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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동안 캄보디아를 집권한 훈센 총리가 아들도 총리로 만들고 손자까지 총리 만들겠다네요

ˍ 202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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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임을 발표한 캄보디아 총리

얼마 전인 7 23일에 캄보디아 총선이 있었고 그 결과가 나왔는데, 현 총리인 훈센이 이끄는 캄보디아 인민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전체 125석 중에 120석을 모두 현재 여당인 캄보디아 인민당이 차지 했습니다. 훈센은 현재 38년째 집권을 하고 있어서 세계 최장수 총리입니다. 이번 선거로 여기에 5년을 더 집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훈센 총리가 국영텔레비전 특별 방송에 나와서 사임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사임을 발표중인 훈센 총리

훈센 총리는 누구인가?

훈센 총리는 1952년생으로 올해 나이 71살입니다. 훈센 총리는 18살 때 크레르루주(Khmer Rouge, 1967년 결성된 캄보디아의 급진적인 좌익 무장 단체)에 투신한 군인이었습니다. 그런데 크메르루주 하면 폴포트와 킬링 필드가 떠오를 것입니다. 킬링필드는 폴 포트가 이끄는 준군사 조직 크메르루주가 자행한 학살로 죽은 시체들을 한꺼번에 묻은 집단매장지입니다.

 

캄보디아 전체가 무덤 혹은 살육의 땅, 이렇게 이야기될 정도의 아주 잔혹한 상황이었습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느냐면, 당시 크메르루주는 극단적인 공산주의 세력이었고, 폴포트가 그 선두에 서 있었는데, 농민 이외에는 모두 죽인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학생, 선생님, 기자, 언론인 등 뭔가 배웠다는 사람들은 철저한 공산주의자가 못 된다는 거죠. 그래서 이들을 모두 숙청을 해야만 참 공산주의 국가가 된다고 해서 총 200만 명이 학살 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던 때가 1970년대 캄보디아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훈센은 이러한 폴포트의 독재적이고 잔혹한 정책에 반대했습니다. 그래서 도주를 합니다. 군을 벗어나서 이웃 베트남으로 옮겨 도망쳐 갔고, 그러면서 1977년부터 베트남에서 게릴라 훈련을 주도하며 크메르루주에 대항하는 반군의 지도자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하게 됩니다. 이때 훈센이 함께 합류를 해서 크메르루주 정권, 폴포트를 무너뜨리는 혁혁한 공을 세워서 캄보디아의 영웅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러면서 1979년에 그는 28살 나이에 캄보디아의 부총리에 오르고 외무부 장관을 겸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1983년에는 34살 나이에 당시 세계 최연소 총리가 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훈센 총리의 과한 사회 통제

한때는 킬링필드를 종식시킨 영웅 대접을 받던 사람이 이제는 독재자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존재가 됐다는 게 아이러니 한데요. 왜냐하면 그가 계속해서 강력한 시민 통제, 사회 통제, 그리고 좀 기행을 연이어 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에는 그가 모든 신문과 텔레비전 방송국에 지시를 내리는데, 어떤 지시를 내렸냐면 훈센을 지칭할 때는 반드시 공식 명칭을 사용해라고 지시합니다. 공식명칭이 뭐였냐면 '삼데크 악카 모하 세나 파데이 데코 훈센'이라고 하는데, 꼭 이렇게 불러야 합니다. 우리 말로 표현하자면 '영광스러운 최고 총리이자 강력한 사령관인 훈센 각하'라는 뜻인데, 여기서 한 자라도 빠지거나 만약에 다른 표현을 사용하면  그 방송국 혹은 신문사의 설립 승인을 취소시키겠다고 발표를 한 겁니다. 우리가 볼 때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죠.

 

 이뿐만이 아니라, 2020년에는 과거 우리나라 1960년대, 70년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여성들의 복장 단속, 미니스커트나 시스루 옷을 입은 여성들을 단속, 처벌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여성의 복장이 성범죄를 조장하고 사회의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분위기면 사회적으로도 반발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야당도 반발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캄보디아에도 야당이 있었습니다. 훈센의 강력한 정적인 '삼랭시'라는 사람이 대표인 '구국당'이라는 야당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삼랭시에 대해서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을 합니다. 그리고 여러 혐의가 적용이 되면서 참정권을 박탈했고, 삼랭시는 곧 구속될 것이라는 위협적인 상황이 조성되니까 결국 삼랭시가 견디지 못하고 프랑스로 망명을 해버립니다.

