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대표하는 음식, 바로 냉면인데요. 그런데 냉면을 가위로 잘라 먹으면 냉면의 장점인 식감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면을 잘라 먹으면 긴 국수가 가지는 '장수'라는 의미를 죽이는 것이 되버리기도 한다는데요.
그래서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 평양냉면을 북한에서 만들었고 남한에서도 현재 냉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윤종철 셰프에게, 북한에서도 가위를 사용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윤종철 사장 : 북한은 냉면 자르는 법이 없어요. 오래 살려고 국수를 길게 말아주는 건데 그거를 왜 잘라요? 오래 살기 싫다는 소리인데 그건. 치아가 나쁜 어르신들 이런 분들은 잘라 먹겠죠. 아마 그런 건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가위로 잘라 먹는다는 것은 저는 상상도 못해봤어요.]
평양냉면의 핵심은 메밀면인데요. 윤종철 셰프는 손님 그릇에 긴 면발을 담을 때도 가위는 사용하지 않고 둘둘 말아서 제공합니다. 그러면 함흥냉면의 경우에는 다를까요?
[윤종철 사장 : 함흥냉면은 녹말 국수인데 북한에서는 그거는 더 질겨요 그것도 하나도 자르지 않고 먹어요]
감자 전분으로 만든 질긴 함흥냉면도 절대 가위로 잘라서 먹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면을 아랫 입술에 두고 윗니로 끊어 먹는 게 노하우라고 합니다.
그러면 냉면을 가위로 잘라먹으면 어떤 점이 안좋을까요? 가위로 자르면 냉면은 금방 호화(퍼지는 것)되기 때문에 자르는 순간 그 단면 속으로 호화가 더 빨리 진행이 된다고 합니다. 자르면 자를수록 더 많은 단면이 생기니까 더 빠르게 호화가 되는 것이죠.
관련 논문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한국회식산업학회지에서 2016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에그면이나 파스타면 등에 비해서, 조리 과정에서 전분을 사용하는 냉면은 절단면이 다른 면에 비해서 호화도(퍼지는 정도)가 높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면을 자르면 그만큼 빨리 불어서 식감이 더 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냉면을 먹을 때 면발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가위는 잠시 치워두셔도 좋을 듯합니다. 특유의 식감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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