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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사 가루를 몸에 좋다고 물에 타서 마시면 안되는 이유

ˍ 2023.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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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외에서 유행이라는 붕사 복용 열풍

요즘 해외 유튜버들이 '보랙스(borax)'라고 하는 하얀 가루를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몸속의 염증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다면서 마시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이 보랙스는 우리말로 '붕사'인데요. 다소 생소한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물질은 온천과 호수의 침전물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기도 하고요.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는데요. 붕사라는 물질은 붕소의 화합물 중 하나입니다. 붕소라는 원소에 무언가가 더해지면 붕사라는 화합물이 만들어지는 거죠. 이 물질은 세제나 세척제나 접착제 등에서 사용이 되는데 주원료로 사용되기 보다는 주로 첨가제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쓰임새는 정말 다양한데요. 세탁하는 데 쓰이는 약품이나 세제, 임냄새를 말끔하게 없애주는 구강청결제, 피부를 맑고 청결하게 해 주는 화장품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붕사를 마시는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 따라 했다가는 큰일날 것 같은데요. 그런데 다행히 그다지 해는 없다고 합니다. 

 

[배현 약사 : 붕산이 살균 소독효과가 강하기 때문에 그리고 인체에 그다지 해가 없어요. 왜냐면 강산이 아니거든요. 붕산은 약산성이기 때문에 사실상 자극이 강하지 않습니다.]

 

몸에 좋다는 근거가 있을까?

다행히 부작용은 없다는데, 그렇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무려 61년 전에 나온 관련 논문이 정말로 있기는 합니다. 학술지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에 1963년 발표된 논문인데요. 이 논문에 따르면 "건강한 뼈과 관절의 건강을 위해 붕소가 필수적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붕소가 뼈 건강에 도움이 되고 호르몬 불균형과 곰팡이 감염에도 효능이 있다는 건데요. 사실일까요?

 

[배현 약사 : 붕사를 보충해서 먹게 되면 뼈가 튼튼해진다, 뼈가 튼튼해지는 이유는 미네랄이나 비타민 대사에 관여하고 중요한 건 에스트로겐 같은 성호르몬의 반감기를 줄여요. 그러니까 조금 더 작용을 잘하게 만들죠. 그래서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조선시대부터 사용해온 치료법이란 말도 있는데요. 동의보감에는 붕사에 대해서 "인후병 치료에 가장 중요한 약이다. 그 생김새가 몹시 광택이 있고 맛은 슴슴하고 효과가 빠르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피부나 점막에 항염, 항균, 소독작용이 있다면서 주로 피부질환, 그리고 인후통, 안과 질환 등에 사용했다는 기록들이 나와 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용해 왔다니 왠지 믿음이 가는데요. 그런데 효능이 좋아도 붕사를 구하기가 어렵다면 또 의미가 없을 텐데, 이게 또 구하기가 그렇게 쉽다고 합니다. 낯설게만 느껴졌던 붕사가 사실은 동네 약국 어디에서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속적으로 복용시 신장과 뇌 기능을 떨어뜨려

그렇다면 이제 관건은 정말 우리 몸에 효과가 있는지 여부일 것 같습니다. 물에 타 먹는 붕사,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관련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배현 약사 : 붕사를 먹었을 때 항염 효과라든지 이러한 것들이 발표된 것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사실 없습니다. 없어요.]

 

앞서 언급했던 61년 전의 아주 오래된 논문 말고는 뚜렷한 효과에 대해 언급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김한겸 한의사 : 인후염의 경우에는 가글, 함수라고 하는데 입에 물고 있다가 뱉거나 혹은 미량 삼키는 경우는 있는데 식용 시에는 소화관 장애나 그리고 피부 쪽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복용 자체는 안 하는 게 좋다, 그리고 외용제로 사용한다고 명기가 되어 있죠.]

 

그렇다면 약국에서는 왜 판매하고 있을까요?

 

[배현 약사 : 약국에서는 주로 살충용으로 팔죠.]

 

붕사는 절지 동물의 다리 마디마디에 성분이 작용해서 살충 효과를 내고, 비료에도 쓰이는 성분인데요. 알려진 유해성으로는 일단 눈 점막에 닿았을 때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생식독성을 야기할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는 건 너무 잘 알려져 있고, 지속적으로 사용했을 땐 신장 기능이나 뇌 기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노출량과 시간이 중요하겠죠. 효과는 없는데 그렇게 다량으로 먹음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만 유발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죠.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정보의 사실 여부는 꼼꼼히 잘 따져봐야 합니다.지금은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급속도로 퍼지는 SNS 특성상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기 쉬운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거죠.

 

붕사, 섭취는 금물입니다. 용도에 꼭 맞게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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