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살던 '자코바 발라드'라는 막 10살이 된 소녀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바로 외동딸인 본인과 부모가 너무도 닮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엄마, 아빠와 달리 자코바는 금발에 파란 눈동자였던 것이다.
어느날 자코바는 부모님께 자신이 입양된 게 아니냐고 물었고 자코바의 물음에 부모는 그동안 숨겨왔던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결혼 후 간절히 아이를 원했던 자코바의 부모는 자연 임신이 되지 않자 1979년 의학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불임클리닉을 운영하던 의사, '도널드 클라인(Donald Cline)' 박사를 찾아갔다.
아직 인공수정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도널드 클라인이 운영하는 불임 전문 클리닉은 독보적으로 높은 인공수정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는 미국의 각종 매체에 인공수정의 1인자로 소개되어 왔었다.
검사 결과 자코바의 부모는 정자 기증을 받아야만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정자 기증자가 누구인지 묻자 도널드 클라인 박사는 의료법상 신원을 알려줄수는 없고, 지역병원의 레지던트 의사라는 것만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 이듬해 기증 받은 정자로 출산한 아이가 자코바였던 것이었다.
그러던 2014년, 성인이 된 자코바는 DNA 정보로 혈연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주는 사이트를 알게 된다. 그리고 어딘가 생물학적 형제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의 DNA 정보를 등록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사이트를 통해 자코바와 생물학적 아버지가 같은 형제가 무려 7명이나 있음을 알게 된다. 심지어 이들 모두 같은 지역인 인디애나폴리스 중심부 반경 4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7명의 형제 중 대부분은 자코바와 달리 '부모님의 정자와 난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따라서 정자 기증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생물학적 아버지가 같은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자코바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해당 사실을 언론에 제보하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뉴스 보도 후 자코바의 형제로 밝혀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 무려 94명에 이르렀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 모두 도널드 클라인 박사의 인공수정 시술로 태어났다는 사실.
심지어 94명 중 다수가 유전병으로 의심되는 자가면역 질환과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었는데, 이 모든 사실을 바탕으로 밝혀진 이들의 친부는, 바로 인공수정 시술을 한 의사 도널드 클라인이었다. 기증자의 정자로 인공수정을 했다던 의사가 사실은 정자 제공자였다는 충격적인 사실.
더욱 경악할 만한 점은 정자 기증이 필요 없는 부부도 도널드는 자신의 정자로 바꿔치기 했고, 본인의 유전병을 알면서도 자신의 정자를 사용해 그 병이 생물학적 자식들에게로 이어지게 한 것이다. 그렇게 1979년부터 2009년 은퇴할 때까지, 무려 30년간 경악할 만한 범죄를 저지른 도널드 클라인.
그렇다면 그는 왜 이토록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리는 데 집착한 것일까?
1963년 도널드는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든 소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다. 소녀는 현장에서 즉사했지만 도널드는 운전자 과실이 아님을 인정받아 처벌받지 않았다. 그런데 도널드는 생명을 잃게 한 죄를 만회하겠다며 불임 클리닉을 이용, 본인의 생물학적 자녀를 퍼트렸던 것이다.
그리고 도널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뜻밖의 증거가 나왔는데, 바로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목적인 사이비 종교 단체와 주고 받은 이메일이었다. 이에 도널드가 사이비 종교에 빠져 자신의 핏줄을 남기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상황. 하지만 그는 끝까지 본인의 죄를 부정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도널드 클라인을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일까? 바로 인디아나주의 인공수정 범죄를 처벌할 법안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도널드의 불임 클리닉이 있던 인디애나폴리스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도널드의 생물학적 자식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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