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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서클은 외계인이 아니라 영국의 두 할아버지들이 만든 것이었다

ˍ 202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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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영국 윈체스터에서 최초로 발견된 미스터리 서클. 이 정체 불명의 문양은 모두 원을 중심으로 한 기하학적인 형태로, 단 하룻밤 사이 농작물 위에서만 생겨났기에 '미스터리 서클', 또는 '크롭 서클(크롭Crop은 농작물을 뜻함)'이라고 불렸는데, 농작물은 모두 시계 방향으로 눌린 채 쓰러져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회오리바람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겼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곧 반시계 방향으로 눌린 미스터리 서클이 발견되며 의문은 더욱 커져갔다.

 

심지어 그것이 만들어지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이 전혀 없는데다, 주변에 발자국조차 찍혀 있지 않는 등 인간의 흔적이 없어 더욱 기이함을 자아냈다.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미스터리 서클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1980년대부터 미스터리 서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문양은 더욱 기하학적으로 복잡해졌으며,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등의 특정 글자가 담긴 서클까지 나왔다.

 

특히 여러 과학잡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스터리 서클의 중심에서 주변보다 높은 방사능이 측정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에 외계인의 소행으로까지 여겨지는데, UFO가 지구에 착륙할 때 방사능이 방출되며 엄청난 충격파 때문에 착륙 지점에 특정 문양이 남게 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영국에서 미스터리 서클을 만드는 장면을 직접 봤다는 제보까지 나오자 영국 정부는 미스터리 서클 전문가들과 협업, 이를 위한 특별 예산까지 편성한다.

 

그런데 1991년 9월 공개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미스터리 서클의 창조주는 바로 '사람'이라는 것. 영국 사우스햄프턴에 사는 60대 남성 '더그 바우어'와  '대이브 초리'가 자신들이 미스터리 서클을 만들어왔다고 밝힌 것으로, 1978년부터 1991년까지 13년 동안 이들이 제작한 서클은 200개 이상이라고 했다. 그리고 서클을 만든 이유는, 뜻밖에도 단순한 장난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두사람은 우연히 13년 전 과거의 한 사건에 대해 알게 되었다. 1960년대 호주에서 있었던 사건인데, 호주의 한 농부가 접시 모양의 미확인 물체가 지면에서 12m 상공으로 떠오른 후 날아갔으며 그 후 주변의 풀들이 모두 쓰러져 있었다는 것을 목격하고 신문사에 제보했다는 것이다.

 

이에 호주 전역이 미확인 미행 물체 등장에 떠들썩했고, 호주 정부가 조사에 나섰는데 조사 결과 농부가 본 것은 '회전초'일 뿐이었다. 건조한 기후에서 말라 비틀어진 줄기나 나뭇가지가 공처럼 뭉쳐 굴러다니는 회전초가 강풍에 날아간 것을 비행물체로 착각한 것이며, 풀이 것 역시 강풍으로 인한 현상이었다.

 

하지만 이를 무조건 UFO라며 신봉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두 사람은 마치 UFO의 소행인 것처럼 꾸미고자 미스터리 서클을 계획한 것이었다.

 

수채화 화가인 더그는 UFO가 착륙한 듯한 모양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도안을 그려나갔고, 미술 갤러리를 운영하는 데이브는 장소 선정을 도맡는 등 나름 철저히 역할 분담까지 했다. 그리고 주말이면 함께 타인 농장에 숨어들어 미스터리 서클을 만들었던 것이다.

 

반시계 방향의 미스터리 서클 역시 언론의 반응을 보고 이들이 기획한 것이었다. 게다가 서클을 만들때 사용한 도구는 끈이 달린 120cm 나무 판자가 전부였다. 두 사람은 넘어진 농작물만 밟고 이동하거나 양발에 각각 장대를 묶어 밭 한 가운데로 진입한 뒤 작고 동그란 모양으로 만든 철사를 모자에 붙여 마치 조준경처럼 이 구멍을 통해 앞을 보면서 나무판자를 발로 누르며 차례차례 농작물을 밟아나가는 방법으로 발자국을 남기지 않을 수 있었다.

이후 멀리서 완성품을 살펴 보며 기하학적 모양이 완벽한지 확인 과정까지 거쳤는데, 이들은 해외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서클의 경우에도 누군가 같은 방법을 쓴 게 분명하다며 카메라 앞에서 제작 과정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13년간 이어온 비밀스러운 장난을 폭로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영국 정부가 미스터리 서클을 연구한다는 보도에, 세금 낭비를 우려한 나머지 자신들이 한 것이라고 폭로한 것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폭로 이후에 더그와 데이브는 협박에 시달리게 되는데, 협박범은 바로 자칭 미스터리 서클 전문가들로, 각종 방송에 출현하거나 관련 책을 출간하며 큰 돈을 벌고 있는 상황에서 더그와 데이브의 폭로로 생계가 막막해지자 두 사람을 사기꾼으로 몰고 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해결책은 정면 승부였다. 언론에 미스터리 서클을 만들겠다는 예고장을 보낸 뒤 다음 날 공개한 도안과 똑같은 미스터리 서클을 만들어내며 사기꾼 의혹의 종지부를 찍은 것이었다.

 

한편 두 사람이 미스터리 서클을 만든 위치는 모두 타인 명의의 땅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땅 주인들이 소송을 거는 게 아니냐며 우려했지만 오히려 관광 명소로 떠오르면서 단 1건의 소송도 없었다.

 

이후 1995년 70대가 된 더그와 데이브는 힘에 부친다는 이유로 미스터리 서클 제작을 그만두면서 홈페이지를 통해 후계자를 모집했고, 이 후계자들이 만든 새로운 미스터리 서클이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며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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