명을 기록한 후 매년 8만여 명 이상이었다. 이에 자발적 실종자를 전문으로 찾아주는 업체까지 생겨난다.

 

그런데 찾고 나서도 문제였다. 대부분의 자발적 실종자는 도쿄의 산야, 오사카의 가마가사키 등 일본의 대표적인 빈민굴에서 노숙하거나 구걸하며 극빈층으로 살고 있었는데, 실종자로 분류되거나 사망자로 처리되면서 아무런 사회 보장 혜택도 받을 수 없었고 알코올, 마약 중독 등의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1990년대 버블 경제의 붕괴를 계기로 일어난 일본의 자발적 실종 사건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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