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전기식 에어컨을 보급하기 시작한 기업은 '캐리어'인데, 이 회사의 창업자 이름이 바로 윌리스 하빌랜드 캐리어(Willis Haviland Carrier)입니다. 그런데 원래 에어컨은 사람이 아닌 인쇄물을 위해서 개발된 제품이었다고 합니다.
윌리스 캐리어는 1895년, 코넬 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후, 1901년에는 히터와 송풍기 등을 만드는 기계 설비 회사 버팔로(Buffalo)에 입사해서 원두와 원목을 건조시키는 난방 장치 개발에 투입이 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에어컨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이 처음에는 난방 장치를 만들었던 것이죠.
그런데 1902년에 한 인쇄업체로 부터 습도가 높아 인쇄물이 떨어지는데 습기를 없애는 장치를 만들어줄 수 없는냐는 의뢰를 받게됩니다. 그래서 이때 에어컨의 핵심인 공기 조절 설비를 고안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지금의 에어컨의 시초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고 캐리어가 근무하던 버팔로 회사는 군수물자를 생산하는데 투입됩니다. 그리하여 1915년, 윌리스 캐리어는 6명의 동료와 함께 에어컨 회사 '캐리어 공업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섭니다.
처음에 에어컨은 일반 가정보다는 공장들 위주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시원함을 위해서 쓰이게 된 것은 1924년도부터입니다. 그래서 최초로 에어컨이 도입된 상업 시설은 1924년 디트로이트의 허드슨 백화점이고, 그후에 1925년 뉴욕의 리볼리 극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설을 중심으로 에어컨이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백악관 화이트하우스에도 1929년, 드디어 에어컨이 설치가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1950년대 국회와 극장, 경기장을 중심으로 에어컨이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초기에 조금 특이한 곳에 에어컨이 설치되었는데, 바로 1966년에 석굴암에 에어컨이 설치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조금 가슴이 아픕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석굴암을 해체, 재조립을 했는데 재조립을 하면서 시멘트를 사용해서 환기구들이 막혔습니다. 그래서 그전에는 생기지 않던 결로, 이슬이 맺히는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슬로 인해 불상이 얼룩덜룩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때 나왔던 묘안이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청와대에도 아직 보급되지 않았던 에어컨이 석굴암에 보급이 된 것입니다. 문화재를 보존에는데 기여를 한 거죠.
이렇게 에어컨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면서 열사병을 해결하기도 하고 열대 기후 도시들의 작업 능률 또한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인 리콴유가 이런 말을 했다고도 합니다. "에어컨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싱가포르도 없었다".
이런 에어컨 기술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식료품의 저장을 또 가능하게 해주었고,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보관하는 데이터 센터의 발열을 잡는데도 혁혁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에 이렇게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이 계속해서 비판을 피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환경 파괴입니다. 실제로 예전에 냉매로 쓰였던 프레온 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에어컨은 많은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늘리고 있다는 찝찝함을 에어컨이 완전히 벗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친환경 냉매가 적용된 제품을 보급하는 데 좀더 힘을 쓰고 있고, 캐리어는 2022년부터 자연 냉매를 적용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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