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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메리카의 역사를 바꾸고 인간의 적혈구 모양까지 바꾸게 만든 모기 이야기

ˍ 202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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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가 퍼트리는 뎅기열의 심각성

우리나라에서 뎅기열 하면 연예인 신정환의 논란 때문에 약간은 유머 코드로 사용이 되는데, 실제로 이 뎅기열이 굉장히 위험한 질병이라고 합니다. 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돼서 생기는 병인데 고열을 동반한 급성 열성 질환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뎅기 바이러스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가 되는데 최근 들어서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날이 선선해져도 모기한테 물리거나 심지어는 소리 없이 오는 스텔스 모기, 그리고 살충제나 기피제를 뿌려도 오는 좀비모기 등 모기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모기가 독해지고 있는지, 그리고 1cm도 채 안 되는 이 모기가 인류에게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인류를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 1위는 상어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니고 뱀도 아니고, 바로 모기입니다. 올해 70개 국가에서 뎅기열 환자가 발생을 했는데 총 370만 명 이상이 감염이 됐고 이중에 2000명이 사망 했습니다. 특히나 올해 같은 경우는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그리고 인도, 방글라데시 같은 남부아시아에서 확산세가 굉장히 크다고 하네요.

 

많은 국가들에서 역대 기록들을 경신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뎅기열 발생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를 했고요. 태국에서는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유행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로 뎅기열이 퍼져서 사망자만 800여 명이라고 합니다. 작년 뎅기열로 사망자가 281명이었는데 이게 역대 최대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가 다 가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800명이라고 합니다.

 

뎅기 바이러스는 감염된 모기인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게 물리면 감염이 되는 것인데, 전체 환자의 5%가 중증에 빠질 수 있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중증 환자 중에 20% 가까이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률이 굉장히 높은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까지 효과적인 백신,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서 최선의 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방법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뎅기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 지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뎅기열은 주로 열대, 아열대 지방에 많이 나타나는 바이러스인데 문제는 최근에 대만에서도 발병이 되는 등 이 바이러스가 조금씩 조금씩 북상하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나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증가세가 눈에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달 26일까지 국내 환자 수가 107명으로 지난해 환자 수의 3배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이게 우리나라 국내 감염이 아니라 해외 유입인데. 주로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에서 감염이 됐다고 합니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사업 목적으로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우리 국민이 뎅기열 때문에 입원 치료를 받다가 이틀 만에 현지에서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을 했습니다. 또 모기로 감염되는 병 중에 많이 알고 있는 말라리아가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말라리아가 그렇게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올해 여름 6월에서 8월 기준으로 445명이 감염되었습니다. 이것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감염자 수라고 하네요.

 

아래 그래프는 전세계에서 동물에 의해 사망하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는데요.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동물 1위는 바로 모기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2위는 인간이죠.

인간이 인간을 이렇게나 많이 죽인다는 것이죠. 그리고 3위는 의외로 민물달팽이인데, 민물달팽이의 기생충에 의해 인간이 연간 20만 명이 죽습니다. 그리고 뱀으로도 10만 명이 죽는다고 합니다.

 

중앙아메리카의 역사를 바꾼 모기 이야기

유럽에서 인도양으로 가장 빨리 가는 항로가 어디인지 아시나요? 바로 수에즈 운하입니다. 아프리카에서 희망봉을 돌지 않고 직항을 하기 위해서 수에즈 운하가 있는데 유럽인들이 아프리카를 빙 돌지 않고 아시아에 가기 위해서 1869년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를 건설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건설 책임자가 프랑스 외교관이자 기술자인 '페르디낭 마리 레셉스'입니다. 이 레셉스가 수에즈 운하에 성공해서 10년 뒤에 아주 자신만만하게 당시 콜롬비아에 속해 있는 파나마 지역을 관통하는 운하를 건설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인부들이 자꾸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건설을 중단하게 됐는데 알고 보니까 이 인부들이 죽어 나간 원인이 바로 모기였습니다.

