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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싱가포르에서는 잔인하게 태형을 실시할까?

ˍ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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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초리와는 비교가 안되는 고통, 싱가포르의 태형

태형에 대해서 그냥 회초리로 한 대 때리는 거다, 이렇게들 알려져 있다 보니까 "어린 시절에 나 회초리 맞아봤어, 그 정도 별거 아니겠는데"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에서 태형은 굵기가 1.27cm , 길이가 1.2m에 달하는 등나무를 사용하는데  사용할 때 유연하도록, 그리고 갈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물에 담가둡니다. 그리고 방부제 약품 처리를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피부에 착 달라붙는 효과가 납니다.

 

그리고 이 형을 집행하는 간수가 따로 있는데 상당히 힘이 세고 체격이 큰 사람인데 그냥 때리는 게 아니라 도움닫기 식으로 달려와서 체중을 이용해서 힘을 많이 실어서 타격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 대만 맞아도 건장한 남성도 기절할 정도의 그런 아픔과 고통이라고 합니다.

옆에 반드시 의사가 입회해서 응급 치료 처치도 한다고 합니다.그런데 이렇게 태형을 받게 되면 평생 흉터가 남게 되고 정신적인 트라우마도 상당히 심각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그냥 쉽게 생각하는 회초리와는 전혀 다른 수준이죠.

 

이런 태형은 흉악 범죄. 살인, 강도, 강간 등에 내려지게 됩니다. 그런데 흉악 범죄만이 아닙니다. 기물 파손 범죄, 동성애 행위, 그리고 폭력, 불법 입국, 불법 체류 등에도 태형이 적용이 됩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반드시 남자이면서 16살에서 50세 사이, 그리고 의사가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사람에 대해서만 태형이 집행됩니다.

 

18살 미국인 남학생이 싱가폴에서 태형을 맞다

외국인도 예외가 아닙니다.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자국민이 기물 파손, 동성애, 불법 입국, 불법 체류의 이유로 태형을 받는다고 하면 그 해당 국가, 정부 입장에서는 굉장히 외교적인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겠죠. 모든 국가가 자국민 보호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처벌 받지 않는 행위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처벌받는다고 한다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이것 때문에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요.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힌 일이 있었습니다. 1993년이었는데요. 당시 18살의 미국 소년 마이클 페이가 싱가포르에 있는 미국 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50대의 차량에 페인트를 뿌려서 파손하는 행동을 했고그래서 징역 4개월, 벌금 2200달러를 선고받았는데 여기에 더해서 태형 6대를 부가 선고를 받았습니다.

 

마이클 페이의 부모는 아들이 잘못한 것을 인정 다 하고, 잘못했으니 처벌 받는 거 다 수용한다, 다만 태형만은 좀 막아달라면서 싱가포르에 호소했지만 통하지 않으니까 미국 자국 정부에다 요청을 했어요. 미국 언론도 이 사실을 알고는 상당히 우려를 표명하면서 많은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특히 주요 언론들에서는 전근대적이고 야망적인 태형을 즉각 해제해야 한다는 사설들을 연이어 싣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여론이 불거지니까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이 싱가포르 총리에게 친서를 보냈고 전화도 걸어서 태형만은 면제해 달라, 이런 요청을 했습니다.

 

당시에 싱가포르 총리는 '고척동' 총리였는데, 그의 대답은 NO였습니다. 고척동 총리는 누구든지 싱가포르 땅에서 법을 어기면 싱가포르 법에 따라서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는 원칙을 고수했고, 다만 미국 대통령이 직접 친서까지 보내고 직접 전화까지 해서 요청을 했으니 이를 감안해서 태형 6대를 4대로, 2대 줄여주겠다라고 했고 실제로 마이클 페이에 대한 태형이 집행됐습니다.

 

태형을 맞은 후에 마이클 페이는 풀려나서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미국 CNN의 래리 킹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태형을 맞을 때의 고통에 대해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입니다. 

이 인터뷰가 방송되고 나서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등 세계의 인권 단체들이 싱가포르의 태형 폐지를 촉구하고 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태형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인간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형벌이다' 라고 주장하며 폐지 촉구를 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태형 같은 엄한 처벌을 하는 이유는?

싱가포르 하면 사실 많은 분들이 해외 여행 가기도 좋아하고 또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한데 유독 이렇게 엄벌주의, 그중에서도 태형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문화와 역사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가 있는데요. 싱가포르의 태형은 영국의 식민지이던 1871년부터 형법에 태형이 형벌의 일종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에는 또 문화적 배경이 있는데, 싱가포르 인구의 20%는 무슬림, 이슬람 신도들입니다. 이슬람의 율법에 태형이 있습니다. 지금도 이슬람 국가들에서는 성범죄나 강도, 강간 등에 대해서 태형을 실시하고 있죠. 그러다 보니까 시민들 다수가 태형에 대해서는 문화적으로는 받아들이고 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어서 거부감이 없는 형벌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20% 정도만 무슬림이고 싱가포르 국민의 대다수는 무슬림이 아니기 때문에 종교 이유 말고 다른 것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무슬림 국가인 다른 국가들에서도 태형은 하지 않는 국가들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세 번째 이유로 정치적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인 리콴유와 태형을 연관짓는 분석들이 있습니다.

 

31년간 싱가포르를 통치해 싱가포르의 국부라 불리는 리콴유는 1959년, 싱가포르가 영국령 자치정부이던 시절부터 총리였고 독립한 이후에 초대 총리, 그리고 1990년까지 총 31년간 싱가포르 총리로 재직했습니다. 싱가포르 역사를 잠깐 보면싱가포르는 1965년까지는 말레이시아의 일부였습니다. 그런데 1965년에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축출됩니다. 얼떨결에 독립이 된 거예요.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만 해도 싱가포르는 자원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아주 작은 섬나라이고 모기만 득실거리고 식수마저 부족했었어요. 그런데 인구의 다수는 화교, 중국계열의 시민들이었고 소수가 말레이 인종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말레이시아 연방에서는 좀 골치 아프고, 말레이시아의 부를 나눠서 주기만 해야 하는 이런 곳이라서 연방에서 축출해버린 거예요.

 

그 당시에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 리콴유는, 이런 상황에서 싱가포르가 제대로 서려면 강력한 통치, 그리고 엄벌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거죠. 당시에 싱가포르는 준비되지 않은 독립을 했고,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여서 국제 정세도 뒤숭숭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싱가포르가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국가 기강이 권위적으로 확고하게 잡혀야 한다는 판단을 했던 것입니다.

 

싱가포르의 면적은 서울보다 약간 큽니다. 아주 작은 도시 국가죠. 그런데 경제적으로는 세계 8위의 경제 대국입니다. 이런 소강국이 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리콴유 총리의 강력한 통치라고 분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 싱가포르의 총리의 이름은 리센룽인데, 리콴유의 장남 아들입니다. 그래서 리콴유 총리의 통치를 그대로 이어오고 있죠.

 

그런데 이런 총리의 엄벌주의 정책에, 싱가포르 국민들이 거부하지 않고 공감대를 갖고 동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람들 대부분은 범죄 행위의 피해자가 되었을 경우를 걱정하지, 내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를 걱정하는 경우는 적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범죄를 강력한게 처벌하는 정책에 대해서, 그것은 모두가 다 나를 보호하고 우리 가족을 보호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엄벌주의에 동의하는 대중 심리가 형성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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