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30km 떨어진 콩플랑생토노린(Conflans-Sainte-Honorine)에서 시신이 발견된다. 그는 이 지역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던 47세 남성 '사뮈엘 파티(Samuel Paty)'로,사뮈엘의 시신은 끔찍하게도 참수된 채 인적 드문 거리에 버려져 있었다.
사뮈엘을 살해한 범인은 사건 현장을 배회하다 경찰에 발견되었고, 대치 중 사살되었는데, 그는 체첸 출신 난민 압둘라흐 안조로프(abdullah anzorov)였다. 나이는 불과 18살이었으며, 뜻밖에도 살인을 저지른 날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사뮈엘의 얼굴을 본 적도, 대화를 나눈 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그의 살해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학교에서 당시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수업하던 역사 교사 사뮈엘. 그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풍자만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프랑스의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본사 건물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침입, 총을 난사해 12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언론사는 종교, 정치, 경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신랄하게 풍자하는 언론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언론사는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터번에 다이너마이트를 숨긴 모습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휠체어를 타거나 좌절에 빠진 모습 등 우스꽝스럽게 표기한 풍자만화를 실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트스들의 표적이 된 것이다.
이에 사뮈엘은 문제가 된 풍자만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설명하려 했는데, 모로코 출신의 무슬림 소녀가 항의하자 조롱하며 교실에서 쫓아냈다는 것이다. 이후 분노한 이 소녀의 아버지는 본인의 SNS에 사뮈엘의 파면을 요구하는 2분 분량의 영상과 함께 교사의 인적 정보를 공개했던 것이다.
하필이면 이 영상을 본 압둘라흐는 평소 테러범들을 동경해온 이슬람 극단주의자였다. 그는 소녀의 아버지가 알려준 정보를 바탕으로 사뮈엘을 찾아내 살해한 것이었다.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 피살 사건은 프랑스인들에게 평범한 시민도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불러일으켰고, 사뮈엘을 추모하는 열기는 반 무슬림 시위 운동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전쟁을 선포할 정도였다.
그러자 다른 이슬람권 국가들이 크게 반발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그런데, 얼마 후 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이 밝혀진다. 문제가 됐다는 수업 당일, 정작 소녀는 학교에 없었다는 것.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그날 소녀는 학교를 일부러 가지 않았는데, 학교 결석한 것을 아버지에게 발각당한다. 위기를 모면하려 소녀가 핑계거리로떠올린 사람이 바로 교사 사뮈엘이었다. 소녀는 사실과 달리 사뮈엘이 무슬림을 모독한 것처럼 거짓 이야기를 지어냈고, 교사 사뮈엘은 소녀의 결석 사실을 알렸지만 딸의 말만 믿은 아버지는 SNS에 글과 영상을 올려 사람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이다.
이처럼 철없는 소녀의 거짓말 때문에 끔찍하게 살해당한 교사 사뮈엘. 뒤늦게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아버지 브라힘은 법정에서 때늦은 후회를 했는데. 하지만 정작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된 거짓말을 한 소녀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아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고 한다.
'항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든 난임 부부에게 시술비 지원을 해주면 저출산 문제가 해결 될까요? (0) | 2023.04.03 |
---|---|
요즘 위스키 공병(빈병)이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등에서 거래되고 있는 이유 (1) | 2023.04.03 |
미국의 SVB 은행 파산, 우리나라 저축은행은 안전할까요? (0) | 2023.03.28 |
혼란의 주 69시간제, 어떻게 될까요? (0) | 2023.03.28 |
칼슘 영양제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0) | 2023.03.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