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입었던 두툼한 외투들. 집에서 세탁하고 건조까지 다 하려면 예삿일이 아니죠. 그럴 때 찾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세탁소. 집마다 아마 몇 벌씩 맡기셨죠?
그냥 빨았다가 혹시나 옷이 상하지 않을까 해서 세탁소에 맡기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런데 기름때를 벗기는 데 효과적인 드라이클리닝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요. 하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이렇게 오래 이곳저곳에서 쓰였을 리가 없을 것 같기도 하죠.
이 논란의 중심에는 기름을 녹여서 없애주는 전용 세제가 있습니다. 드라이클리닝을 한 옷의 포장을 뜯으면 나는 그 냄새를 떠올리시면 되는데요. 그런데 그 냄새, 무심코 맡았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고요. 과연 이게 사실일까요?
트리클로로에틸렌이란 기름의 용해를 촉진하기 위해서 섞는 화합물인데요. 이는 석유화학 부산물로 이미 수십년간 쓰여 왔죠.
[조용민 교수/서경대학교 나노화학생명공학과 : 트리클로로에틸렌이라는 물질은 1930년대에 만들어졌고 원래 초기에 만들어진 용도는 전신 마취제였습니다.]
일시적으로 중추신경을 마비시킨 뒤 수술을 진행하는 건데요. 의료용 뿐만 아니라 뛰어난 세정력으로 섬유나 금속을 쓰는 제조업 분야에서 세착제로도 활용하기도 했다고요.
그렇게 세척 효과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섬유 형태를 망가뜨리지 않는 특성 때문에 섬유의 크기나 모양, 색감은 유지해 주지만 문제는 독성이었습니다. 심장이나 간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알려지며 그 사용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데요. 그런데 그 작용 원리가 궁금해지네요.
[손유리 신경과 전문의 : 뇌에는 뇌혈관장벽이라고 하는 독성이나 여러 가지 물질들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벽이 있는데요. 이 트리클로로에틸렌이라는 물질이 뇌혈관장벽을 통과해서 직접적인 뇌세포에 독성물질로 작용하게 되는데요.]
지난 14일 관련 연구가 화제가 되기도 했죠.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메디컬 센터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로, 파킨슨병이 발병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공통적으로 TCE(트리클로로에틸렌)의 노출 빈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 자체가 파괴되면 더 나아가서는 치매도 나타날 수가 있고 파킨슨 증후군 이외에 다른 이상운동질환도 나타날 수 있겠죠. 만에 하나 위험할 수 있다면 안 쓰는 게 좋을 텐데요, 그런데 여전히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다고요.
[조용민 교수/서경대학교 나노화학생명공학과 : 비닐을 투과하기는 어렵잖아요. 비닐을 입힌 채로 오기 때문에 사실 그 안에서 갇혀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런 것들이 옷장에 계속 오랫동안 넣어놨다가 이것의 비닐 커버를 벗겨내고 입게 되면 그게 우리에게도 노출될 수 있습니다.]
드라이클리닝을 다 마친 후에도 유해물질은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세탁소에서 씌워준 이 비닐 속에 그대로 갇힌 채로요. 이 물질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뇌질환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손유리 신경과 전문의 : 폐로 흡수될 수가 있고 만약에 옷에 섬유라든가 이런 것에 노출이 되면 피부로도 흡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몸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도 다행인 건 트리클로로에틸렌을 피할 방법이 있다는 건데요.
[조용민 교수/서경대학교 나노화학생명공학과 : 휘발성이기 때문에 표면에서 대기 중으로 확산된다는 것이고요.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셨다가 옷장으로 넣거나 입거나 하는 게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옷감에 남은 유해물질을 환기가 잘되는 곳에 걸어두기만 하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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