 

그 이후에 촛불당이라는 후신 야당이 생깁니다. 그런데 촛불당이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준비를 다 했는데 지난 5월에 캄보디아 선관위가 촛불당을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라고 선언을 합니다. 총선 참여 자격 자체를 박탈한 거죠. 그 사유가 뭐냐면 총선 참여 정당들이 제출해야 할 서류들 중에 미비한 것이 있다라는 것이 사유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조치 끝에 38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훈센 총리의 집권 여당과 그 우호적인 정당만이 총선에 참여하게 된 것이었죠.

 

그런데 훈센 총리가 독재자의 길을 걷다가 독재자가 됐다면야 그렇게 됐구나 하겠는데, 극악무도한 공산주의 정권인 크메르루주 정권에 대항했던 사람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게 정말 들으면 들을수록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장남에게 권력을 물려주다

그런데 훈센 총리가 사임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장남에게 이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런 세습 의지를 드러낸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2021 11월에 연설 도중 느닷없이 일본 당시 집권 아베 총리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의 연설 내용은 이렇습니다. "일본도 아베 신조 전 총리 가문과 같은 왕조가 있다, 그의 외조부는 총리, 부친은 외무상을 지냈다"고 말하면서 그래서 자신도 아들 훈마넷이 총리가 되는 걸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던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에는 "현재 나는 총리이지만 2023년 이후에는 총리의 아버지가 될 것이고 그리고 2040년 정도에는 총리의 할아버지가 될 것이다. 두고 봐라" 이렇게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손주에 이르기까지 총리로 정해놨다는 걸 공표하는 발언을 한 거죠. 물론 이건 선거를 통해서라는 전제를 깔긴 했습니다.

 

캄보디아인 최초로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훈센의 아들, 훈마넷

훈센은 권력 세습을 위해 매우 오랫동안 철저하게 준비를 해왔습니다. 아들 훈마넷은 18살에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 입학을 합니다. 그리고 훈마넷은 캄보디아 최초로 미국 육사 졸업생이 됩니다. 그러고 나서 바로 뉴욕대학교 경제학 석사 과정에 진학을 해서 석사 학위를 취득을 하고,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합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총리 경호부대장, 대테러사령관, 육군사령관, 육군참모처장, 이렇게 각종 엘리트 집권 코스를 거치고 이번 총선에서 여당 선거를 진두지휘를 했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수도 프놈펜의 한 선거구에서 출마를 해서 당선이 됐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냐 하면 훈마넷은 제1당의 국회의원이 됐으므로, 제1당의 추천을 받고 국왕이 거부만 하지 않으면 훈마넷이 총리가 될 수 있는 자리까지 차근차근 올라온 겁니다.

 

그런데 훈마넷은 미국, 영국 등에서 선진 교육을 받았으니까 아버지와는 뭔가 좀 다르지 않을까 기대를 하기도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서구 민주주의 자유 사상을 전파시키고 싶어도 그 아버지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훈센 총리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아들 훈마넷이 아버지와 다르게 통치할 것으로 보이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그런 차이가 발생한다면 평화를 방해하고 이전 세대의 업적을 무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에 내 아들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나는 총리의 역할을 다시 시작할 것이다", 이렇게 발표를 합니다. 그리고 훈센은 총리 자리는 물러나도 인민당 대표, 의원 신분 유지하면서 언제든 개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훈마넷의 홀로서기가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렇다면 훗날 훈센 총리의 그늘이 사라진다고 가정했을 때, 훈마넷이 통치하는 캄보디아는 개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유사한 사례로 바로 북한의 김정은이 있는데요. 김정은 역시 스위스에서 가장 자본주의적이고 자유를 만끽하는 환경에서 교육 받았고 누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가 북한을 좀 자유화시키고 민주주의를 진전시키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의붓형 김정남을 암살하고, 그다음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는 등, 오히려 자신의 아버지 김정일보다 참혹하고 가혹한 독재자가 되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훈마넷도 비록 자유와 민주주의 교육을 받고 흠뻑 누렸다고 하더라도 결국 본인 앞에 닥칠 수 있는 쿠데타같은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 독재를 할 수 있고, 그렇다면 아마도 캄보디아 역시 캄보디아 국민의 힘에 의해서 독재가 종식될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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