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채 김치 냉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는 '계전기'라는 부품의 불량 때문

최근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김치냉장고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일주일 뒤, 전주에서도 김치냉장고로 인한 화재가 있었는데요. 지난 3년간 김치냉장고 화재 사고는 무려 909건. 올해만 두 달 동안 벌써 3번의 화재가 있었습니다.

 

지난 9일,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집 안으로 소방관들이 들어섭니다. 벽지와 바닥은 물론 가구들까지 집 안 곳곳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집 안 거실에서 불이 시작됐고 집 안 전체를 소실한 다음에야 불이 진화됐던 건데요. 조사 결과 화재가 시작된 곳은 바로 제조한 지 20여 년 된 뚜껑형 김치냉장고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15일 전주 덕진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동일한 제조년도의 김치냉장고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오랜 사용 기간 동안 잔고장 한 번 없었다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고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화재 당시 새벽 12시경, 세탁기가 작동하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는 피해자. 베란다에 있는 김치냉장고에서 나는 소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전주의 한 상가주택 2층에서도 2004년에 제조한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가전제품과 가구가 모두 타버렸는데요.전국에서 일어난 김치냉장고 화재 사고는 매년 200건 이상. 최근 3년간 무려 909건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는 화재 원인으로 전기적인 요인을 지적하는데요.

 

[백인철 교수/경기과학기술대학교 전기공학과 : 김치냉장고를 주로 일반 가정에서 비교적 온도라든가 습도, 먼지 같은 환경이 좀 열악한 베란다에 두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주로 고전압 부위의 전원 회로 또는 고전압이 개폐되는 계전기(릴레이) 같은 부분에서 먼지나 수분, 습도 등으로 절연이 좀 열화되는 경우에 누전이 될 수 있거든요.]

 

김치냉장고 '딤채'의 제조사인 위니아는  2020년 12월부터 자발적 리콜을 실시 중입니다. 1995년부터 2005년 9월 이전에 제조한 뚜껑형 김치냉장고 412개 모델의 노후 부품을 무상 수거, 교체를 해 준다고요.

 

지자체와 리콜 김치냉장고 찾기 운동 실시와 고지서에 리콜 광고를 게재하는 등 홍보를 하고 있으며 또 화재 피해 고객은 사안에 따라서 주거 안정비를 선지급하는 등 지원을 하고 있다는데요. 자발적 리콜을 추진하는 이유는 리콜 대상 제품을 그대로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김인숙 팀장 / 한국소비자원 위해예방팀 : 10년 이상 장기간 사용한 뚜껑형 김치냉장고는 일부 부품 노후화에 따른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높습니다.]

 

278만 대 중 146만 대가 리콜됐지만 작년 12월 기준 아직 사용되고 있는 제품은 4만 7천여 대로 추정이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리콜 대상 김치냉장고를 사용 중인 소비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뚜껑형 제품입니다. 2000년도 10월에 제조된 김치냉장고. 전문가는 노후화된 제품의 화재 원인을 설명했는데요.

 

[강순일/김치냉장고 수리 전문가 : 지금 나오는 먼지가 발화점이 되는 거예요. 밑으로 퍼지면 우레탄 쪽으로 퍼지는 순간에 대형 화재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결함 있는 특정 부품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는데요.

 

[강순일/김치냉장고 수리 전문가 : 여기 있는 회로의 계전기(릴레이), 이 계전기가 고장이 나서 불꽃이 발생합니다. 그러면 불이 확 일어나요.]

 

기계에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인 계전기는 릴레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입력이 어떤 값에 도달하였을 때 작동하여 다른 회로를 개폐하는 장치입니다. 아래의 사진이 계전기입니다.

계전기(릴레이)

노후화된 계전기에서 어떻게 불이 나는지 실험을 해 봤습니다. 부품에 전류가 흐르자 순식간에 연기가 나면서 아래 사진과 같이 불꽃이 튀기 시작합니다.

[강순일/김치냉장고 수리 전문가 : 계전기 불량으로 인해서 불꽃이 튄 상태인데 밑에 있는 베이스 패널의 이물질을 만나면서 불쏘시개가 된 후 보온재인 우레탄 소재까지 번지게 되면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 사용에 문제가 없더라도 부품의 결함으로 화재 위험이 높은 상황인데요. 결함이 있는 리콜 제품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