 

모기가 습하고 물이 많은 데를 좋아하는데, 프랑스인인 레셉스가 운하를 건설하면서 자기가 살고 있는 데를 프랑스식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정원도 꾸리고 그리고 나무를 심는데 여기 개미들이 들끓지 않게 하려고 주변에 도랑을 팝니다. 그런데 이렇게 도랑을 파면 물이 고이게되고, 이것이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상황이 된 것입니다.

 

가뜩이나 콜롬비아와 파나마 지역은 열대 우림 지역인데 이런 식으로 만들다 보니까 모기가 들끓으면서 결국 많은 이들이 사망하게 됐는데요. 이 당시까지만 해도 모기가 이렇게 전염병의 매개 동물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때 모기로 인해서 죽은, 그러니까 말라리아라든지 황열병으로 죽은 노동자의 수가 2만 2000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결국 레셉스는 이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모기 때문에 철수를 합니다. 그후 미국이 1904년에 운하 건설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때도 사람들이 많이 죽었는데요. 미 육군 공병대가 모기와의 전쟁에 나섰는데 이때도 6000여 명이 모기 때문에 사망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운하가 당시에만 해도 콜롬비아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운하를 만들려면 콜롬비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당시 콜롬비아가 미국의 운하 건설에 굉장히 비협조적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미국도 "너희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올 거면 그냥 파나마 독립시켜 버릴 거야"라고 하면서 파나마에 있는 토착민들을 약간은 꼬드겨서 그냥 파나마 자체를 독립시켜버립니다.

 

그리고 이후에 결국에는 파나마의 협조로 인해서 일사천리로 운하를 건설했고 마침내 1914년에 태평양과 대서양이 파나마 운하로 연결이 됐습니다. 그 덕분에 이제 파나마는 사실상 미국의 지배에 들어갔고 2000년에서야 파나마가 파나마 운하의 운영권을 가져올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100년 가까이 파나마 운하 운영은 미국이 했던 것이죠. 그 덕분에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뱃길이 원래는 2만 4000km 정도가 됐는데 9800km로 절반이 줄어들게 됐습니다.

 

만약에 모기를 프랑스가 잘 제어할 수 있었다면, 그리고 파나마 운하를 프랑스가 뚫었다면, 그리고 운영을 프랑스가 했더라면 중앙아메리카와 세계사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모기에 대항하기 위해 인간의 적혈구의 모양이 바뀌었다?

우리 몸 속에, 피 속에는  모기와의 전쟁의 기록까지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인류와 모기의 전쟁은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할 때부터 시작을 했다고 올 볼 수가 있는데, 말라리아 기생충이 처음 출현한 게 6억 년에서 8억 년 전입니다. 우리의 직계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호모사피엔스가 길게 보면 한 20만 년 전, 짧게 보면 10만 년 전에 지구에 출현했다고 하는데 그것의 1000배, 1만 배 전에 이미 말라리아 기생충이 있었고, 우리 조상들이 동아프리카에 출현했을 때부터 이미 모기와 말라리아는 인류를 계속 고생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이 말라리아에 대응한 유전자의 흔적이 인류의 몸에 남아있는데, 그게 바로 '겸상 적혈구'입니다. '겸상'에서 '겸'은 한자로 '낫 겸(鎌)'자 인데요. 말 그대로 낫 모양의 적혈구라는 뜻입니다. 원래 적혈구는 타원형이 정상인데, 대략 1만 년 전부터 초승달 모양의 적혈구를 지닌 인류가 등장을 하기 시작을 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기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겸상적혈구를 가진 사람들은 말라리아에 90%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겸상적혈구가 산소를 제대로 운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과도한 신체 운동을 할 경우에는 이게 오히려 사람한테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가끔 아프리카계 선수들이 운동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일들이 있잖아요. 이게 겸상적혈구를 가진 것 때문에 그렇게 된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겸상적혈구를 가진 인물들은 평균 수명이 23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말라리아 때문에 인류가 면역력과 수명을 맞바꿨다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5000만에서 6000만 명이 겸상적혈구 보인자라고 합니다. 이것 때문에 말라리아가 인류 진화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한 요인으로 작동을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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