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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의 인격을 가졌다는 이유로 강간 혐의 무죄를 받은 남자, 빌리 밀리건

ˍ 202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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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여자를 무차별 폭행하고 강간한 남자가 있다. 그런데 그는 스스로 자기의 죄를 인정하고도 무죄를 선고받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범행을 저지른 건 다른 인격의 사람이었기 때문.

 

이 사람은 무려 24개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자로, 명백한 죄를 저지르고도 면죄부를 받은 범죄자, 빌리 밀리건(Billy Milligan)이다. 이 사람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23 아이덴티티(원제 Split)>이다.

빌리 밀리건(Billy Milligan)

1977 10,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3명의 여성이 강도 및 강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의 증언에 따른 몽타주를 보면 동일범의 소행이 확실했고, 마지막 피해자의 차량에서 지문이 발견되면서 드디어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범인의 이름은 빌리 밀리건이었다.

 

그런데 그의 반응이 매우 이상했다. 자신이 저지른 범행에 오히려 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정신과 의사인 '코넬리아 윌버'에게 심리 분석을 받게 되고, 빌리 밀리건은 일명 다중인격 장애라 불리는 해리성 정체장애 진단을 받는다.

 

빌리가 가진 인격은 무려 24개였다. 24개의 인격 중에는 일반인은 불가능한 탈출 기술을 보유한 탈출의 귀재 토미, 성인 남자만 보면 겁에 질리는 14살의 남자아이 대니, 19세의 소녀 에이 달라나 등등, 24개의 인격은 이름, 나이, 성별, 국적은 물론 정치적 성향 및 종교 등 세부 사항까지 각양각색으로, 다른 인격일 때에는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건 '레이건'이라는 인격이었다. 레이건은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난 20대 남성의 인격으로 가라테 등 온갖 무술을 섭렵, 실제로 10종이 넘는 총들을 보유했을 만큼 총기 사용에도 능했는데, 돈과 성욕을 채우기 위해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던 것이다.

 

해리성 정체 장애의 주된 원인은 아동기에 겪은 충격적 사건 때문인데, 빌리 밀리건 역시 의붓아버지로부터 고문에 가까운 아동 학대를 받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빌리 밀리건은 결국 무죄를 선고받게 되는데, 이는 해리성 정체 장애 때문에 죄를 모면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대신 그는 정신병원으로 이송돼 10년간의 치료 감호를 받게 된다.

 

그후 1988년 치료를 마친 그는 완벽한 자유의 몸이 되는데, 뜻밖에도 그는 할리우드 유명 영화 감독과 친구가 된다. 터미네이터2의 대흥행 이후 차기작을 준비하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었다.

 

빌리 밀리건의 삶을 영화화하고 싶었던 카메론 감독은 자주 사적인 만남을 가졌고, 급기야 빌리는 카메론 감독을 따라 LA로 이사까지 한다. 하지만 갑자기 영화 작업이 완전히 엎어진다. 빌리가 영화에 대한 판권을 카메론 감독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돈을 받고 팔면서 소송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개과천선한 줄 알았던 빌리의 범죄가 추가로 밝혀진 것이다. 심지어 살인 범죄였다. 1986년 미국 워싱턴주에 살던 32세 남성 '마이클 매든'이 실종됐다. 당시 마이클은 룸메이트 '크리스토퍼 카'와 단둘이 살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크리스토퍼 카는 바로 빌리 밀리건이었다.

 

빌리 밀리건은 8년째 정신병원에서 치료 감호를 받던 1986년, 무단으로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뒤 크리스토퍼로 위장해 살았는데, 그는 마이클 매든 실종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였다. 그 근거는 실종 직전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과 실종 다음 날 빌리가 마이클의 차를 팔아 돈을 챙겼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은 그를 체포하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고 이 과정에서 크리스토퍼가 빌리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다시 병원으로 보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뒤에 아무 문제 없이 병원에서 풀려난 빌리 밀리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1977년 경찰의 요청으로 빌리를 분석했던 정신과 의사 코넬리아 윌버가 그를 해리성 정체 장애로 진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그가 각각의 인격마다 억양, 언어, 지식 등 현저히 다른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 주립대학교의 정신의학 교수 토마스 스자즈는 빌리가 연기를 잘하는 배우일 뿐이며, 특히 그를 담당한 의사 코넬리아 윌버와 합작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목적은 유명세.

 

1970년대 중반, 해리성 정체 장애 환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큰 인기를 끈 TV시리즈 '시빌(Sybil)'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이는 의사 코넬리아 윌버가 자신의 실제 환자 메이슨의 이야기를 소재로 제공한 것으로 의학 자문까지 맡았는데, 덕분에 그녀의 이름은 연일 언론에 오르내렸고 환자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당시의 화제성을 오랫동안 끌고 가기 위해 빌리 밀리건에게 해리성 정체 장애라는 진단을 내렸다는 것.

 

실제로 빌리는 정신병원에서도 최고급 병실에서 황제급 대우를 받았으며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다 전시회를 통해 그림을 팔아 큰돈을 벌었고, 1986년 정신병원에서 탈출해 실종 사건에 연루되고도 조용히 풀려났는데, 이 모든 것이 빌리 밀리건과 코넬리아 윌버의 모종의 거래가 아니냐는 의혹이다.

 

하지만 이후 술과 마약을 즐기며 방탕하게 지내던 빌리 밀리건이 2014 59세의 나이에 암으로 사망하면서 진실은 영원히 묻히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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